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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선관위에 물을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물어야 했다 - 긴급 기자회견이라더니 내용은 '깜깜이' - 언론 신뢰 흔든 세종시 공보 대응 - 시민이 듣고 싶었던 것은 개표상황표 날짜가 아니다
  • 기사등록 2026-06-19 08:57:46
  • 기사수정 2026-06-19 17: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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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6·3 지방선거가 끝난 지 보름이 지났다. 선거가 끝난 뒤 정치인에게 남는 과제는 분명하다. 승자는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고, 패자는 시민들이 왜 다른 선택을 했는지 돌아보는 일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18일 세종시청 정음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투표소 개표상황표 날짜 표기 문제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소청 제기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대전인터넷신문]

그런 점에서 지난 18일 열린 최민호 세종시장의 기자회견은 내용보다 방식에서 더 큰 의문을 남겼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세종시 공보관실의 대응이었다. 세종시 공보관실은 18일 오전 10시 32분 언론에 긴급 기자회견 일정을 공지했다. 그러나 정작 기자회견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언론이 수차례 내용을 문의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긴급 기자회견이라는 표현이 사용되면 언론은 당연히 중대한 현안을 떠올리게 된다. 시민 안전과 관련된 사안일 수도 있고, 시정 운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 변화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보관실은 기자회견 시작 직전까지도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결국 기자회견 시작을 불과 18분 앞둔 시점에서야 최민호 시장의 성명서와 세종시 재정 관련 해명자료가 이메일로 발송됐다. 그러나 이미 상당수 기자들은 세종시청으로 이동 중이거나 브리핑룸으로 향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기자들은 시청 브리핑룸에 도착한 뒤에야 기자회견 내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행정 절차의 문제가 아니다. 공보관실은 언론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조직이 아니다. 행정기관과 언론 사이의 소통 창구로서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특히 선거 직후처럼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일수록 언론과의 신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언론의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행정기관이 전달하는 메시지의 신뢰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 전 시장은 세종시 일부 투표소 개표상황표의 투표지분류 개시시각란에 실제 선거일과 다른 날짜가 인쇄된 점을 지적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최 전 시장은 기자회견문에서 "세종시민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또한 선거 결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 절차에 대한 투명한 검증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절차적 검증 요구 자체를 비판할 이유는 없다. 선거 관련 공식 문서에 의문이 제기됐다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가 없다면 해명하면 되고, 오류가 있다면 바로잡으면 된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을 지켜본 시민들과 언론이 느끼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왜 긴급 기자회견이었을까. 왜 내용을 비공개한 채 기자들을 불러야 했을까.


그리고 왜 선거 패배 이후 처음으로 사실상 공개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 이 문제가 가장 먼저 전면에 등장했을까. 물론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번 기자회견이 개표상황표 날짜 논란보다 오히려 기자회견 운영 방식과 공보 대응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을 더 크게 남겼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개표상황표 상단에 인쇄된 날짜보다 왜 그런 선거 결과가 나왔느냐에 대한 답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선거에서 세종 민심은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현직 시장은 재선에 실패했고 시의회 권력 지형도 크게 변화했다. 그렇다면 시민들이 듣고 싶었던 것은 개표상황표 날짜 논란보다 왜 민심이 변했는지에 대한 성찰과 분석이 아니었을까.


정원도시박람회 추진 과정은 적절했는지, 세종보 정책은 시민들의 공감을 얻었는지, 시정 운영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은 없었는지, 왜 현직 시장이 시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지에 대한 설명 말이다.


정치인은 선거에서 질 수 있다. 그러나 패배 이후 무엇을 먼저 이야기하느냐는 정치인의 리더십을 보여준다. 개표상황표 날짜 문제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민심의 이유는 선관위가 설명해 줄 수 없다.


그 답은 결국 정치인이 시민들에게 직접 구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도 하나의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선관위에 묻기 전에 시민들에게 먼저 물어야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왜 시민들이 등을 돌렸는지 말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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