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가운데 세종시에서는 행정수도 완성의 다음 단계로 재정특례와 지방교부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고민정·김민석·송영길·정청래 후보(왼쪽부터).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새 지도부가 행정수도 세종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재정특례 확대와 지방교부세 제도 개선, 국회세종의사당·대통령 세종집무실 운영에 따른 국가 재정지원 방안에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후보들은 이재명 정부 성공과 민생경제 회복,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국가균형발전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행정수도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재정지원 체계는 아직 주요 의제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을 넘어 '행정수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가 새 지도부가 답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이번 전당대회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구성되는 집권여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만큼 향후 국정 운영과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당대표 후보들은 국가균형발전과 AI 산업 육성, 지방주도 성장, 청년정책, 민생경제 회복 등을 핵심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청래 후보는 권역별 AI 메가프로젝트와 충청권 AI 프로젝트 지원을, 송영길 후보는 충청권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국가 메가프로젝트를, 김민석 후보는 지방주도 성장과 당정 협력을, 고민정 후보는 청년과 민생 중심의 정책을 각각 강조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박성준 의원도 당 혁신과 검찰개혁, 청년층 지지 회복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개된 출마선언과 공약을 종합하면 행정수도 세종의 구조적 재정 문제와 지방교부세 제도 개선, 재정특례 확대를 핵심 정책으로 제시한 후보는 찾아보기 어렵다. 행정수도 완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재정 시스템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종시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따라 조성된 행정중심복합도시이자 사실상의 행정수도다. 중앙행정기관과 국책기관이 이전하면서 광역도로와 공원, 공공청사, 문화시설, 생활SOC 등 국가 행정기능을 지원하는 기반시설이 지속적으로 확충됐고, 이에 따른 유지관리와 행정서비스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세종시는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전국 유일의 단층제 특별자치시다. 일반 광역시나 기초지방자치단체와 다른 행정체계를 운영하면서도 행정수도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어 일반적인 지방재정 구조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세종시는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 2,102억 원을 편성하면서 국고보조금 631억 원과 지방세 400억 원, 세외수입 314억 원, 지방교부세 282억 원 등을 주요 재원으로 활용했다. 추경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올해 총예산은 2조 2,931억 원 규모가 된다. 민생경제 회복과 복지, 청년 지원, 저출산 대응 등에 재정을 집중 투입했지만, 국가 행정기능 확대에 따라 증가하는 행정수요를 지방재정만으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교부세는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국가가 교부하는 일반재원이다. 이 가운데 보통교부세는 기준재정수요액과 기준재정수입액의 차이를 보전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하지만 세종시는 행정수도라는 특수한 행정수요를 현행 산정체계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행정수도 기능 확대에 따른 재정 부담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조수창 세종시 기획조정실장에 따르면, 최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 후보의 세종 방문 당시 지역 국회의원이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이 본격 운영될 경우 추가 행정수요와 유지관리 비용을 국가 예산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이에 대해 정 후보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세종시 추산에 따르면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이 본격 가동될 경우 행정서비스 확대와 기반시설 유지관리 등에 연간 약 1,800억 원의 추가 재정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와 공원, 교통, 환경관리, 공공시설 운영 등 국가 행정기능 수행에 따른 비용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가 차원의 안정적인 재정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행복청이 조성한 기반시설의 관리 책임이다. 행복도시 개발이 진행될수록 도로와 공원, 각종 공공시설 등이 단계적으로 세종시에 이관되고 있으며, 시설 확충에 따라 유지관리 부담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행정수도가 완성 단계에 가까워질수록 지방정부의 책임은 커지는 반면 이를 뒷받침할 국가 차원의 재정지원 체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지역사회에서 이어지고 있다.
세종시는 그동안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행정수도 기능에 걸맞은 재정지원 체계와 지방교부세 제도 개선, 세종특별자치시법 개정을 통한 재정특례 확대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지역사회 역시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을 넘어 국가와 지방의 유지관리비 분담체계 마련, 행정수도 기능을 반영한 지방교부세 제도 개선 등을 새 민주당 지도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행정수도는 국가 정책에 따라 조성된 도시다. 그렇다면 운영과 유지관리 역시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것이 행정수도 완성의 마지막 과제다.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이전만으로 행정수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 행정의 중심도시가 지속 가능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재정제도까지 함께 완성하는 것이 진정한 행정수도 완성이다. 8·17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민주당 새 지도부가 '행정수도 세종'의 구조적 재정 문제에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이번 전당대회가 행정수도의 미래를 결정하는 정책 경쟁의 장이 될 수 있을지 세종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