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한국원자력학회가 AI 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과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추가 신규 원전 건설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한 가운데, 탈원전의 상징이던 독일에서도 총리가 직접 정책 실패를 인정하며 원전 재평가 필요성을 제기해 주목된다.
I지난 1월 15일 외신을 통해 공개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탈원전 정책 관련 회견 모습(왼쪽)과 신규 원전 건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메르츠 총리는 독일의 탈원전 결정을 “심각한 전략적 실수”라고 규정하며 전력 설비 용량 부족과 에너지 전환 비용 급증을 지적했다. 오른쪽 이미지는 원전 재평가 및 신규 원전 건설 논의를 시각적으로 나타낸 상징 이미지임. [제작-대전인터넷신문]
(사)한국원자력학회는 1월 23일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은 탄소중립, 경제성, 에너지 안보라는 에너지 트릴레마에 동시에 직면해 있다”며 “AI·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수요가 예측 범위를 넘어 폭증하는 상황에서 기존 계획 수준의 전원 확충만으로는 전력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학회는 특히 재생에너지가 간헐성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는 만큼, 무탄소이면서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자력의 역할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학회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비록 2040년까지를 계획 기간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장기 교두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규 원전 건설에 최소 10~15년이 소요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2040년 이후 전력 수급 공백을 막으려면 지금 당장 2039~2040년 가동을 목표로 한 추가 신규 원전 계획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학회 분석에 따르면 11차 전기본에서 제시한 2038년 원전 비중 목표인 35%를 2050년까지 유지하려면 신규 대형 원전 20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2기가 필요하다. 원전 비중을 50%까지 확대할 경우에는 대형 원전 34기, SMR 20기 건설이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는 “이 수치는 원자력 확대가 선택적 논의가 아니라 수치적으로도 불가피한 과제임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경제성 평가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학회는 현재 정책 판단의 핵심 지표로 활용되는 균등화발전원가(LCOE)가 발전소 자체 비용만 반영할 뿐,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 보강 비용, 백업 전원 구축 비용, 출력 제어에 따른 손실 등 실제 국민 부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유엔유럽경제위원회 보고서를 인용해 변동성 재생에너지는 시스템 비용이 LCOE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며, ‘총전력계통비용’을 기준으로 에너지 믹스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국민 인식 변화도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60% 이상이 신규 원전 추진에 찬성했고, 80% 이상이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성민 회장은 “국민들이 원자력의 필요성과 신규 원전에 대해 명확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정책은 이념이 아니라 데이터와 국민적 합의에 기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학회의 문제 제기는 최근 독일에서 나온 발언과 맞물리며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작센안할트주 경제 회의에서 독일의 탈원전 결정을 “심각한 전략적 실수”라고 규정하며, 마지막 원전들을 성급히 폐쇄한 전임 정부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탈원전을 추진하더라도 최소한 기존 원전의 가동을 유지했어야 전력 생산 용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메르츠 총리는 독일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에너지 전환”을 겪고 있다며, 전력 설비 용량 부족으로 인해 정책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는 탈원전의 상징 국가 내부에서조차 에너지 정책의 현실성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원자력학회의 추가 원전 요구는 단순한 산업계 주장이 아니라 전력 수급 안정성, 국민 부담 최소화, 탄소중립 달성을 동시에 고려한 구조적 문제 제기라는 점에서 무게를 갖는다. 탈원전을 선도했던 독일에서조차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원전을 재평가하는 흐름 속에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현실과 데이터를 반영한 에너지 전략으로 수립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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