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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이 자리싸움 하라고 뽑았나…두 달째 멈춘 대덕구의회 - 민주당 4석·국민의힘 4석, 의장 선출 번번이 무산…원구성 장기 표류 - 추경·민간위탁·청소년시설 운영까지 차질…정치적 대립 피해 주민에게 전가 - 박정현 의원 역할론도 제기…“지역 정치 교착 풀 중재·정치력 보여야”
  • 기사등록 2026-09-14 10:52:53
  • 기사수정 2026-09-14 11: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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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제10대 대덕구의회가 출범 두 달이 넘도록 민주당 4석과 국민의힘 4석의 대립 속에 원구성조차 마치지 못하면서 추경과 시설 운영, 민간위탁 등 구정에 차질이 빚어지자 김찬술 대덕구청장이 14일 의회와 양당, 지역 정치권에 정상화를 공개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4명과 국민의힘 4명으로 양분된 제10대 대덕구의회가 출범 두 달이 넘도록 원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여야 4대4 대립과 멈춰 선 의회를 표현한 그래픽. [그래픽·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AI 제작]


구민이 대덕구의원 8명에게 맡긴 것은 의장이나 위원장 자리를 차지하라는 권한이 아니다. 주민을 대표해 집행부를 견제·감시하고 예산과 조례를 심사하며 주민의 삶과 지역 현안을 챙기라는 책임이다.


그러나 제10대 대덕구의회는 출범 두 달이 넘도록 첫 단추인 원구성조차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여야의 정치적 힘겨루기는 의회 내부의 문제를 넘어 구정 운영과 주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번지고 있다.


대덕구에 따르면 의회의 심의와 의결을 기다리는 안건에는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해 민간위탁 동의가 필요한 사업, 빈집 정비계획, 연축주공 재건축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현안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청소년과 주민들이 이용하는 청소년어울림센터는 운영비 부족으로 직원 급여 지급에 차질이 생겼고 공공요금까지 연체가 임박했다고 구는 밝혔다. 필요한 예산을 추경안에 편성했지만 의회의 심의·의결 없이는 집행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각종 민간위탁사업도 기간 만료가 임박해 의회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시설 운영비와 인건비 등 반드시 집행해야 할 경비는 물론 이미 확보한 국·시비 사업에 필요한 예산도 추경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정치권의 원구성 협상 실패에 따른 비용을 의회 파행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시설 종사자와 주민들이 떠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태는 가볍지 않다.


최근 대덕구의회 공식 회의록을 살펴보면 파행 과정은 더욱 선명하다. 지난 7월 8일 열린 제293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는 재적의원 8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의장 선거가 진행됐지만 더불어민주당 서미경 의원 4표, 무효 4표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의장 선출이 무산됐다. 8월 10일 제294회 임시회에서도 서 의원이 의장 후보로 나섰지만 1·2차 투표 모두 4표와 무효 4표로 갈렸다. 이후에도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의장 선출 실패와 원구성 파행이 이어졌다.


민주당 4석, 국민의힘 4석이라는 의석 구조가 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 정당을 설득할 정치적 합의 없이 같은 방식의 표결만 반복한다면 결과가 달라지기 어렵다는 사실은 이미 첫 표결부터 확인된 셈이다. 더욱이 대덕구의회의 주요 직책을 놓고 보면 두 달 넘는 원구성 파행을 구민이 납득하기는 더욱 어렵다. 대덕구의회에는 의장과 부의장을 비롯해 의회운영위원회, 행정복지위원회, 경제도시위원회 등 상임위원회가 있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윤리특별위원회 등 특별위원회도 각각의 역할을 수행한다.


의장은 단순히 의회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이 아니다. 의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의회 운영을 책임지는 자리다. 부의장은 의장에게 사고가 있을 경우 직무를 대리한다. 상임위원회는 더욱 실질적이다. 의원들이 소관 부서의 예산과 사업, 조례와 각종 안건을 심사하면서 집행부를 견제하고 주민 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살피는 지방의회의 핵심 활동 무대다. 결국 의장이나 위원장 자리는 의원 개인이나 정당이 차지해야 할 정치적 전리품이 아니라 구민을 대신해 더 큰 책임을 지라고 맡긴 공적 직책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4석으로 정확히 의석을 나눠 가졌다면 해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어느 한쪽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선거 결과를 인정하고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양당이 의장직을 교차해 맡는 방안도 충분히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 전반기 의장을 맡지 않은 정당이 후반기 의장을 맡고 의장·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등 주요 직책을 전체적으로 조정하는 것도 현실적인 타협안 가운데 하나다.


상임위원장 역시 전·후반기 전체를 놓고 양당이 책임과 역할을 균형 있게 배분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4대4라는 의석 구조는 반드시 파행해야 하는 숫자가 아니라 협상과 타협을 요구하는 정치적 조건이다. 어느 정당이 전반기 의장을 먼저 맡아야 한다는 절대적인 정답도 없다. 그것을 결정하기 위해 대화하고 양보하며 합의를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지방정치가 보여줘야 할 정치력이다.


4대4라는 선거 결과는 어느 한 정당에도 의회를 독점할 권한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를 인정하고 타협하라는 구민의 선택으로 읽을 수 있다. 그런데도 전반기 의장을 어느 당이 맡을 것인지를 놓고 두 달 넘게 합의를 이루지 못해 의회 기능에 차질을 초래하고, 그 여파가 추경과 민간위탁, 시설 운영과 지역 현안으로 번지고 있다면 양당 모두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민주당은 전반기 의장을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민주당 소속 구청장을 견제하기 위해 야당이 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각각 펴왔다. 양측 모두 나름의 정치적 명분은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떤 명분도 두 달 넘게 의회를 정상화하지 못하고 주민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결과보다 앞설 수는 없다.


상대의 양보를 요구하면서 현실적인 합의를 만들어내지 못한 국민의힘이나, 상대방의 동의 없이는 과반 확보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의장 선출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민주당 모두 이제 상대방의 책임만 주장할 단계는 지났다.


김찬술 대덕구청장도 결국 14일 공개 호소에 나섰다. 김 구청장은 “제10대 대덕구의회가 출범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원구성을 이루지 못해 의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이제는 구민 생활과 구정 운영에까지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루가 늦어질수록 행정의 일정도 함께 밀린다. 결국 그 불편과 피해는 구민에게 돌아간다”며 의원들에게 “서로의 입장을 넘어 대화와 타협으로 해법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김찬술 대덕구청장이 14일 오전 대덕구의회 원구성 파행 장기화에 따른 구정 운영과 주민 피해를 우려하며 의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덕구청]


김 구청장은 특히 의원들을 향해 “선거 때 구민들께 무엇을 약속하셨습니까. 구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구민의 목소리를 듣고, 구민의 삶을 살피겠다고 하셨습니다”라며 “그 약속을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십시오”라고 촉구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물론 지역 정치권에도 책임 있는 역할을 요구했다. 김 구청장은 “이제 구의회만의 문제라고 바라보기에는 상황이 너무 오래 지속됐다”며 “각 정당과 지역 정치권에서도 소속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대화와 중재를 통해 의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는 대덕구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국회의원의 역할론도 제기된다. 물론 구의회 의장 선출과 원구성은 구의원들이 스스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특정한 원구성 결과를 만들어낼 법적 권한이나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며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독립성 역시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법적 권한과 지역 정치 지도자로서의 정치적 역할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지역 정치가 장기간 교착에 빠지고 그 여파가 주민 생활로 번진다면 소속 지방의원들과 소통하고 상대 정당과의 대화와 중재를 통해 돌파구를 찾는 정치력 역시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기대되는 역할이라는 지적이다.


신탄진에 거주하는 65세 남성 A씨도 박 의원의 역할을 강하게 비판했다. A씨는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면 지역 정치가 잘못 돌아가고 있을 때 무엇이 문제인지 지적하고 양쪽을 설득해 대안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 “두 달이 넘도록 원구성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주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만든다면 구민의 신의를 저버린 것이다. 이 정도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정치력과 자질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구민이 의원들을 뽑은 것은 의장 자리를 놓고 싸우라고 한 것이 아니다”며 “여야가 4명씩이면 전반기와 후반기를 나눠 의장을 맡는 방법도 있고 다른 자리도 서로 양보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면 자기 당 의원들부터 설득하고 상대 당과도 만나 이런 대안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정치력은 국회에서 법안을 발의하거나 정부 예산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지역구에서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할 때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정치적 해법을 만들어내는 능력 역시 유권자가 평가할 수 있는 영역이다. 다만 원구성 파행의 직접적인 책임은 의장 선출권을 가진 대덕구의원 8명에게 있다. 국민의힘 지역 정치권과 양당 대전시당 역시 소속 의원들을 설득하고 타협안을 만드는 책임에서 예외일 수 없다.


그럼에도 두 달 넘는 의회 파행에도 지역 정치권이 뚜렷한 돌파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주민 피해 우려까지 현실화한다면 박 의원 역시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정치력과 갈등 조정 능력에 대한 구민의 평가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제 필요한 것은 또 한 번의 책임 공방이나 결과가 뻔한 표결이 아니다. 양당이 자신들의 요구와 양보 가능한 조건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전·후반기 전체 원구성을 놓고 협상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전시당, 박정현 의원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도 중재에 나서야 한다. 두 달 넘도록 구의원 8명만의 협상으로 해법을 만들지 못했다면 더 이상 구의회 내부의 문제라고 방관할 단계는 지났다. 양당은 원구성 협상 과정도 구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어느 당이 어떤 자리를 요구했고 무엇을 양보했으며 무엇 때문에 협상이 결렬됐는지를 공개한다면 그 책임은 구민이 판단할 수 있다.


전반기 의장 자리가 아무리 중요해도 주민의 삶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의장직을 어느 정당이 먼저 맡을 것인지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추경과 시설 운영, 민간위탁과 지역 현안에 차질을 초래한다면 구민의 지탄을 피하기 어렵다.


의장석과 위원장석의 주인은 의원 개인도 정당도 아니다. 그 자리를 만들어 준 대덕구민이다. 직책은 정치적 승리의 전리품이 아니라 주민을 위해 더 많은 책임을 지라는 자리다. 8명의 의원이 4대4로 갈렸다면 4대4에 맞는 협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정치력이다. 전·후반기를 나누고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을 합리적으로 배분할 방법을 찾는 대신 전반기 의장 한 자리를 놓고 의회를 장기간 멈춰 세운다면 그 피해는 결국 주민에게 돌아간다.


구민은 자리다툼을 하라고 의원을 뽑지 않았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며 주민의 세금과 삶을 지키라고 권한을 맡겼다. 두 달 넘도록 원구성조차 하지 못한 대덕구의회가 지금 답해야 할 것은 ‘누가 먼저 의장이 될 것인가’가 아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구민을 위해 일할 것인가’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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