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세종시 복지예산과 산하기관 운영비 부족 편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현정 세종시의원은 "시민 생활과 직결된 예산이 본예산에서 대거 빠졌다"고 지적했고, 세종시는 "재정여건상 불가피한 조치로 추경을 통해 보완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논란의 초점은 재정위기 여부보다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우선 배분할 것인가에 맞춰지고 있다.
이현정 세종시의원이 17일 세종시의회 제10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민선 4기 재정운영 문제를 지적하며 재정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세종특별자치시 재정운영 방식을 둘러싼 논쟁이 시의회와 집행부 간 공방을 넘어 재정 우선순위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논란은 지난 17일 열린 세종시의회 제10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현정 의원이 민선 4기 재정운영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이 의원은 "시정 5기의 최우선 과제는 새로운 사업이 아니라 재정 정상화"라며 복지예산 부족 편성과 재정안정화기금 감소, 산하기관 부채 증가 등을 주요 문제로 제기했다.
특히 영유아 보육료 시비 부담액 146억 원 가운데 122억 원이 본예산에 반영되지 않았고, 보육교직원 인건비 63억 원, 부모급여 25억 원, 기초연금 34억 원, 노인일자리 사업 14억 원, 장애인 활동지원사업 16억 원 등이 부족하게 편성됐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지적한 주요 복지사업 부족 편성 규모만 단순 합산해도 270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이 수치는 이 의원이 제시한 자료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향후 추경 편성과 예산 집행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다.
또 일부 산하기관의 전기요금과 수도요금 등 필수 운영경비가 연간 필요액보다 적게 편성됐다며 "추가경정예산을 전제로 한 예산 편성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는 별도 설명자료를 통해 "들어올 돈은 부풀리고 반드시 지출해야 할 예산은 고의로 누락·축소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시는 지방세 감소와 국세수입 부진 등으로 재정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세입을 보수적으로 추계했으며, 일부 사업은 추경을 통해 보완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사업은 우선 7∼8개월분만 예산을 편성한 뒤 순세계잉여금과 지방교부세 등을 활용해 부족분을 보완해 왔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 같은 방식으로 확보한 추가 재원은 2024년 약 1천400억 원, 2025년 약 400억 원 규모다.
이는 이 의원이 지적한 복지예산과 일부 필수경비의 부족 편성 논란에 대해 세종시 역시 일정 부분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세종시의 해명은 복지예산 부족 편성 자체를 부인하기보다는 재정여건상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에 가깝다. 고의적인 누락은 아니지만 재정 여건상 일부 예산을 본예산에 충분히 담지 못했다는 취지다.
현재까지 복지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지원 대상자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시의회 안팎에서는 필수 복지예산조차 추경에 의존해야 하는 현재의 재정 구조가 과연 바람직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저출생 대응과 고령화 대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유아 보육료와 부모급여, 기초연금, 노인일자리 사업 등이 추경 보완 대상으로 거론된 점은 재정 우선순위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정안정화기금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 의원은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내 재정안정화계정 잔액이 사실상 바닥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는 2023년 187억 원을 적립한 뒤 지방채 상환 등에 활용했으며, 최근 2년은 지방세 감소와 재정 악화로 조례상 적립 예외 요건에 해당해 추가 적립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산하기관 부채 증가 문제 역시 향후 재정건전성과 관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사업 부담이 산하기관으로 이전됐다고 주장했지만, 시는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선택한 재정 운용 방식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세종시 산하 공기업은 지난해 약 1천700억 원, 올해 약 800억 원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채 발행 자체가 곧바로 재정위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상환 부담과 사업 수익성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 논쟁을 계기로 재정운영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재정 여건이 어려울수록 법정 의무지출과 복지예산, 시민 생활과 직결된 필수 예산을 우선 확보하고, 추경은 예측이 어려운 신규 수요와 긴급 사업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재정안정화기금 재적립과 산하기관 부채 관리 강화, 재정정보 공개 확대 등도 향후 재정 정상화를 위한 과제로 꼽힌다.
결국 이번 논쟁은 단순히 예산 부족 여부를 넘어 세종시가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시민들이 궁금한 것은 의원과 집행부 가운데 누가 더 옳으냐가 아니다. 복지서비스와 공공서비스가 차질 없이 유지될 수 있는지, 그리고 한정된 예산이 시민 삶과 직결된 분야에 우선 배분되고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세종시는 지방교부세 증감분과 결산잉여금 등을 반영한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 중이다. 결국 이번 논쟁의 성패는 추경에서 부족 예산이 얼마나 보완되는지, 그리고 시민들이 체감하는 복지서비스와 공공서비스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는지 여부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결과가 향후 세종시 재정운영에 대한 평가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