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국가유산청은 고려시대 석탑의 조성 연대와 양식을 밝히는 기준작으로 평가받아온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과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보물 제104호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과 보물 제53호로 지정된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국보로 승격됐다.
이번에 국보로 승격된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은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로 이어지는 조영기법의 전환을 보여주는 석탑으로, 고려 광종 대인 10세기 중반 건립된 것으로 판단된다. 보원사지 법인국사보승탑비에는 탄문(900~974)이 보원사에 머물며 광종을 위해 불탑과 불상을 조성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석탑의 조성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 석탑은 우리나라 석탑 편년의 기준작으로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기단부는 상·하 2층의 가구식 기단으로 구성됐으며, 하층에는 형상과 방향이 다른 사자상을 사실적으로 부조해 불법 수호의 상징성을 드러냈다. 상층 기단에는 팔부중상을 유려하게 조각해 통일신라의 조각 수법을 계승하면서도 고려 석탑 특유의 조형성을 보여준다. 5층으로 구성된 탑신과 옥개석은 위로 갈수록 일정한 체감을 주어 안정된 비례를 이루며, 옥개석은 낮은 높이와 새로운 치석 수법으로 고려시대 석탑의 변화를 분명히 드러낸다.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1011년(고려 현종 2년)에 완공된 석탑으로, 190자의 명문이 남아 있어 건립 과정과 당시 사회상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 명문에는 1010년 공사를 시작해 관청 조직과 수천 명의 인력, 대규모 동원이 이뤄졌고 이듬해 4월 완공됐다는 기록이 담겨 있다. 이 역시 석탑 조성 시기의 편년 기준을 확립하는 중요한 유산이다.
기단부는 2층 가구식으로, 하층 기단의 안상 안에는 십이지신상을, 상층 기단에는 팔부중상을 배치했다. 여기에 1층 탑신의 금강역사상이 더해져, 불교 수호 체계를 단계적으로 형상화한 독창적인 도상 구성을 이룬다. 각 층 탑신의 모서리에는 기둥 형상이 새겨졌고, 옥개석 하부에는 4단의 옥개받침과 물끊기 홈을 마련해 구조적 안정성과 실용성을 함께 갖췄다.
두 석탑은 고려 왕실과 불교의 관계, 당시 사회·종교적 인식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통일신라에서 고려로 이어지는 석탑 양식의 변화를 집약적으로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국보 지정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학술 연구를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서산 보원사지와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의 국보 승격은 고려 석탑의 역사적 위상과 예술적 성취를 국가 차원에서 재확인한 결정으로, 향후 우리 석조문화유산 연구와 보존의 기준점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