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최민호 세종시장이 시청 테니스팀 “미니팀 운영이냐, 전천후 테니스 체육관 건립이냐”를 두고 체육계가 결정해 달라며 선택을 요구했다. 그러나 테니스협회는 “이미 건립이 확정된 체육관을 조건부로 제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해법은 미니팀 운영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안을 두고 시가 갈등의 최종 책임을 체육계에 떠넘겼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세종시체육회 종목단체 회장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세종시청 테니스팀 해체를 놓고 최민호 세종시장과 이종철 테니스협회장이 공방을.... [사진-독자제공]
세종시는 지난 17일 종목단체 회장단과 간담회에서 내년까지 계약이 남은 선수 2명(남녀 각 1명)을 중심으로 남녀 각 2명씩 총 4명 규모의 미니팀을 운영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 경우 운영비 약 10억 원 가운데 절감액은 3억~4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동시에 완전 해체를 택할 경우 절감된 약 10억 원 전액을 조치원 전천후 테니스 다목적 체육관 건립에 투입해 생활체육 기반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시 재정이 열악한 만큼 두 가지 방안 가운데 체육계가 의견을 모아달라”며 선택을 압박했다. 시는 체육회 의견을 토대로 최종안을 정리해 2026년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협회의 반발과 주장
하지만 세종시테니스협회는 최 시장의 선택 요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협회는 “이미 설계비가 반영돼 건립이 확정된 다목적 전천후 체육관을 두고 양자택일을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며 “체육관은 예정대로 조속히 건립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가 운영난을 이유로 테니스팀을 해체할 게 아니라, 미니팀으로라도 명맥을 잇고 재정이 회복되면 선수를 보강해 명성을 이어가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생활체육과 전문체육 분열 우려
이번 사안은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의 갈등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냈다. 동호인들은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운동할 수 있는 전천후 체육관 건립을 환영하면서도 선수단 해체에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체육계는 팀 존속 없이는 엘리트 기반이 붕괴한다며 미니팀 유지 방침을 강하게 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자택일 구도가 심화될 경우 협력 체제가 무너져 지역 체육 생태계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경 분석 – 입장 선회의 이유
최 시장이 그동안 강경하게 고수했던 해체 입장에서 미니팀 운영이나 체육관 조기 건립을 대안으로 제시하게 된 배경에는 정치적·재정적·갈등 관리 차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정치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체육계와 생활체육인 표심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완전 해체를 강행할 경우 거센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여기에 재정적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최 시장은 간담회 자리에서 “시 재정이 열악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해체 후 절감되는 예산을 전천후 체육관 건립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설계비가 반영돼 추진 중인 사업을 조건부 선택지로 제시한 것은 재정 압박을 명분 삼아 해체 논리를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마지막으로 갈등 관리 차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협회와 언론,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지자, 최종 결정의 공을 체육계에 넘김으로써 책임을 분산하고 정치적 부담을 줄이려 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선회는 행정적 명분과 정치적 이해가 뒤섞인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재정 악화를 내세우면서도 선거를 의식한 계산이 깔려 있고, 동시에 갈등 책임을 체육계에 떠넘기는 모습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체육계 선택 따른 파장
미니팀 운영을 선택하면 존속 명분과 예산 절감은 가능하지만, 규모 축소로 경쟁력 약화와 유망주 유출이 예상된다. 반면 해체를 택하고 시설 건립에 집중하면 생활체육 저변은 확대되지만 엘리트 체육의 기반은 무너진다. 협회가 주장하듯 해체 후 재창단은 행정·정치적 명분 부족으로 사실상 불가능해 장기적 공백이 불가피하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테니스팀 존폐를 넘어, 시정 책임을 체육계로 떠넘긴 정치적 선택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종시는 양자택일 구도를 만들며 책임의 무게를 피해 갔지만, 실제 결정의 후폭풍은 고스란히 체육계와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최 시장의 이 같은 태도는 정치적 부담을 피하려는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세종 체육의 미래뿐 아니라 행정의 신뢰와 리더십까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한편, 조치원 전천후 테니스 체육관 건립은 이미 지난 예산 심사 과정에서 설계비 2억 5000만 원이 반영된 확정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다만 재정 악화로 공사 착수와 완공 일정은 지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건립 여부가 아닌 사업 속도 조절의 문제인데, 시가 이를 테니스팀 존폐와 연계해 양자택일 구조로 만든 것은 정치적 의도성이 짙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