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제5대 세종시의회 원구성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전석을 맡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협치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안신일 세종시의회 의장(왼쪽), 노종용 제2부의장 후보(가운데), 유인호 민주당 원내대표 겸 제1부의장 후보(오른쪽). 제5대 세종시의회 원구성을 둘러싸고 민주당의 의장단·상임위원장 전석 확보 여부와 국민의힘 제2부의장 배분 문제를 놓고 협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DB·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민주당 내부에서도 국민의힘에 제2부의장 1석을 배분해야 한다는 의견과 다수당이 전석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는 가운데 최근 전국과 충청권 정당 지지율도 양당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어가면서 이번 원구성이 향후 세종 정치의 방향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확보하며 원내 다수당이 됐다. 반면 국민의힘도 지역구 의원 2명과 비례대표 의원 1명 등 3명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다.
그동안 세종시의회는 법적 의무는 없었지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소수정당에 제2부의장이나 일부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며 협치와 견제의 전통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번 원구성에서는 민주당이 의장과 제1·2부의장, 상임위원장 전석을 맡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 협치 정신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협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방의회는 시민 모두를 위한 기관"이라며 "협치와 소통 차원에서도 국민의힘에 제2부의장 자리를 배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시민들이 민주당에 다수 의석을 맡긴 것은 책임 있게 시정을 운영하라는 뜻이지 야당을 배제하라는 의미는 아니다"며 "의회는 시민 전체를 대표하는 기관인 만큼 견제와 균형, 소통의 원칙도 함께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압도적인 의석을 확보한 만큼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유인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내에서 원구성과 관련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몇몇 의원들은 시민들의 압도적인 선택은 민주당 중심의 의회 운영을 요구한 것이라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최종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며 "시민 눈높이에 맞고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원구성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5일 의원총회를 비롯해 두 차례에 걸쳐 원구성 문제를 논의했지만, 국민의힘에 제2부의장 자리를 배분해야 한다는 협치론과 의장단·상임위원장 전석을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복수의 관계자들은 "당내 상당수 의원들은 협치와 시민 통합 차원에서 국민의힘에 제2부의장 정도는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었다"며 "반면 일부 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다수 의석을 확보한 만큼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전석을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이 제기되면서 막판까지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상임위원장보다 제2부의장 배분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김동빈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며 "그동안 관행적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제2당에 배분해 온 제2부의장 자리만큼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원구성 요건을 모두 갖춘 상황에서 제2부의장 자리마저 민주당이 가져간다면 협치보다는 독주로 비칠 수 있다"며 "제5대 세종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도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은 이미 절대다수 의석을 확보해 의회 운영의 주도권을 갖고 있다"며 "제2부의장 한 자리를 야당에 배분한다고 해서 민주당의 운영권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협치의 상징을 남기는 정치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강진 더불어민주당 세종갑지역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구성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기본적으로 의원들이 논의해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관련 상황을 한번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의 핵심인 제2부의장직이 실질적인 의회 운영권을 좌우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의회 운영은 의장과 다수당이 상임위원장 다수를 맡는 구조여서 제2부의장은 권한보다 협치와 소수 의견 존중을 상징하는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다. 따라서 국민의힘에 제2부의장 1석을 배분하더라도 민주당의 의회 운영권에는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제2부의장은 그동안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소수 정당에 배분해 온 협치의 상징적 자리"라며 "민주당 소속 의원이 맡을 경우 협치보다는 '전석 싹쓸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또 "민주당은 이미 절대다수 의석을 확보해 의회 운영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만큼 제2부의장 한 자리를 야당에 배분한다고 해서 운영권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협치와 포용의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정치적 상징성이 더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발표된 전국 여론조사 역시 정치권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미디어토마토 정기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39.4%, 민주당이 38.1%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내에서 국민의힘이 앞섰다. 대전·세종·충청에서도 국민의힘 43.9%, 민주당 36.9%로 조사됐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전국 정당 지지도가 국민의힘 42.3%, 민주당 40.1%로 집계됐으며, 대전·세종·충청에서는 민주당 41.9%, 국민의힘 38.5%로 나타났다.
조사기관마다 수치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충청권 민심이 특정 정당으로 일방적으로 쏠리기보다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민심의 변화를 민주당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 압승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며 "민심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만큼 협치보다 승자독식이라는 인식이 굳어진다면 2년 뒤 국회의원 선거와 4년 뒤 지방선거에서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시민들 사이에서도 협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은 지난 시정의 잘못된 점을 개선하고 시민 우선의 의정을 펼치라는 뜻이지, 다수 의석을 앞세워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번 원구성이 앞으로 민주당에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올지는 의원 개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며 "시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의정을 계속한다면 어느 정당이든 시민의 평가와 심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원구성은 단순한 의장단 자리 배분을 넘어 제5대 세종시의회가 협치와 균형이라는 지방의회 민주주의 원칙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다수 의석을 앞세운 '전석 싹쓸이'라는 정치적 평가를 감수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충청권 민심이 양당 접전 양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시민들의 평가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는 지난 22~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3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5%였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3.3%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