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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 폐암 판결에 세종 노동계도 환경개선 촉구 - 세종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환기시설 전면 개선·적정인력 배치 요구 - 세종교육청 “여름방학까지 93개교 환기시설 개선…1인당 식수인원 81.8명” - 내년 7월부터 국가 적정 식수인원 기준 마련·교육감 배치기준 수립 의무화
  • 기사등록 2026-09-17 17:43:29
  • 기사수정 2026-09-17 17: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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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학교급식 노동자의 폐암에 대한 지자체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 이후 세종지역 노동계가 17일 세종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기시설 개선과 적정인력 배치를 촉구한 가운데 교육청은 여름방학까지 93개교의 환기시설 개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학교급식 노동자의 폐암에 대한 지자체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 이후 세종지역 노동계가 17일 세종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세종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17일 오후 4시 30분 세종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학교급식 폐암 산재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판결의 취지를 교육당국이 수용하고 학교급식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세종지부와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세종지부로 구성된 연대회의는 이날 급식실 환기시설 전면 개선과 조리실무사 적정인력 배치, 1인당 적정 식수인원 기준 마련 등을 요구했다.


학교급식 노동자의 폐암에 대한 지자체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 이후 세종지역 노동계가 17일 세종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기시설 개선과 적정인력 배치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이 폐암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학교급식 조리노동자 9명이 국가와 광주·전남·부산·경북 등 4개 지자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법원은 해당 지자체의 배상책임을 인정해 피해 노동자들에게 각각 1천만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반면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국가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고 9명은 학교급식실에서 최소 12년 이상 근무했으며 2022∼2024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조리업무와 폐암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받아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노동자들이다.


이번 판결은 산재보험에 따른 보상과 별개로 학교급식 노동자의 작업환경에 대한 사용자 측의 보호의무와 안전배려의무를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1심 판단인 만큼 향후 항소와 상급심 판단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학교급식 노동자의 폐암에 대한 지자체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 이후 세종지역 노동계가 17일 세종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기시설 개선과 적정인력 배치를 촉구한 가운데 교육청은 여름방학까지 93개교의 환기시설 개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사진-대전인터넷신문]

학교급식 노동자의 폐암 문제는 고온에서 튀김·볶음·구이 등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조리흄과 환기시설, 높은 노동강도 등이 산업안전 문제로 제기되면서 전국적인 현안으로 부상했다. 이후 폐암 산재 승인과 환기설비 개선, 건강검진 확대 등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교육당국 간 논의가 이어져 왔다.


강현옥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세종지부장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학교급식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할 최종적인 책임 주체가 바로 사용자인 교육청임을 사법부가 공적으로 선언한 최초의 역사적인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세종교육청을 향해 “이번 판결을 남의 집 불 보듯 하지 마십시오”라며 “사법부의 판결 취지를 온전히 수용하여, 폐암 피해 노동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정당한 배상과 보상 대책을 마련하십시오”라고 촉구했다.


지숙진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세종지부장도 “학교급식실 폐암은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명백한 인재”라며 고온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리흄과 부족한 인력, 높은 노동강도 문제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대회의는 환기설비 개선만으로는 폐암 예방에 한계가 있다며 조리실무사 1인당 식수인원을 낮추고 적정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는 그동안 학교급식 노동강도 완화를 위해 조리종사자 1인당 식수인원을 70명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요구해 왔다. 이번 기자회견 자료에서도 공공기관 조리종사자의 1인당 식수인원은 평균 53.1명 수준인 반면 학교급식은 초·중·고 평균 114∼132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종교육청이 본지 취재에 밝힌 세종지역 수치는 이보다 낮다. 세종교육청에 따르면 조리종사자 1인당 평균 식수인원은 유치원을 포함하면 80.3명, 학교급식만 산정하면 81.8명이다.


세종의 81.8명을 노동계가 그동안 요구해 온 70명 수준과 비교하면 11.8명, 약 16.9% 높은 수준이다. 다만 70명은 현재 법률로 정해진 적정기준이 아니라 노동계의 요구안이라는 점에서 세종의 81.8명이 과도한지를 두 수치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노동계가 제시한 전국 학교급식 114∼132명과 세종교육청의 81.8명 역시 조사범위와 산정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세종의 실제 학교 규모와 조리방식, 급식인원 등을 함께 고려한 적정 배치기준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환기시설 개선을 놓고도 노동계와 교육청의 시각에는 차이가 있다. 연대회의는 세종지역 학교급식실 역시 조리흄과 환기설비 등 구조적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환기시설을 전면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세종교육청은 이에 대해 환기시설 개선사업을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여름방학까지 관내 93개교의 개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는 본지가 지난 8일 이번 판결 직후 취재했을 당시 교육청이 밝힌 ‘약 70% 개선’에서 사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한 시설개선 완료율뿐 아니라 개선된 환기설비가 실제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리흄 등을 충분히 포집·배출하는지 풍량과 풍속, 포집성능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사후관리도 중요하다.


조리인력 배치 문제는 내년부터 법적 관리체계도 크게 달라진다. 지난 2월 19일 개정된 학교급식법은 교육부 장관이 학교급식종사자 1인당 적정 식수인원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국가 기준을 정하도록 했다.


교육감은 이 국가 기준에 따라 지역과 학교 여건 등을 고려해 학교급식종사자 배치기준을 수립해야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학교가 배치기준을 준수하는지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이 같은 학교급식법 제7조 개정규정은 2027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현재 세종교육청의 1인당 평균 81.8명과 노동계가 요구해 온 70명 수준을 둘러싼 논의도 향후 정부가 마련할 국가 기준과 연계해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특히 개정법이 교육감에게 자체 배치기준 수립뿐 아니라 준수 여부 점검과 결과 공개까지 의무화한 만큼 세종교육청도 학교 규모와 급식인원, 조리환경 등을 어떻게 반영해 새로운 배치기준을 마련할지가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학교급식 노동자의 폐암 문제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환기시설 개선과 인력 확충 가운데 하나만 선택하는 방식보다 시설·인력·조리공정·건강관리를 함께 다루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튀김·볶음·구이 등 조리흄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공정의 작업방식을 개선하고 환기설비의 실제 성능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한편 장기간 조리업무 종사자에 대한 건강검진과 이상소견자 추적관리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


산업재해가 발생한 뒤 산재 승인과 손해배상을 놓고 장기간 다투기보다 작업환경의 위험요인을 사전에 줄이는 예방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교육당국과 노동계 모두에게 남겨진 과제다.


이번 판결은 피해 노동자 9명의 손해배상 문제에서 시작됐지만 학교급식 노동자의 안전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책임질 것인가라는 문제를 다시 공론화했다. 세종에서도 노동계의 문제 제기와 교육청의 개선 실적을 단순히 맞세우기보다 남은 환기시설 개선과 실제 성능검증, 객관적인 적정인력 기준 마련을 통해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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