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 기자]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은 2일 세종시 재정 브리핑에서 단층제 도시인 세종시가 보통교부세 산정에서 구조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제주 사례와의 격차를 들어 행정안전부와 정부의 ‘행정수도 재정 외면’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2월 2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최 시장의 핵심 문제의식은 “단층제라는 이유로 행정수요는 더 크지만, 제도는 이를 반영하지 못해 세종이 손해를 보는 구조”라는 데 있다. 세종시는 광역·기초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지만, 광역과 기초가 나눠 부담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재정 부담을 한 몸에 떠안는다. 그는 이 구조가 보통교부세 산정과 재정 운영 전반에서 ‘고질적 불이익’으로 누적됐다고 했다.
수치 비교는 직설적이었다. 최 시장은 제주가 단층제 통합에 따른 특례로 보통교부세 총액의 3%를 정률로 배분받아 2025년 기준 1조 8,121억 원(인구 67만 명, 1인당 271만 원)을 확보하는 반면, 세종은 2025년 보통교부세가 1,159억 원(인구 39만 명, 1인당 30만 원) 수준에 그친다고 밝혔다. 같은 단층제인데도 1인당 기준 격차가 9배 안팎으로 벌어진다는 것이다.
세종시에 적용되는 ‘재정특례’가 있다는 정부 설명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최 시장은 세종 재정특례가 2013년 318억 원, 2019년 101억 원, 2025년 231억 원처럼 해마다 들쭉날쭉하고, 2026년까지 한시 적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정적 재원이라기보다 임시 처방에 가깝다”며 “단층제의 구조적 비용을 감당하기엔 애초에 규모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단층제 불이익은 생활 현장으로도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최 시장은 “타 지자체는 광역과 기초가 분담하는 사업을 세종은 단독 부담한다”며 참전수당 지급 구조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방비 부담 등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시민은 같은 세금을 내는데 행정서비스는 더 얇아지고, 지방비 부담은 더 두꺼워지는 모순”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광역 행정통합 인센티브와의 대비는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최 시장은 정부가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과 관련해 연간 5조 원씩 4년간 최대 20조 원의 교부세 지원을 언급한 점을 거론하며 “연간 재정 규모 2조 원 수준인 세종이 구조적으로 부족한 1천억 원 안팎은 외면하면서, 특정 통합에는 수조 원을 얹겠다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보통교부세 재원이 한정된 구조(2025년 총액 60조 4천억 원)에서 이런 지원은 결국 다른 지자체 몫을 깎는 방식이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최 시장은 이 같은 재정 ‘방치’가 행정수도로서 세종의 자족기능을 갉아먹는다고 주장했다. 국가 계획에 따라 조성돼 이관되는 공공시설 유지관리비가 2015년 486억 원에서 2025년 1,285억 원으로 늘고, 2030년 1,828억 원까지 추계되는 상황에서 교부세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도시 운영의 기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그는 “재정이 흔들리면 생활SOC 유지, 교통·안전·복지 같은 기본 서비스부터 위축된다”며 “결국 ‘행정수도 완성’의 실체가 껍데기만 남는다”고 했다.
특히 최 시장은 정부청사 등 비과세 공공기관 집적이 지방세입 기여는 제한적인 반면, 주변 시설관리와 행정수요는 키운다는 점을 들어 “국가 기능을 떠안는 도시를 재정으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세종은 행정기관만 모여 있고 민간 일자리·산업·문화가 따라붙지 못하는 ‘불완전한 수도’가 될 위험이 커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를 “정부가 스스로 행정수도 자족기능을 훼손하는 결과”로 규정했다.
최 시장은 “세종 재정 문제는 지자체의 살림살이가 아니라 국가가 만든 행정체계와 계획도시 구조에서 비롯된 국가적 과제”라며 “정부가 ‘원칙’만 내세워 수용 곤란을 반복하면, 행정수도 완성은 구호로 끝나고 세종의 지속가능성은 무너진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제주 수준의 정률제 등 단층제 특수성을 반영한 보통교부세 제도개선과 정부의 책임 있는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시민과 함께 더 강한 문제 제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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