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2029년 8월 대통령 세종집무실 완공을 앞두고 경찰청 이전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단순한 청사 이동을 넘어 국가 치안·경호 체계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2029년 8월 대통령 세종집무실 완공을 앞두고 경찰청 이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된 이미지임. [제작-대전인터넷신문]
경찰청 이전 논의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통령 세종집무실 완공 이후 대통령의 상시 상주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가 최고지도자의 경호와 행정수도 방위를 담당할 치안 컨트롤타워가 서울에 머무는 구조가 과연 합리적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대한민국 수도에 걸맞은 방호 체계를 유지하려면 경찰청의 세종 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발언은, 단순한 지역 유치 논리를 넘어 국가 운영 구조를 다시 보자는 문제 제기로 읽힌다.
경찰청 이전의 필요성은 크게 세 가지 축에서 설명된다. 첫째는 국가 경호 체계의 실효성이다. 대통령실과 국무회의가 열리는 정부세종청사, 주요 부처가 밀집한 세종에서 경호·방호·치안 관련 의사결정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려면, 경찰청 역시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현재처럼 서울과 세종이 이원화된 체계에서는 긴급 상황 발생 시 지휘 체계가 분절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국가 안전의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는 행정 효율성이다. 세종에는 국무조정실, 행정안전부, 법무부, 국방부 등 치안·안보와 직결된 부처들이 이미 집결해 있다. 그러나 경찰청만 서울에 남아 있는 구조는 주요 정책 협의와 위기 대응 회의를 상시적인 ‘원거리 행정’으로 만들고 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이 본격 가동되면 이러한 비효율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경찰청 이전은 행정수도 체계의 마지막 미완성 고리를 채우는 작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셋째는 국가 운영의 일관성과 상징성이다. 세종이 명목상 행정수도에 머물고, 실질적 치안 컨트롤타워는 서울에 남는 구조는 ‘이중 수도’ 논란을 반복적으로 낳아왔다. 경찰청 이전은 단순한 기관 이전이 아니라, 국가 운영 중심축을 명확히 세종으로 옮기겠다는 정치·행정적 선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전 필요성만으로 정책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비용과 행정 부담에 대한 현실적인 검토가 병행돼야 한다. 경찰청 본청 이전에는 청사 신축·매입 비용, 정보통신망 이전, 인력 이동에 따른 주거·교육·복지 지원 등 상당한 재정이 수반된다. 다만 이를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국가 안전 인프라에 대한 중장기 투자로 봐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통령 경호 체계와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여 대형 사고를 예방하는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하면, 이전 비용만을 이유로 논의를 접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해외 사례도 시사점을 준다. 미국은 워싱턴 D.C.에 백악관과 국토안보부, 연방수사국(FBI), 비밀경호국이 밀집해 있고, 프랑스 역시 대통령궁과 내무부, 국가경찰 지휘부가 파리에 집중돼 있다. 국가 최고지도자의 집무 공간과 치안·경호 컨트롤타워를 분리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통령 집무 공간이 세종으로 옮겨지는 한국의 상황은 국제적으로도 이례적 구조이며, 이에 걸맞은 치안 체계 재배치는 불가피한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경찰청의 전면 이전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 수도권 치안 수요, 조직 안정성, 이전에 따른 인력 이탈 가능성 등은 여전히 중요한 쟁점이다. 이 때문에 논의는 ‘이전이냐 아니냐’의 이분법을 넘어, 어떤 방식의 이전이 가능한가로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핵심 기능 이전’ 모델이다. 경찰청 본청 전체를 한 번에 옮기기보다, 대통령 경호·국가위기관리·대테러·정보·사이버 수사 등 국가 차원의 전략 기능을 세종으로 이전하고, 수도권 광역치안과 생활안전 기능은 서울에 남기는 방식이다. 이는 완전 이전에 따른 조직 혼란을 줄이면서도, 대통령 상주 체제에 필요한 최소한의 치안 컨트롤타워를 세종에 구축할 수 있는 절충안으로 평가된다.
또 다른 대안은 ‘이원 본청 체제’다. 세종에 제2경찰청 청사를 설치해 국가안전·경호 전담 본부를 두고, 서울 본청은 수도권 치안 중심으로 역할을 재편하는 구조다. 이는 경찰 조직의 대규모 이동에 대한 내부 반발을 완화하면서도, 행정수도 완성에 필요한 기능적 이전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다.
경찰청 이전이 어렵다면 최소한 제도적 대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 상주 체제가 시작되기 전까지, 세종에 상설 ‘국가치안·경호 통합상황실’을 설치하고, 경찰청 고위 간부의 상시 근무 체계를 제도화하는 방안이다. 이는 물리적 이전 없이도 경호·방호 지휘 체계를 세종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는 과도기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와 함께 법·제도적 쟁점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 경찰청 이전은 단순 행정 결정이 아니라, 정부조직법과 경찰법, 대통령경호 관련 법령의 개정까지 수반할 가능성이 크다. 국회 차원의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 동력을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경찰청 이전 논의는 이제 지방정부의 요구를 넘어 국가 차원의 입법·정책 과제로 격상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민호 시장의 이번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경찰청 이전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동시에 “조직과 체제 변화에 세종시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찰청 이전 논의를 단순한 지역 현안이 아니라, 대통령 세종 상주 시대에 대비한 국가 운영 체계 개편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경찰청 이전은 더 이상 ‘올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 세종 상주 시대를 앞둔 지금, 이전이든 단계적 기능 이전이든, 이원화 모델이든 국가 치안 체계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라는 본질적 선택의 순간에 와 있다. 국가 운영의 중심이 세종으로 이동한다면, 그에 걸맞은 치안 컨트롤타워 역시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비용·제도·조직을 아우르는 실행 가능한 로드맵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