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후보직을 자진사퇴했다. 지명 이후 의원·장관 겸직과 배우자, 기본소득당 운영, 과거 비공개 정파 활동 등을 둘러싸고 국민의힘과 검증 공방을 벌여온 용 후보자는 민주당의 거취 결단 요청을 사퇴 배경으로 밝혔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에서 입장을 밝히는 모습을 재구성한 이미지. 용 후보자는 13일 장관 후보직을 자진사퇴하면서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민주당의 거취 결단 요청 등을 사퇴 배경으로 밝혔다. [그래픽·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AI 제작]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14일 만에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용 후보자는 13일 오전 11시3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불과 사흘 전인 10일까지만 해도 자신과 기본소득당을 둘러싼 의혹을 직접 반박하며 인사청문회를 통한 소명 의지를 보였지만, 민주당이 거취에 대한 결단을 요청하면서 결국 후보직을 내려놨다. 용 후보자가 직접 밝힌 사퇴 결정의 핵심 배경은 민주당의 ‘결단 요청’이었다. 그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여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라며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기서 멈추는 것이 더불어민주당과 기본소득당, 그리고 민주진보진영 내 연대의 정신을 이어 나가는 데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간 이어진 검증 공방에서 가장 먼저 부각된 쟁점은 현역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장관직까지 맡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였다. 용 후보자 측은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적으로 허용돼 있으며 비례대표 의원에게만 다른 원칙을 적용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의원직에서 사퇴하면 비례대표 후순위 후보가 의원직을 승계한다는 점도 들었다.
국민의힘은 법적으로 겸직할 수 있다는 것과 국무위원 후보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맞섰다.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장관직까지 맡는 것을 두고 정치적 기득권을 동시에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며 적격성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용 후보자는 사퇴 회견에서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직접 언급했다. 법적 가능 여부와 별개로 겸직 논란이 최종적인 거취 판단에 영향을 미쳤음을 용 후보자 스스로 밝힌 것이다.
두 번째 쟁점은 배우자와 기본소득당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의 배우자가 기본소득당 당직자로 근무하며 급여를 받은 점과 용 후보자가 거액의 당비를 납부한 사실 등을 연결해 이른바 ‘가족정당’ 문제를 제기하며 당 운영의 적절성과 도덕성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 후보자 측은 배우자가 받은 급여는 실제 근무에 따른 정당한 임금이며 월급은 약 250만원 수준이었다고 반박했다. 자신이 납부한 당비가 배우자의 급여로 돌아가는 구조라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절세를 위해 거액의 당비를 냈다’는 의혹에도 약 3억원의 당비를 납부하고 받은 세액공제가 약 3,600만원이었다며, 절세가 목적이었다면 오히려 당비를 내지 않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했다고 반박했다. 배우자의 육아휴직 지원금 문제에 대해서도 관련 절차에 따라 육아휴직을 신청했고 법적 요건을 충족해 지원받았다며 이른바 ‘꼼수 수령’이라는 주장을 부인했다.
기본소득당의 국고보조금과 일부 시·도당 운영 실태도 검증 대상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일부 시·도당 사무실과 운영 실태 등을 거론하며 실질적인 시·도당 조직을 갖추고 있었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본소득당 측은 소수정당의 현실을 외면한 공세라고 반박했다. 분기별 국고보조금이 약 900만원으로 상근자 1명의 인건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며 제한된 재정 여건 속에서 당을 운영해 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책연구소가 시민단체 사무실 월세를 지원했다는 주장에는 지원금을 지급한 것이 아니라 실제 사무공간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사용 면적 등에 따라 비용을 분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자리 지원금 문제에도 관련 사업에 적법하게 신청해 선정됐고 고용 규모와 청년 고용 유지 등 요건을 충족해 지원받은 것이라며 부정수급이라는 주장을 부인했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개별 행위가 법적 요건을 충족했다는 해명만으로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소수정당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정당 운영의 투명성과 공적 자금 사용, 후보자와 가족의 관계 등은 국무위원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기준에서 따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세 번째 주요 쟁점은 용 후보자의 과거 비공개 정파 활동이었다.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가 과거 참여했던 비공개 정치조직과 해당 조직을 둘러싸고 제기된 성차별적·위계적 문화 문제를 거론했다. 특히 성평등 정책을 총괄할 장관 후보자가 이 같은 조직문화와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 검증해야 한다며 후보자의 적격성 문제로 연결했다. 용 후보자는 비공개 정파에서 활동한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해당 조직은 2017년 해산했으며 이후 비공개 정파에서 사용했던 명칭이 여러 정치활동에 흩어져 사용됐을 뿐, 2020년 창당한 기본소득당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자신이 ‘낙태금지와 혼전순결’을 신념으로 삼았다는 취지의 주장에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낙태죄 폐지와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에 찬성해 왔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조직 내 성차별적·위계적 문화를 침묵하거나 방조했다는 주장에도 문제의식에 공감해 성평등 모임과 성평등 조직문화 특별기구 등을 운영하며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평등 분야 의정활동이 부족했다는 지적에도 육아휴직 불이익 방지, 친밀관계폭력, 스토킹, 생활동반자 등 여성·청소년·가족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하고 젠더폭력 사건 대응에 참여했다는 점을 들어 반박했다. 아이돌봄과 피해 청소년 보호 관련 법안에 반대했다는 지적에는 아이돌봄 자체가 아닌 개정안의 공공성 문제 때문에 반대했고, 피해 청소년의 경우 보호자에게 연락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 범위를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의 해명 이후에도 부적격론을 거두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제기해온 부적격론은 크게 세 갈래였다.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지, 배우자와 당비·국고보조금 등을 포함한 기본소득당 운영이 국무위원에게 요구되는 도덕성과 투명성에 부합하는지, 과거 비공개 정파 활동과 조직문화 논란이 성평등가족부 장관의 자질과 양립할 수 있는지였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용 후보자가 사퇴한 13일에도 의원·장관 겸직과 배우자 당직, 과거 비공개 정파 활동 등을 거론하며 “국민이 원하지 않는 인사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소신이 아니라 오만의 극치”라고 주장하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결과도 부적격론의 근거 가운데 하나로 인용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용 후보자의 장관 적합 응답이 13%였다는 결과를 제시하며 지명 철회를 압박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용 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적합 13%, 부적합 61%, 의견유보 26%였다.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9.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12일과 13일 연이어 논평을 내고 용 후보자의 자질과 의원·장관 겸직, 기본소득당 운영 문제 등을 거론하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특히 13일에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본소득당 등과의 연대를 언급한 것을 겨냥해 “시도당 편법 운영과 정당보조금 사용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기본소득당과의 연대를 언급하는 것이 과연 집권 여당의 정상적인 판단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용 후보자는 국민의힘이 제기한 의혹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거나 소수정당의 현실을 왜곡한 정치공세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사퇴 회견에서도 “후보자 검증은 포기한 채 소수정당의 어려운 형편을 조롱하고 폄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태와 사실 확인은 뒷전으로 미루고 반론권조차 보장하지 않은 일부 언론들의 악의적인 왜곡 보도가 끝없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떳떳하지 않은 것이 없었기에, 국민 앞에 하나하나 소명하고 싶었다”며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끝내 인사청문회 일정을 잡는 데 응하지 않아 국민에게 직접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용 후보자의 주장이다.
다만 인사청문회를 앞둔 국무위원 후보자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대응한 방식에 대한 비판은 받아들였다. 용 후보자는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며 “제 부족함이다.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결국 14일간의 검증 공방은 국민의힘이 ‘개별 행위의 위법 여부만이 아니라 국무위원에게 요구되는 도덕성과 국민 눈높이까지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용 후보자는 ‘적법한 정당·정치활동을 소수정당이라는 이유로 왜곡하고 있다’고 맞서는 구도로 전개됐다.
그러나 용 후보자가 10일 기자회견에서 인사청문회를 통한 소명 의지를 밝힌 지 사흘 만에 민주당이 거취 결단을 요청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용 후보자는 여당도 우려하는 상황에서 국무위원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결국 청문회에 서기 전에 후보직을 내려놨다.
사퇴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해소된 것은 아니라며 추가적인 책임을 요구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용 후보자의 사퇴를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하면서 “후보직에서 물러났다고 해서 그간의 불법과 편법 의혹이 덮이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제기된 모든 의혹의 진상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고 철저한 수사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언급한 ‘불법·편법’은 야당이 제기한 의혹으로, 현재 확인된 사실이나 사법기관의 판단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장관 후보직을 내려놓았다고 그동안 제기된 의혹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겸직 문제와 배우자 당직을 둘러싼 이른바 ‘가족정당’, 과거 비공개 조직 활동과 조직문화 문제 등을 다시 거론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장관 후보자이기 전에 현직 국회의원”이라며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끝까지 국민 앞에 소명해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국회의원직에 대해서도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장관 후보자 적격성 문제를 넘어 현직 의원으로서의 소명과 책임까지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의 사퇴를 이재명 정부의 인사 문제와도 연결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과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까지 요구하면서 용 후보자의 사퇴만으로 인사 논란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용 후보자의 장관 후보직 사퇴와 별개로 용 의원과 기본소득당 등 진보세력과의 정치적 연대는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오후 4시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제11차 고위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후보직을 사퇴한 용혜인 의원과 기본소득당 등 진보 세력과의 연대 및 정치 개혁 논의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인사청문회를 충실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용 의원의 장관 후보직 사퇴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용 의원과 기본소득당 등 진보세력과의 연대 및 정치개혁 논의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의원·장관 겸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등을 고려해 용 후보자에게 거취 결단을 요청했지만, 기본소득당 등과의 정치적 연대는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용 후보자 역시 사퇴 회견에서 “지금 여기서 멈추는 것이 더불어민주당과 기본소득당, 그리고 민주진보진영 내 연대의 정신을 이어 나가는 데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퇴를 바라보는 여야의 평가도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사퇴를 그동안 제기해온 부적격론의 연장선에서 평가하며 추가적인 의혹 규명과 책임을 요구한 반면, 민주당은 용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정리하면서도 기본소득당 등과의 정치적 연대는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 후보자는 “대통령께서 저를 믿고 큰일을 맡겨주셨던 믿음에 감사드리고, 또 그 소임을 미처 다해내지 못하여 송구하다”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저를 돌아보고, 겸허하고 성숙한 자세로 의정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지명 이후 14일간 이어진 장관 적격성 공방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일부 사안에 대해 추가 규명과 책임을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은 기본소득당과의 연대를 계속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치적 공방의 불씨는 남았다.
무엇보다 용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서기 전에 물러나면서 국민의힘이 제기한 각종 의혹과 후보자 측 반박을 국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검증할 기회도 사라졌다. 현 단계에서 제기된 의혹을 확정된 불법·비위로 단정할 수도, 후보자 측 해명만으로 모든 논란이 해소됐다고 판단할 수도 없는 만큼 향후 관련 절차에서 확인되는 사실관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