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정치권의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처리 의지를 공식화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잇따라 세종을 찾아 특별법 제정과 국회 세종의사당, 대통령 세종집무실 조성에 힘을 싣겠다고 약속하면서 관련 논의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행정수도특별법 제정과 국회세종의사당·대통령 세종집무실 조성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감대 확산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그래픽. [그래픽·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 AI 제작]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행정수도 완성이 단순히 국가기관 이전에 그쳐서는 안 되며, 국가가 건설한 행정도시에 걸맞은 재정지원 체계와 국가 책임을 제도화하는 후속 입법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행정수도 완성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 이후 20여 년간 정치권에서 이어져 온 국가적 과제다. 현재 세종시는 중앙행정기관과 국책연구기관 이전으로 사실상 행정수도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국회와 대통령 집무 기능이 서울과 세종으로 분산되면서 행정 비효율과 사회적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정치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28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세종의사당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행정수도특별법도 연내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균형발전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하며 지역균형발전 정책도 지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도 행정수도 완성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후보들이 공통으로 행정수도 완성을 약속했지만 제시한 비전과 추진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본지가 후보들의 세종 방문 취재와 공개 발언을 종합한 결과, 김민석 후보는 국회의 궁극적인 세종 전면 이전과 관습헌법 논리의 재검토를, 정청래 후보는 당대표 취임 즉시 행정수도특별법 추진 착수를 핵심 약속으로 제시했다. 송영길 후보는 세종 당원들과 만나 행정수도 완성과 국가균형발전을 주요 의제로 제시하며 충청권 권리당원들과 소통했다.
김민석 후보는 지난 27일 세종시청을 방문해 조상호 세종시장과 행정수도특별법 제정,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대통령 세종집무실 조성 등 세종시 핵심 현안을 논의했다.
김 후보는 "행정수도 완성은 민주당의 역사적 책무"라며 "정부는 세종에 있고 국회는 서울에 있는 현재 구조도 비효율적인데 국회를 다시 나눠 운영하는 것은 더 큰 비효율인 만큼 궁극적으로 국회 전체가 세종으로 이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종시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개헌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개헌 이전에도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있다"며 "20년 동안 세종시가 사실상 행정수도 기능을 수행해 온 현실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해 관습헌법 논리의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행정수도 문제를 포함한 개헌 과제를 민주당이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청래 후보는 지난 28일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묘역을 참배한 뒤 세종시청에서 조상호 시장과 만나 "당대표가 되면 행정수도특별법 추진에 바로 착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는 "세종시 발전은 세종시민만의 염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국가적 과제"라며 "지방선거 공약은 물론 세종시 공약도 직접 챙기고 행정수도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될 수 있도록 당 차원의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AI 산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 지역 정주여건 개선 등 국가 경쟁력 강화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송영길 후보도 세종에서 당원 간담회를 열고 지역 권리당원들과 만나 행정수도 완성과 국가균형발전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다만 김민석·정청래 후보와 달리 송 후보 측은 세종 방문과 관련한 공식 보도자료나 구체적인 정책자료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아, 본 기사는 현장 취재와 공개적으로 확인된 발언을 중심으로 작성했다.
세종시와 세종시의회도 정치권 설득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상호 시장과 안신일 세종시의회 의장은 정치권 주요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 행정수도특별법 제정과 국회 세종의사당, 대통령 세종집무실 조성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초당적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행정수도 완성이 국가기관 이전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고 본다. 국가 정책으로 조성된 세종시가 국가 핵심 행정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재정특례 확대와 지방교부세 제도 개선, 국가시설 유지관리비 지원, 국가관리지구 지정 등 국가 책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앙행정기관과 국가시설이 집중되면서 도로와 교량, 공원, 녹지, 하천, 교통·안전시설 유지관리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국가기관 상당수가 지방세 비과세 또는 감면 대상이어서 자체 재정만으로는 증가하는 행정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세종시의 현실이다.
이에 따라 행정수도특별법에는 행정수도의 법적 지위 확립뿐 아니라 보통교부세 산정 방식 개선, 재정특례 확대, 국가시설 유지관리 비용 지원, 국가관리지구 지정 등 국가 책임을 명문화하는 방안도 함께 담겨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충청권 경선은 단순히 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절차를 넘어 행정수도특별법 제정,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대통령 세종집무실 조성, 공공기관 추가 이전, 국가균형발전, 나아가 세종시의 구조적인 재정 문제 해결까지 누가 가장 구체적인 비전과 실행력을 제시하는지를 검증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후보들이 모두 행정수도 완성을 약속한 만큼 지역 권리당원들은 선언적 구호보다 특별법 처리 일정과 입법 전략, 국가 재정지원 확대, 지방교부세 제도 개선, 국가관리지구 지정 등 세종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실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결국 충청권 첫 경선은 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절차를 넘어 행정수도 완성과 국가균형발전의 방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되고 있다. 후보들이 세종에서 밝힌 약속이 경선 과정의 선언에 그칠지, 행정수도특별법 제정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재정특례와 국가 책임 강화 등 실질적인 입법과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민주당 새 지도부의 실행력과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에 달려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