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국회는 12일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상속인의 유류분과 상속권을 제한하고, 피상속인을 성실히 부양한 상속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내용을 담은 민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했으며, 개정안은 공포 즉시 시행되고 일부 규정은 소급 적용된다.
앞으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상속인의 유류분과 상속권이 제한된다. [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
이번 개정은 피상속인을 유기하거나 학대한 이른바 ‘패륜상속인’에 대한 상속 제한을 강화하고, 실질적으로 부양과 재산 유지에 기여한 상속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패륜상속인에게도 유류분을 인정해야 하는 제도에 대해 사회적 비판이 이어졌고, 헌법재판소가 2024년 4월 관련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입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개정안은 상속권 상실 대상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기존에는 부모 등 직계존속에 한해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배우자와 자녀 등 직계비속을 포함한 모든 상속인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피상속인을 학대한 경우 상속권을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강화됐다.
배우자의 대습상속 요건도 조정됐다. 기존에는 상속인이 사망하거나 상속결격 사유가 있을 때 배우자가 대습상속할 수 있었지만, 개정 이후에는 상속인이 사망한 경우에만 인정된다. 이는 상속인과 배우자가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상황에서 부당한 상속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유지·증가에 기여한 상속인에 대한 보호 장치도 마련됐다. 기여상속인이 받은 보상적 성격의 증여나 유증은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 내에서 유류분 반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동안 다른 상속인이 유류분 반환을 청구하면서 발생했던 분쟁과 권리 침해를 줄이기 위한 취지다.
유류분 반환 방식도 변경됐다. 종전에는 원물 반환이 원칙이었으나, 앞으로는 가액 반환을 원칙으로 한다. 원물 반환으로 인해 상속재산이 공유 상태가 되면서 발생하던 추가 분쟁을 예방하려는 제도 개선이다.
개정 민법은 공포 즉시 시행된다. 특히 패륜상속인의 상속권 상실 대상 확대와 기여상속인의 보상적 증여 보호 규정은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개정법 시행 전 개시된 상속에도 소급 적용된다. 그동안 입법 지연으로 중단되거나 지연됐던 유류분 관련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개정으로 정당한 상속인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게 됐다”며 “법무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상속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상속 제도를 가족 부양 책임과 실질적 기여 중심으로 재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양 의무를 저버린 상속인의 권리를 제한하고, 책임을 다한 상속인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되면서 상속 분쟁 감소와 함께 국민 법감정에 부합하는 판결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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