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불법 정치자금 제공과 교단 자금 유용, 청탁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반면 최측근 정원주 전 비서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되면서 특검 수사는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드러냈다. 이번 결정은 정치권과 종교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
통일교 한학자 총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홈페이지 캡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5년 9월 23일 새벽, 통일교 한학자 총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적용됐다.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 사유를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한 총재는 2022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건넨 혐의, 교단 자금으로 국민의힘 광역시도당에 2억 1천만 원을 기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윤영호 세계본부장과 전성배 씨(건진법사)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을 전달하고 교단 현안을 청탁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교단 자금을 사용해 업무상 횡령 혐의도 제기됐다.
법원은 “증거인멸 염려”를 구속 사유로 적시했다. 특검은 한 총재가 조사 소환 요구에 거듭 불응하고 관련자 진술과 물증이 있음에도 전면 부인해 증거 훼손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적용된 주요 혐의는 네 갈래다. 첫째, 불법 정치자금 1억 원 제공의혹. 2022년 1월 권성동 의원에게 1억 원이 전달됐다는 혐의에 대해 특검은 이를 한 총재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본다. 둘째, 대선 국면 명품 선물 건넴 및 청탁의혹. 건진법사 전성배 씨 등을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목걸이와 샤넬백 등이 전달됐다는 혐의가 포함됐다. 셋째, 정당·정치권 자금 유입 정황. 교단 자금 2억 1천만 원이 국민의힘 광역시도당에 흘러들어 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넷째, 교단 자금 전용 및 증거인멸교사혐의. 선물 구입에 교단 자금을 사용했으며, 원정도박 관련 수사에 대비해 증거 인멸을 지시한 정황이 있다.
구속 심사에서 특검은 420쪽 의견서와 220여 쪽 프레젠테이션을 제출하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총재는 “정치에는 관심 없다”고 최후진술했지만, 재판부는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한편, 같은 날 법원은 한 총재의 최측근인 정원주 전 비서실장(현 천무원 부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법원은 “공범 관계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으며, 책임 분담 정도에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현 단계에서 구속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 전 실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이어가게 됐다.
이번 구속·기각 결정은 향후 특검 수사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재의 구속으로 수사의 정당성과 동력이 확보됐으나, 핵심 측근 구속 실패는 공범 관계 입증의 어려움을 보여준 사례다. 특검은 보강수사와 추가 증거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장도 적지 않다. 정치권에서는 권성동 의원과 김건희 여사 이름이 거론되면서 향후 소환 조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총선을 앞둔 정국에서 사건이 정치적 파장을 키울 가능성도 크다. 교단 내부 역시 총재 구속으로 지도체계 공백과 신도 동요가 불가피하며, 통일교의 사회적 신뢰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한학자 총재 구속은 한국 사회에서 처음으로 종교 지도자가 ‘정교유착’ 의혹으로 구속된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 비리 차원을 넘어 정치와 종교의 불투명한 관계를 규명하고 제도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은 특검이 향후 수사에서 정치권 로비의 실체와 교단 자금 유용의 진상을 밝혀낼지, 그 성과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