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박완우 기자] 세종시교육청이 27일 중3 전원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글로벌 진로탐험대’ 간담회를 열고 경비의 70% 안팎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참석자가 학부모단체 임원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돼 의견수렴 범위 확대가 과제로 제기됐다.
지난 27일 본청에서 열린 중학교 3학년 전원 대상으로 추진하는 글로벌 진로 탐험대 학부모 간담회 모습. [사진-세종시교육청]
세종시교육청이 중학교 3학년 약 5,400명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글로벌 진로탐험대’의 학생 경비 70% 안팎을 지원하고 취약계층은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첫 학부모 간담회 참석자가 일반 학부모 공개모집이 아닌 학부모단체 임원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돼 향후 의견수렴 대상을 어떻게 확대할지도 과제로 남았다.
본지는 지난 25일 글로벌 진로탐험대와 관련해 최대 30%의 학생 자부담으로 경제적 여건에 따른 참여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과 대규모 교육재정 투입, 안전관리, 교육효과 및 계속사업으로서의 재정 지속 가능성 등을 제기한 바 있다.
교육청 사업 설명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진로탐험대는 특수학교와 공립 위탁형 대안학교를 포함한 2027년 관내 중학교 3학년 약 5,400명을 대상으로 최대 5박7일 일정으로 추진된다.
학생들은 국내를 비롯해 중국·대만·일본·미국·캐나다·스위스 등의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산업체 등을 찾아 진로체험에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교육청은 사전·사후 진로교육까지 연계해 가정의 여건에 따른 진로체험 격차를 줄이는 ‘보편적 글로벌 진로교육’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교육청은 지난 27일 본청에서 학부모 22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사업 개요와 경비 지원, 안전관리 계획 등을 설명한 뒤 약 1시간 동안 질의응답과 의견을 들었다.
교육청은 모든 학생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학생 1인당 총경비의 70% 안팎을 교육청이 지원하고 학부모 자부담은 총경비의 30% 이내로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취약계층 학생의 경비는 전액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학생 1인당 총경비 자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실제 학부모 자부담액 역시 산정할 수 없는 상태다. 방문 국가와 일정에 따라 비용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국가별 예상 경비와 교육청 지원액이 구체화돼야 가정의 실질적인 부담 수준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취약계층 지원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가정이 추가 비용을 부담할 여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실직이나 폐업, 갑작스러운 소득 감소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만 제도상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가정에 대한 보완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취약계층 지원기준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비용 부담이 큰 가정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가 28일 추가 취재한 결과 27일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 22명은 일반 학부모를 대상으로 공개모집한 것이 아니라 학부모회연합회와 학교운영위원회연합회 등 2개 학부모단체 임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학교 3학년 약 5,400명의 학생과 가정이 직접적인 사업 대상이고 자부담과 안전 문제가 주요 쟁점인 만큼 향후에는 일반 학부모와 학생 등으로 의견수렴 대상을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경제적 이유로 해외 프로그램 참여를 고민해야 하는 가정이나 안전 문제 때문에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학부모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당사자들의 의견이 실제 사업계획에 반영될 수 있는 절차도 필요하다.
이에 대해 이석 세종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간담회가 사업 초기 단계에서 학부모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1차 의견수렴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일반 학부모를 대상으로 공개적인 의견수렴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본지 질문에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며 “지금 사업 진행 초기이고 아직 예산이 확정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학부모단체 대표분들에게도 알리고 질문도 받고 요구사항도 들은 것”이라며 “예산이 확정돼 진행되는 과정에 따라 일반 학부모를 대상으로 원하는 분들이 모두 참석할 수 있는 전체 설명회를 한다든지 하는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안전관리와 관련해서는 학생 15명 단위의 소규모 팀을 구성하고 간호사가 동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교육청은 학생 안전을 사업 설계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학부모들은 사고 발생 시 현지 대응 절차와 의료기관 연계, 인솔 책임 범위, 보험과 비상 귀국 대책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약 5,400명의 학생이 여러 국가와 지역으로 나뉘어 이동할 수 있는 대규모 사업이라는 점에서 실제 학생·인솔자 구성과 안전요원 배치 규모,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 보험 보장 범위, 현지 의료기관 연계 및 비상 귀국 절차 등은 최종 실행계획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할 부분이다.
국내 프로그램과 해외 프로그램 사이의 교육적 차이가 또 다른 격차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해외 활동을 단순 견학이나 일회성 체험에 그치지 않고 사전교육과 현지 활동, 귀국 후 진로 설계를 하나의 교육과정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교육청은 학생 희망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학교별 수요조사에서 프로그램 1∼3지망을 받을 계획이다. 탐험 활동 결과가 고등학교 진학 이후 진로 설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전교육과 사후 활동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석 과장은 “글로벌 진로 탐험대는 관광이 아니라 사전 교육부터 사후 활동까지 이어지는 학교 교육활동으로, 어떤 가정의 아이도 기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주신 의견 하나하나를 무겁게 받아들여 더욱 촘촘한 사업계획으로 보답하고, 앞으로도 설문과 설명회를 통해 학부모님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방문 국가별 프로그램과 세부 일정, 학생 1인당 경비, 전체 사업비 등 사업 규모를 판단할 핵심 수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교육청이 제시한 ‘70% 안팎 지원’ 역시 총경비가 구체화돼야 실제 교육재정 투입 규모와 학부모 자부담액을 산출할 수 있다.
앞서 전교조 세종지부는 교육청 청사 인근에 ‘260억 글로벌 진로탐험대 사업 반대’ 현수막을 게시하며 대규모 재정 투입과 교육효과, 안전 문제 등을 제기했다.
전교조 측은 260억 원에 대해 교육청 재정 약 200억 원과 가정 부담액을 합산해 추산한 금액이라고 본지에 설명했다. 따라서 260억 원은 현재 교육청이 확정한 총사업비가 아니라 전교조 측이 자체적으로 제시한 규모이며, 실제 사업비는 향후 예산안과 세부 사업계획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글로벌 진로탐험대는 강미애 세종시교육감의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다. 중학교 3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추진되는 만큼 교육적 효과와 함께 경제적 여건에 따른 참여 격차, 학부모 부담, 안전관리와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검증도 사업계획 수립 과정에서 병행돼야 한다.
특히 첫 간담회가 학부모단체 임원 중심으로 진행된 만큼 향후에는 일반 학부모와 실제 참여 대상 학생까지 의견수렴 범위를 확대하고, 방문 국가와 학생 1인당 경비·전체 사업비가 구체화된 이후 이를 토대로 다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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