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김현미 세종시의원이 29일 제109회 세종시의회 정례회에서 강미애 세종시교육감을 상대로 약 179억원 규모의 글로벌 진로탐험대 사업과 체육영재 육성정책의 교육효과·재정·절차·안전관리 체계를 집중 점검했다.
강미애 세종시교육감(왼쪽)이 29일 제109회 세종시의회 정례회에서 김현미 의원의 시정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약 179억 원 규모의 글로벌 진로탐험대 사업을 놓고 교육효과와 재정 지속성, 추진 절차, 안전대책 등을 집중 질의했다. [사진·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김현미 의원은 이날 시정질문에서 새로운 교육정책은 공약이라는 이유만으로 필요성과 타당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라며 실제 교육적 효과와 시행 가능성, 지속 가능성을 함께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의의 초점은 강미애 교육감의 주요 공약인 글로벌 진로탐험대에 맞춰졌다.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사업은 중학교 3학년 약 5,400명을 대상으로 국내 7개, 국외 8개 등 15개 진로체험 코스를 마련하는 내용으로, 이번 추경안에는 약 179억원이 편성됐다.
김 의원은 세종의 진로체험 인프라를 확충하거나 기존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법도 있는데 국내외 대규모 진로체험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특히 해외 진로체험이 국내 프로그램과 비교해 어떤 추가적인 교육효과를 갖는지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육감은 “국내보다 해외가 더 나은 경험이 된다는 뜻은 아니다. 저는 아이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이어 국내와 해외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한 것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배움에 대한 동기를 얻을 수 있다는 취지로 사업 필요성을 설명했다.
사업 첫해부터 국내와 국외 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영하는 방식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김 의원은 시범사업이라면 일정 규모로 먼저 시행해 교육효과와 안전성 등을 검증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 교육감은 일부 학생만 선발할 경우 선발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와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이 느낄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학생들한테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전체 학생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스별 사업비 차이도 쟁점이 됐다. 김 의원이 제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학생 1인당 비용은 국내 서울 코스 123만원, 국외 싱가포르 코스 360만원으로 차이가 있지만 학생 자부담은 39만원으로 동일하다.
강 교육감은 교육청이 특정 학생에게 국내 또는 해외 코스를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희망 코스를 선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학생 선택에 따라 결과적으로 1인당 지원되는 재정 규모가 달라진다며 한정된 교육재정을 중학교 3학년 한 학년에 이 정도 규모로 집중하는 것이 적정한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원 조달 문제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공방이 이어졌다. 김 의원은 1회 추경 계수조정 과정에서 편성된 내부유보금 181억6천만원 가운데 약 179억원이 글로벌 진로탐험대에 편성됐다며 내부유보금 대부분을 하나의 신규 공약사업에 투입한 재정 우선순위의 근거를 물었다.
강 교육감은 사업비 규모에 대해 “저도 부담스럽지 않은 돈 아닙니다”라면서도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에는 세종시와 협력해 지방재원을 함께 투입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교육청의 재정 여건도 함께 제시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26년 교육청 본예산은 1조1,817억원이며 이 가운데 인건비가 약 7,400억원으로 62.6%를 차지한다. 부족한 재원을 보완하기 위해 통합재정안정화기금과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에서 1,693억원을 전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청이 재정 악화와 보유기금 감소 등을 이유로 기존 사업의 폐지·축소와 유사·중복사업 정비를 추진해 왔고, 2026년 진로교육원 예산도 전년보다 10.5% 줄었다며 글로벌 진로탐험대를 지속하기 위한 중장기 재원계획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교육공동체 의견수렴 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김 의원은 교육청 설문에서 응답 학생의 65.6%가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하고 응답 학부모의 78.3%가 사업 추진에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학부모 응답률은 전체 대상자의 8.8% 수준이었다고 제시했다.
강 교육감은 응답률이 낮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통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 의원은 이에 표본오차와 전체 대상자 대비 응답률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설문의 표본추출 방식과 응답자 구성 등 구체적인 조사설계가 이날 질의에서 모두 확인된 것은 아닌 만큼, 78.3%라는 찬성 비율을 전체 학부모 의견으로 확대해 해석하기보다는 실제 응답률과 조사방식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학교운영위원회 심의와 사업 추진 순서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강 교육감은 글로벌 진로탐험대와 관련한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학운위 심의 결과에 따라 실제 참여 학교와 학생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참여 규모가 확정되기 전에 용역 계약 등이 진행될 경우 사업 추진 절차의 적정성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강 교육감은 관련 안건이 마무리되면 학생 수요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학생 이동에 따른 안전관리 문제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김 의원은 사업계획상 학생 약 2,400명의 체험을 위해 인솔교사 360명과 단장 20명이 필요한 것으로 제시돼 있다며 필요한 인솔인력을 실제 확보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강 교육감은 청소년 관련 자격을 갖춘 인력을 추가 모집하는 방안을 설명하고 팀별 단장과 안전요원을 함께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고 발생 시 교육청과 학교, 인솔교원, 안전요원, 위탁업체의 역할과 책임을 구체적으로 정했느냐는 질문에는 안전대책을 준비하고 있으며 추가 의견이 있다면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 의원은 학생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사고 대응과 책임체계를 사업 시행 전에 구체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이어 강 교육감의 또 다른 공약인 ‘체육영재 시스템 구조 개선’ 정책을 점검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세종에는 26개 학교운동부에서 11개 종목, 학생선수 255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상급학교 진학 후에도 같은 종목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학교 간 연계체계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강 교육감은 초·중·고 종목 연계를 강화하면서 학교가 직접 지도자를 고용하는 방식이 아닌 체육계에서 지도자를 고용·관리하고 학교에 배치하는 구조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도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학생선수들이 세종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운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김 의원은 체육회가 지도자를 채용·관리하고 실제 학생 지도는 학교에서 이뤄지는 구조라면 학교장의 지휘·감독 범위와 폭력·인권침해·안전사고 발생 시 조치 및 책임주체가 명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교육감은 학교장이 체육회 소속 지도자를 직접 관리하는 별도의 기준은 현재 마련돼 있지 않다는 취지로 답하면서 교육청과 학교, 체육회 간 업무지휘와 인사관리 원칙을 담은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생 보호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는 학교가 우선 담당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김 의원은 지도자의 종목 전문성뿐 아니라 학생에 대한 이해와 인권·안전관리 역량 등을 반영한 선발기준과 명확한 지휘·감독체계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교육감도 체육회와 협의해 관련 기준을 구체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시정질문은 글로벌 진로탐험대와 체육영재 육성이라는 교육감 주요 정책의 추진 취지 자체보다는 대규모 재정투입에 앞서 교육효과와 재정 지속성, 사업 추진 절차, 학생 안전과 책임체계가 충분히 구체화됐는지를 검증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
특히 글로벌 진로탐험대는 향후 예산 심사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실제 참여수요 확정 등의 절차가 이어지는 만큼 코스별 사업비와 최종 참여 규모, 인솔인력 확보 및 사고 대응체계가 어떻게 구체화되는지가 후속 심사의 주요 확인 대상이 될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