[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 기자] 행정수도 기능을 수행하는 세종특별자치시는 보통교부세 배분 구조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으며, 단층제 행정체계와 국가 기능 집중으로 인한 행정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와 인근 지자체와의 비교에서 제도적 불균형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세종시는 보통교부세 배분 구조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으며, 단층제 행정체계와 국가 기능 집중으로 인한 행정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와 인근 지자체와의 비교에서 제도적 불균형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사진은 최민호 세종시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전인터넷신문]
보통교부세는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핵심 제도다. 중앙정부가 거둔 내국세의 19.24%를 재원으로 삼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배분하며, 이 가운데 약 97%가 보통교부세로 편성된다. 사용 용도가 정해져 있지 않은 일반재원이라는 점에서 지방 재정의 근간이 된다. 그러나 총액이 고정된 제로섬 구조라는 한계로 인해, 제도 설계에 따라 지자체 간 유불리가 명확히 갈린다.
배분 기준은 기준재정수요와 기준재정수입의 차이다. 문제는 이 산정 공식이 ‘행정 기능의 성격’보다는 인구·면적·행정단위 수 등 전통적 지표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세종시처럼 국가 중추 기능을 수행하는 도시는 행정 현실과 동떨어진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불리함은 **제주특별자치도와의 비교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제주도 역시 특별자치도이자 광역자치단체지만, 기초자치단체(제주시·서귀포시)를 유지하는 이층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제주도는 광역단체 몫의 보통교부세와 함께 기초자치단체 단위의 교부세까지 중첩해 산정받는다. 여기에 도서지역·관광지 특성, 지리적 고립성에 따른 각종 보정계수가 기준재정수요에 반영된다. 동일한 ‘특별자치’ 지위임에도, 행정체계 차이만으로 재정 여건은 크게 갈린다.
반면 세종시는 광역·기초 기능을 모두 수행하면서도 단층제라는 이유로 기초단체 보정계수를 적용받지 못한다. 행정수요는 광역과 기초를 합친 수준이지만, 교부세 산정에서는 광역단체 하나로만 계산된다. 제주도가 ‘이중 구조의 이점’을 제도적으로 인정받는다면, 세종시는 ‘통합 구조의 불이익’을 고스란히 떠안는 셈이다.
인근 공주시와의 비교도 시사점이 크다. 공주시는 충남도 내 기초자치단체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기준재정수요가 상대적으로 높게 산정된다. 자체 세원은 부족하지만, 교부세를 통해 일정 수준의 행정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세종시는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신도시 이미지로 인해 재정력이 높은 도시로 분류되면서, 오히려 교부세 배분에서는 불리한 평가를 받는다. 결과적으로 인구와 행정수요가 더 많은 세종시가, 인접한 중소도시보다 교부세 체감 효과가 낮다는 역설이 발생한다.
이러한 비교는 세종시 교부세 문제의 본질이 ‘규모’가 아니라 ‘제도 설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세종시 보통교부세를 늘리기 위해 전국 지자체의 동의가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 역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법적으로 개별 지자체의 동의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총액이 고정된 교부세 구조상 산정 기준을 바꾸는 순간 다른 지자체의 몫이 줄어들 수 있다. 결국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한 제도 개편 논의는 전국 지자체 간 이해 조정이라는 정치적 과정을 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세종시 교부세 상향을 단순 증액 요구로 접근할 경우, ‘타 지자체 몫을 빼앗는 특혜’라는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단층제 행정체계에 대한 별도 보정계수 신설이 거론된다. 이는 제주도의 이층제 구조가 제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종시의 통합 행정체계 역시 추가 행정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공식에 반영하자는 주장이다.
또 다른 대안은 행정수도 기능 가중치 도입이다. 중앙행정기관 이전으로 발생하는 정책 조정, 민원 대응, 국가 행사 대응 비용을 기준재정수요 항목에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방식이다. 이는 특정 지역 특혜가 아니라, 국가 기능 수행 비용을 합리적으로 계량화하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제도적 설득력을 가진다.
세종시 재정자립 문제 역시 비교를 통해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다. 공주시는 교부세 의존도가 높고, 제주도는 관광 산업을 통한 자체 세원과 각종 보정계수를 동시에 활용한다. 반면 세종시는 산업 기반이 취약한 주거 중심 도시로, 자체 세원 확충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재정자립도가 높다는 이유로 중앙 지원에서는 후순위로 밀리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제주도와 공주시 사례는 세종시 재정 문제가 결코 예외적 불만이 아님을 보여준다. 같은 특별자치, 같은 인접 도시라는 비교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행정체계와 국가 기능을 고려하지 않는 보통교부세 공식의 한계다. 행정수도를 표방하면서도 그 비용을 지방에 전가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세종시의 재정 문제는 곧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신뢰 문제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교부세 총액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이 아니라, 국가 기능에 상응하는 책임 재정 체계로의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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