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국민의힘 권성동 전 의원이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대통령 후보 지원 명목으로 현금 1억 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 원을 확정받았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고, 권 전 의원은 확정판결과 함께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권성동 전 의원이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 원이 확정되면서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사진은 대법원 판결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그래픽·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 AI]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성동 전 의원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공보관실에 따르면 권 전 의원은 2022년 1월 5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서 당시 통일교 사무총장 윤모 씨를 만나 소속 정당 대통령 후보 지원 명목으로 현금 1억 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윤씨는 당시 "2022년 2월 개최될 종교단체 행사에 대통령 후보가 참석하고, 종교단체의 정책과 프로젝트 등을 향후 국가정책으로 추진해 지원해 달라. 그러면 통일교 신도들의 조직적인 투표와 조직을 이용해 대통령 후보 당선을 돕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하면서 현금 1억 원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권 전 의원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증거능력과 사실인정, 법리 판단 모두 1심이 타당하다고 보고 권 전 의원과 특별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공여자의 다이어리에 적힌 '피고인 점심-큰 거 한 장 support'라는 메모와 식사 직후 권 전 의원에게 보낸 "오늘 드린 것은 작지만 ○○○ 대통령 후보를 위하여 요긴하게 써주시면 좋겠습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 다른 통일교 관계자에게 보낸 '1월 5일 피고인에게 신뢰 수준의 금원을 교부했다'는 취지의 메시지, 이후 양측의 관계가 긴밀하게 이어진 정황 등을 종합해 정치자금 수수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권 전 의원 측은 다이어리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이 별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돼 증거능력이 없고, 다른 형사사건의 증인신문조서 역시 반대신문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여자 등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 압수수색영장을 통해 확보된 주요 증거는 영장 혐의사실 및 이 사건과 관련성이 인정되고, 다른 형사사건의 증인신문조서 역시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는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압수수색영장과의 관련성,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 반대신문권 보장, 탄핵증거, 정치자금법 위반죄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서 권 전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국회사무처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통보받은 뒤 의원직 상실에 따른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해당 선거구의 보궐선거 실시 여부와 일정은 공직선거법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절차에 따라 최종 확정된다.
권 전 의원은 판결 직후 입장문을 통해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사실 판단과 법리 적용에는 아쉬움을 나타냈으며, 정치보복은 자신을 끝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고 복수의 언론이 보도했다.
국민의힘은 당 대변인 명의의 별도 공식 논평은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정점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 판결은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히면서도 특검 수사의 공정성에는 문제를 제기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판결을 "민주주의를 유린한 정교유착 세력에 내려진 준엄한 심판"이라고 평가했다. 박지혜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정치권력과 종교 권력이 결탁해 공정한 선거질서를 무너뜨리고 헌법이 규정한 정교분리 원칙을 짓밟은 정교유착 범죄에 대한 엄중한 사법적 판단"이라며 "종교 세력과 결탁해 권력을 사유화하려 했던 모든 시도를 끝까지 밝혀내 무너진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권 전 의원 개인의 형사책임을 확정한 데 그치지 않고 통일교 관계자의 다이어리와 카카오톡 메시지, 다른 형사사건 증인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대법원이 최종 인정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향후 통일교 관련 정치자금 사건이나 유사한 정치권 로비 사건에서도 이번 판결이 증거능력과 법리 판단의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개별 사건의 유무죄는 각각의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별도로 판단될 사안이라는 점도 함께 지적된다.
정치권에서는 권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해당 지역구의 후속 절차와 함께 통일교와 정치권의 유착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관련 의혹에 대한 추가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고 있어 정치적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은 정치자금의 투명성과 정치권·종교단체 간 부적절한 유착에 대해 사법부가 엄격한 기준을 재확인한 판결로 기록될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