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기상청이 1973년부터 2025년까지 기상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폭염은 과거보다 최대 한 달 빨리 시작하고 열대야는 최대 20일 이상 늦게 끝나는 등 여름철 고온 현상이 장기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과 생활권을 공유하는 대전에서도 지난해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열대야가 발생하는 등 충청권 역시 폭염과 열대야 장기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기상청은 최근 53년 분석 결과 폭염은 더 일찍 시작되고 열대야는 더 오래 지속되는 등 여름철 고온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 AI 제작]
세종지역의 여름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폭염은 예년보다 더 일찍 시작되고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는 더욱 길어지는 등 기후변화가 시민들의 일상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상청은 25일 발표한 '우리나라 폭염과 열대야 발생 특성 변화 분석'에서 1973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 기상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폭염과 열대야의 발생 빈도뿐 아니라 발생 시기와 지속 기간도 뚜렷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지난 53년간 우리나라 여름철 평균기온은 10년마다 0.28℃씩 상승했다. 2025년 전국 여름철 평균기온은 25.7℃로 2024년(25.6℃)를 넘어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기온 상승과 북태평양고기압의 조기 확장, 영향 기간 확대, 해수면 온도 상승 등이 폭염과 열대야 장기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폭염과 열대야 발생일수도 크게 늘었다. 연간 폭염일수는 10년마다 1.8일, 열대야일수는 1.6일씩 증가했으며 최근 10년(2016∼2025년) 평균 폭염일수는 18.3일로 과거 10년(1973∼1982년)의 8.3일보다 약 2.2배 늘었다. 열대야일수 역시 4.1일에서 12.2일로 약 3배 증가해 여름철 밤더위가 새로운 기후 특성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줬다.
발생 시기도 크게 달라졌다. 폭염은 과거보다 10∼30일 빨리 시작해 대부분 지역에서 6월부터 나타나는 사례가 많아졌고, 종료 시기도 평균 10일가량 늦어져 8월 하순까지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열대야 역시 시작은 5∼15일 빨라지고 종료는 10∼20일 늦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9월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세종과 같은 충청권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에서는 6월 19일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열대야가 발생했다. 세종은 대전과 유사한 기후 특성을 보이는 만큼 폭염과 열대야의 조기 시작, 장기화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시는 폭염특보 발효 시 무더위쉼터 운영과 스마트 그늘막 설치, 살수차 운행, 폭염 취약계층 보호 등 다양한 대응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폭염과 열대야가 장기화될 경우 시민 건강은 물론 농업 생산성 저하, 건설현장 작업환경 악화, 전력 수요 증가 등 지역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들도 기후변화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요즘 날씨를 보면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로 접어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지성 폭우가 쏟아졌다가 비만 그치면 곧바로 폭염이 이어지는 일이 반복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단순히 더위를 견디는 수준을 넘어 도시환경과 생활방식까지 바꾸는 새로운 폭염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은 물론 시민들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함께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폭염과 열대야의 장기화는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폭염 대응 정책 강화와 함께 탄소중립 실천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도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냉방기기 적정온도 유지, 생활 속 에너지 절약, 대중교통 이용, 녹지 확충 등 일상 속 탄소중립 실천이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과제로 제시된다.
기상청은 "폭염과 열대야는 단순히 발생 횟수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은 빨라지고 종료는 늦어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시민 모두 선제적인 대비와 건강관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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