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조정식 국회의장이 29일 세종시청과 국회세종의사당 예정지를 찾아 건립 상황을 점검하면서, 본회의장과 국회의장 집무실이 포함되지 않은 현 세종의사당을 넘어 국회의 핵심 기능을 어디까지 세종으로 옮길지가 ‘국회 세종시대’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29일 국회세종의사당 건립 예정지를 찾아 관계자들과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조 의장과 제2기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위원들은 건립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국회 세종시대 준비 과제를 논의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국회세종의사당 건립 논의의 무게중심이 ‘세종에 국회를 설치하느냐’에서 ‘어떤 기능의 국회를 세종에 둘 것이냐’로 옮겨가고 있다.
국회세종의사당은 이미 법적 설치 근거와 이전 대상 상임위원회 등이 마련돼 건립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본회의장과 국회의장 집무실은 현재 이전 범위에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서울과 세종으로 나뉘는 국회 기능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행정수도특별법 논의와 맞물린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이날 세종시청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국회 세종시대 준비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뒤 제2기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위원들과 세종의사당 예정부지를 직접 둘러보며 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방문과 현장 점검 사실은 복수의 당일 보도에서도 확인됐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29일 세종시청을 방문한 가운데 시민들이 꽃다발을 전달하며 조 의장의 세종 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간담회에는 조 의장과 김성수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위원장을 비롯한 건립위원, 강준현·김종민 국회의원, 조상호 세종시장, 안신일 세종시의회 의장, 강주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등이 참석했다.
조 의장은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을 국가균형발전과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핵심 과제로 규정했다. 조 의장은 “세종시는 2012년 부처 이전이 시작된 이후 14년 동안 실질적 행정수도의 면모를 갖춰왔다고 판단한다”며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과 세종의사당 건립을 행정수도 완성 과정의 연장선에서 설명했다.
이어 “세종의사당은 헌법과 국민주권 그리고 의회 민주주의 가치가 반영된 국민의 국회가 돼야 한다”며 “국회세종시대를 열어가는 데 모두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 의장이 이날 세종의사당을 국가균형발전과 행정수도 완성의 핵심 과제로 강조한 내용도 현장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이번 간담회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세종의사당의 건립 일정보다 국회의 기능을 어디까지 세종으로 이전할 것인지다.
조상호 시장은 현재 추진 중인 세종의사당에 본회의장과 국회의장 집무공간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직접 거론했다.
조 시장은 “현 국회세종의사당은 의장님이 집무할 공간과 본회의장이 포함되지 않은 상태로 건축 설계를 앞두고 있다”며 “국회시설 분산으로 입법활동의 비효율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기능을 갖춘 세종의사당이 개원되려면 특별법 연내 제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국회 차원의 입법 지원을 요청했다.
현재 국회에는 세종의 행정수도 지위를 법률로 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행정수도 관련 특별법안 5건이 계류돼 있다. 관련 법안들은 행정수도 명문화와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 근거 등을 담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는 법안을 조정해 연내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특별법의 연내 통과는 확정된 국회 일정이 아닌 입법 목표다.
특별법 논의에는 법률적 쟁점도 남아 있다. 2004년 헌법재판소가 서울을 수도로 보는 관습헌법을 인정한 결정이 있어 세종의 행정수도 지위를 법률로 어느 범위까지 규정할 수 있는지를 놓고 추가적인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특별법 제정과 별도로 개헌을 통한 행정수도 명문화가 함께 거론되는 배경이다.
조 시장은 이날 특별법 제정에 그치지 않고 ‘도시역량 강화’와 ‘재정 안정성 확보’를 국회 세종시대를 뒷받침할 과제로 제시했다.
조 시장은 세종이 행정기능 중심에서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을 통해 정치·입법 기능까지 갖추게 된다면 실질적인 행정수도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며 문화·국제교류·대학·연구 등 도시기능 확충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계획과 지원을 요청했다.
재정 문제도 꺼냈다. 세종시는 광역과 기초자치단체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단층제 특별자치시지만 보통교부세 부족과 LH 개발이익 환수 지연 등으로 재정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조 시장의 설명이다.
조 시장은 이에 따라 행정수도에 걸맞은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고 국회 세종시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려면 세종시법 개정과 교부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국회 차원의 관심을 요청했다.
김종민 의원은 세종의사당 건립을 단순한 건축사업이 아닌 국가 공간구조 변화와 연결된 사업으로 바라봤다.
김 의원은 “국회의사당 건립 사업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사업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역사적 건물이 될 것”이라며 행정수도특별법 제정을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을 위한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강준현 의원은 제2기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위원회의 역할에 무게를 뒀다. 강 의원은 1기 건립위원회에서 총사업비 협의와 마스터플랜 마련 등이 진행된 데 이어 2기에서는 국제설계공모 등 구체적인 건립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2기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중심을 잡아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건립위원장은 “건립위는 국회세종의사당의 입체적 모습을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각 기관과 지역의 다양한 관점을 건립 과정에 조화롭게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엽 행복청장은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세종의사당, 시민공간이 어우러지는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의 주요 내용과 공간 조성 방향을 설명했다.
국회 측도 세종의사당 건립 경과와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 현재 국회세종의사당은 2029년 착공, 2033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제2기 건립위원회도 후속 건립 절차 점검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국회세종의사당은 이제 ‘건립 여부’보다는 ‘기능과 위상’을 결정하는 단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건물 건립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더라도 본회의장과 국회의장 집무실 등 국회 핵심 기능의 세종 이전 여부는 별도의 입법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조정식 의장의 이번 세종 방문으로 국회세종의사당 건립 의지는 다시 확인됐다. 그러나 2029년 착공과 2033년 준공이라는 건립 시간표와 별개로 국회의 핵심 기능을 어디까지 세종에 둘 것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회에 계류된 행정수도 관련 특별법의 내용과 향후 심사 결과가 ‘국회 세종시대’의 실질적인 범위를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