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해 중앙정부가 특례와 예산을 배분하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재정권과 자치권의 실질적 이양을 특별법에 명문화해야 한다는 공동 요구를 분명히 했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중앙정부가 특례와 예산을 배분하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재정권과 자치권의 실질적 이양을 특별법에 명문화해줄 것을 촉구했다. [사진-대전시 제공]
전북과 대전·충남의 차이는 출발선에서부터 구조적으로 갈린다. 전북은 단일 광역자치단체가 ‘특별자치도’로 전환되는 방식으로, 특별법 시행을 통해 권한 이양과 특례 규정을 먼저 제도화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은 중앙 사무의 이양과 규제 특례, 재정 지원 근거를 담아 시행에 들어가며 제도 자체가 곧 성과의 출발점이 됐다.
전북은 이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 확정과 대형 국책사업 유치, 국가예산 10조 원 시대 진입 등 가시적 결과를 내세웠다. 특별자치 체제가 정책 결정 속도와 사업 실현력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대전·충남은 광역단체 간 ‘행정통합’이라는 점에서 난도가 훨씬 높다. 통합 이후 행정 체계와 조직·인사, 재정 구조를 새로 설계해야 하고, 중앙정부와의 권한 재조정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제시한 지원안이 한시적 재정 인센티브에 머물며 통합의 실익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는 정부 발표 직후 “4년간·최대 얼마” 식의 재정지원은 통합의 본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두 단체장은 양도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등 국세의 지방 이양을 법률로 확정해 재정 자율성을 담보해야만 대전충남특별시가 실질적 자치정부로 기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제안한 (가칭)행정통합교부세와 통합 지원금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안정적 재정권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부 방식의 지원은 중앙의 평가와 관리에 따라 재정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또 다른 통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전북이 ‘권한 이양의 법제화’로 출발한 것과 달리, 대전·충남은 ‘지원 중심 접근’에 묶여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별시 지위 역시 쟁점이다. 정부는 대전충남특별시에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방은 조직·인사권과 규제권이 빠진 위상 강화는 실질이 없다고 본다. 조직·인사권을 포함한 핵심 권한을 특별법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진다.
정치 환경도 변수다. 전북 특별자치도는 비교적 이른 시점에 여야 공감대가 형성돼 법안 처리가 가능했지만, 대전·충남 통합은 광역 간 이해관계 조정과 여야 시각 차이가 겹치며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 두 단체장이 “여야 협치와 특별법 원안 중심 논의”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전망은 분명하다. 대전·충남 통합이 전북을 뛰어넘는 모델이 되려면 재정권 이양을 포함한 특별법 원안의 핵심 취지가 살아나야 한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연구개발특구 특례, 국가산단 지정, 개발제한구역 권한 이양 등 성장 수단이 패키지로 담길 경우 통합은 충청권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전북의 사례는 특별자치가 선언이 아니라 권한과 제도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요구한 ‘지원이 아닌 이양’이 특별법에 얼마나 깊이 반영되느냐에 따라 대전·충남 통합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지금의 지연은 통합의 실패가 아니라, 종속적 분권을 넘어서는 실질적 지방자치를 설계할 마지막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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