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두 차례 연속 심의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입법이 지연되는 가운데, 조속 처리를 요구하는 세종시를 비롯한 정치권의 목소리와 신중한 심사를 강조하는 입장이 맞서며 특별법 제정 여부와 향후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두 번째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도 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후순위 안건으로 밀리면서 심의 조차 하지 못한 것을 두고 지역정가의 우려섞인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회의장면을 시각화한 이미지임. [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국회 문턱에서 다시 멈춰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된 전체 65건 안건 가운데 특별법 5건은 61~65번 마지막 순번에 배치되며 두 차례 연속 실질 심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소위 운영 흐름을 보면 상황은 더욱 분명해진다. 지난 3월 첫 심사에서는 20건이 처리됐고, 4월 14일 회의에서는 31건이 추가 처리되며 총 51건이 소화됐다. 그러나 후순위에 배치된 특별법은 모두 논의에 이르지 못한 채 다음 회의로 이월됐다. 남은 안건은 14건으로, 오는 22일 법안소위에서 이어 심사될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기보다는 상정은 됐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려 심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보는 것이 사실관계에 부합한다. 실제로 특별법은 두 차례 모두 안건에는 포함됐지만 회의 종료까지 순서가 도달하지 못했다.
현재 국회에는 행정수도 완성을 골자로 한 특별법 5건이 발의돼 있다. 법안들은 세종시의 행정수도 지위를 명문화하고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 등을 포함하고 있다. 국토위는 이를 병합 심사할 예정이지만, 이전 범위와 추진 방식 등을 둘러싼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세종시는 강하게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시는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인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며 “지방선거 전 처리”를 요구했다. 김종민·황운하 의원 등도 “최우선 안건으로 상정해 밤샘 논의를 통해서라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속도전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속 처리 요구를 두고 해석은 엇갈린다.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절박한 요구라는 평가와 함께,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메시지 성격이 담긴 것 아니냐는 시각도 동시에 존재한다. 실제로 정치권이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법안이 후순위로 밀리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실행 의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은 “논의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심의는 반드시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속도보다 실질적인 합의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단기 처리보다 법적 안정성과 정치적 합의를 우선하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현재 논쟁의 핵심은 ‘언제 통과되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제정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행정수도특별법은 5건의 제정법을 병합 심사하는 구조로 쟁점이 복잡하고, 공청회 등 절차적 요구도 제기될 수 있어 단기간 내 결론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별도로 속도를 내고 있다. 대통령실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퇴임식을 세종에서 갖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임기 내 세종집무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신속히 공사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5일에는 세종집무실 건립을 위한 부지 조성 공사 입찰공고가 진행된다.
이는 입법과 사업이 서로 다른 속도로 진행되는 ‘투트랙’ 양상을 보여준다.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은 일정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상위 법적 근거인 특별법이 부재할 경우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 확보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향후 전망은 보다 구체적으로 세 단계로 나뉜다. 우선 22일 법안소위에서는 처음으로 실질 심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 자리에서 곧바로 의결되기보다는 쟁점 확인과 정부 의견 청취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어 공청회 필요성이 제기될 경우 최소 한 차례 이상의 추가 소위 심사가 불가피하며, 이 과정에서 법안 간 조정과 여야 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후 국토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까지 이어지는 절차를 고려하면 실제 통과 시점은 4월보다는 5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야가 정치적 합의를 서두를 경우 일부 쟁점을 축소한 ‘절충안 처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합의가 지연될 경우 지방선거 이후로 넘어가는 장기 계류 시나리오도 현실적인 변수로 꼽힌다.
결국 독자가 이해해야 할 핵심은 명확하다. 22일은 ‘통과 여부’가 아니라 ‘논의 시작 여부’를 가르는 1차 분기점이고, 이후 공청회와 추가 심사, 정치적 합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최종 제정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행정수도건설특별법의 본질은 시기 경쟁이 아니라 실질적 제정과 내용에 있다. 반복된 공약을 실제 입법으로 완성할 수 있을지, 세종시를 비롯한 정치권의 합의 능력과 실행 의지가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향후 국회 논의 결과가 행정수도 완성의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