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종합/최대열기자]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신청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정부는 안보와 산업 경쟁력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정책 시험대에 올랐다. 구글이 좌표표시 금지 조건을 수용했지만, 국내 서버 설치와 사후 보안관리 방안은 여전히 미정으로 남아있다.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신청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구글맵 캡쳐]
고정밀 지도 데이터는 자율주행차, 스마트 물류, 국토 관리 등 미래 산업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다. 정부는 이 데이터가 해외 서버로 반출될 경우 군사 시설 등 민감 정보가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안보 위협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특히 남북 대립이라는 지정학적 특수성이 존재하는 한반도에서, 데이터 유출은 단순한 산업 리스크를 넘어 국가안전 보장과 직결된다.
구글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요구한 ‘좌표표시 금지’ 조건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일정 부분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조치로 평가되지만, 영상 보안처리 방식이나 국내 서버 설치 여부 등 핵심 쟁점은 남아 있다. 정부 관계자는 “관계 부처가 긴밀하게 협의 중이며, 안보와 산업적 영향 두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정보학 전문가는 “정밀 지도 데이터는 국민 생활 편리성과 산업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지만, 한반도의 특수한 안보 상황에서는 악용될 경우 위험이 훨씬 크다”며 “따라서 이용자 편익을 보장하면서도 서버 국내화, 다층적 보안검증 절차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고려해야 할 핵심 정책 과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단계적 허용을 통해 구글의 활용 범위를 제한하고 보안성 검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독립적 보안검증 기구를 두어 해외 기업의 이행 여부를 상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국내 지도 산업과의 연계 강화를 통해 글로벌 IT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고, 자율주행·스마트시티 등 신산업 생태계를 자국 내에서 선순환시키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반출 신청은 단순한 기업 편의 차원이 아니라 한국의 산업 경쟁력, 국가안보, 그리고 국민 체감 편익을 동시에 건드리는 복합적 정책 사안이다. 정부의 최종 결정은 디지털 주권 확보와 혁신 성장이라는 두 가지 국가 과제를 어떻게 병행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