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종합/최대열기자] 서울시의 ‘예산 절감’ 공관 전용부터 기술보증기금 대출의 부정 사용, 정부 자금이 투입된 모태펀드의 불공정 계약, 그리고 28년째 정리되지 않은 IMF 장기연체채권까지.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사례들은 공공기관이 국민 세금과 공공자금을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해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절감’과 ‘효율’의 명분 아래 공공성이 후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울시의 ‘예산 절감’ 공관 전용부터 기술보증기금 대출의 부정 사용, 정부 자금이 투입된 모태펀드의 불공정 계약, 그리고 28년째 정리되지 않은 IMF 장기연체채권까지 정부의 공공예산이 심각하게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면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예산 절감”을 내세워 서울파트너스하우스를 시장 공관으로 전용했지만, 실제로는 외부 행사 대관비로 22억 원을 추가로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관 리모델링과 건축에 이미 88억 원을 투입하고도, 서울시와 산하기관이 외부 연회장·호텔·컨벤션 등을 152회 대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검소한 행정을 표방했지만 결과적으로 시민 공간을 시장 공간으로 되돌리고, 외부 행사비까지 늘린 것은 이중 낭비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서울파트너스하우스는 본래 중소기업 지원과 국제교류를 위한 시민 공간이었으나, 서울시는 2022년 ‘안전진단’을 이유로 입주기업 17곳에 퇴거를 통보했다. 그러나 실제 안전진단 등급은 B(양호)였고, 보수비는 3천만 원 수준이었다. 이후 전체 행사 중 61%가 시장 주관 간담회로 채워지면서, “공관정치로 회귀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기술보증기금의 보증부 대출금 관리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관 의원이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용도 외 사용이 확인된 건수는 26건, 규모는 48억 2천만 원에 달했다. 대표자 개인 유용(6건), 관계사 대여 및 가수금 상환(7건), 주식 매입(3건) 등으로 다양했으며, 이 중 11개사는 부실로 이어졌다.
기보는 “전체 보증 대비 극히 일부”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1인당 252개 기업을 관리해야 하는 인력 구조상 상시 점검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보증 신청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친 상시 점검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자금이 투입된 모태펀드에서도 불공정 계약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정부 출자금으로 운용되는 일부 벤처캐피털이 투자계약에 ‘상장 실패 시 손해배상’, ‘매출 미달 시 투자금 반환’ 등 독소조항을 삽입해 스타트업의 경영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벤처투자 자료에 따르면 모태펀드 운용사의 준수사항 위반 건수는 2021년 39건에서 2023년 107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의원은 “공공펀드에서조차 불공정 계약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감독하거나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불공정 투자행위를 법에 명시해 공공펀드뿐 아니라 민간 VC까지 감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무위원회 박찬대 의원은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부실채권을 인수한 캠코가 아직도 1조 7,704억 원의 장기연체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캠코는 당시 총 5조 1,577억 원 규모의 채권을 인수했으나, 현재까지 21,433건이 미정리 상태다. 개인채권은 3,662억 원, 법인채권은 1조 4,042억 원 규모다. 박 의원은 “28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리되지 않은 채권이 있다는 건 구조적 방치의 결과”라며 “새도약기금 정책과 연계해 IMF 채무자들도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공관화 논란에서 시작해, 기보·모태펀드·캠코까지 이어진 일련의 사례들은 “공공기관의 자금이 곧 시민의 자산”이라는 인식이 얼마나 약화됐는지를 보여준다. 절감과 효율의 이름으로 공공성을 잃은 행정은 결국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
공공기관이 다시 ‘국민의 돈을 국민을 위해 쓰는 기관’으로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행정의 신뢰 회복은 요원할 것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