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 /최대열기자] 고용노동부는 12월 30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R.ENA 컨벤션센터에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노사정 공동선언을 통해 2030년까지 실노동시간을 OECD 평균 수준인 1,700시간대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가 노사정 공동선언을 통해 2030년까지 실노동시간을 OECD 평균 수준인 1,700시간대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
이번 보고회는 지난 9월 24일 출범한 추진단이 약 3개월간 25차례의 회의와 워킹그룹 논의, 현장 방문을 거쳐 도출한 합의 내용을 국민에게 공식 보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 전문가가 참여한 추진단은 장시간 노동 구조의 원인과 제도 개선, 현장 적용 가능성을 집중 논의했다.
노사정이 합의한 ‘1,700시간대’는 달력상 근무시간이나 법정 근로시간의 단순 합계가 아니라, OECD가 국가 간 비교에 사용하는 ‘연간 실제로 일한 시간(Actual hours worked)’ 기준이다. 주말과 공휴일, 연차·병가 등 ‘일하지 않은 시간’은 원칙적으로 제외되며, 연장·야간·휴일근로 등 실제로 일한 시간만 합산된다. 이는 공휴일이나 연차를 새로 빼서 시간을 조정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미 같은 기준으로 산정된 한국의 연간 실노동시간을 더 낮추겠다는 합의다.
이 지점에서 제기되는 “현행 하루 8시간을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 추진단은 기준의 차이를 명확히 했다. 현재 통용되는 ‘하루 8시간’은 근로기준법상 1일 근로시간의 상한선으로, 평균값이 아니다. 실제로 한국의 연간 실노동시간은 최근 1,850~1,860시간대로, 공휴일과 연차를 제외한 동일 기준에서 이미 평균 일 근로시간이 8시간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연장·야간·휴일근로의 상시화와 포괄임금 관행, 퇴근 후 사실상 업무 등이 누적된 결과다.
이를 동일한 기준으로 환산하면 합의의 방향은 분명해진다. 1년 365일에서 주말 104일과 법정공휴일 평균 약 15일, 연차휴가 평균 약 15일을 제외하면 실제 근무일은 연간 약 230~232일 수준이다. 연간 실노동시간 1,700시간을 이 근무일수로 나누면 하루 평균 약 7.35시간, 즉 7시간 20분 안팎의 ‘실제 근로시간’이 된다. 점심·휴게시간을 제외한 순수 근로시간 기준으로, 법정 상한 8시간보다 짧다. 결과적으로 이번 합의는 근무일이나 일 근로시간을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평균적으로 8시간을 넘겨 일해 온 현실을 정상화하겠다는 구조 전환이다.
공동선언에서 노사정은 실노동시간 단축을 단순한 시간 감축이 아니라 생산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국가적 과제로 규정했다. 장시간 노동에 의존해 온 관행을 개선하고, 집중과 협업, 기술 활용을 통해 효율적으로 일하는 문화로 전환해 저출생·고령화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구조적 도전에 대응한다는 인식이다. 동시에 노동자의 휴식과 안전을 보장하고, 기업 규모·업종·고용형태에 따른 노동시간 격차를 해소하는 데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추진단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의 우선 과제도 제시했다. 2026년까지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와 근무시간 외 불필요한 업무지시로부터의 휴식 보장, ‘실근로시간단축지원법’ 제정, 야간노동자 건강보호 대책 마련, 반차 사용 등 연차휴가 활성화, 노동시간 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 지원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포괄임금제와 관련해서는 실제 근로시간 기록·관리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과 전산 시스템 구축 지원을 병행할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환영사에서 “이번 합의는 실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오랜 사회적 과제에 대해 노사정이 진정성 있는 소통과 양보를 통해 국민 앞에 책임 있게 약속한 성과”라며 “합의된 입법 과제들이 신속히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1,700시간대 실노동시간은 ‘주4일제’로의 즉각적 전환이나 근무시간 연장을 뜻하지 않는다. 공휴일과 연차를 보장한 상태에서 연장·야간·불필요한 초과노동을 줄여, 하루 평균 약 7시간 20분 수준으로 실제 근로시간을 낮추겠다는 목표다. 노사정 합의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현장의 관행과 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향후 입법과 이행 과정이 정책 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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