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세종지역 공공임대아파트 분양전환 과정에서 같은 주택을 평가한 두 감정평가법인의 평가액이 비대위 공개 사례에서 약 9.3% 차이를 보이자 입주민들이 평가 산정 근거와 법인 선정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호려울마을9단지·새샘마을2단지 분양전환 임차인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가 세종시청 앞에서 감정평가 결과의 적정성 검증과 관계기관의 조사를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뒤편에는 감정평가 철회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현수막과 피켓에 담긴 ‘불공정’, ‘유착’ 등의 표현은 비대위 측 주장으로, 관계기관 조사 등을 통해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사진·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AI 편집]
호려울마을9단지·새샘마을2단지 분양전환 임차인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세종시청 앞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분양전환을 위한 감정평가 결과에 문제를 제기하며 관계기관의 검증을 촉구했다. 비대위가 가장 문제 삼는 것은 호려울마을9단지 분양전환 과정에서 동일한 주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두 감정평가법인의 평가액 차이다.
비대위가 현장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용 84㎡ 한 세대는 한 평가법인이 5억2,600만원, 다른 평가법인이 5억7,500만원으로 평가해 4,900만원의 차이가 났다. 또 다른 전용 84㎡ 세대도 각각 5억300만원과 5억5,000만원으로 4,700만원의 격차를 보였다.
전용 59㎡에서도 한 세대가 3억8,600만원과 4억2,200만원으로 3,600만원, 다른 세대는 3억6,700만원과 4억100만원으로 3,400만원 차이가 났다는 것이 비대위 측 설명이다.
본지가 비대위 공개 수치를 토대로 최고평가액을 최저평가액으로 나눠 확인한 결과, 4개 사례의 비율은 각각 약 109.32%, 109.34%, 109.33%, 109.26%였다. 낮은 평가액을 기준으로 한 격차가 모두 약 9.3%로 비슷하게 나타난 셈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감정평가의 법정 재평가 기준이다.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제42조는 감정평가금액 가운데 최고평가액이 최저평가액의 110%를 초과하는 경우 시장·군수·구청장이 그 결과를 관계자에게 통지하고 감정평가를 다시 의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흔히 말하는 ‘10% 이상’이 아니라 ‘최고평가액이 최저평가액의 110%를 초과할 때’가 정확한 기준이다.
비대위가 공개한 4개 사례는 모두 110%에 근접했지만 이를 초과하지 않았다. 공개된 수치만 놓고 보면 이 조항에 따른 재평가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는 셈이다. 다만 법정 재평가 기준을 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곧바로 해당 감정평가의 적정성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관련 규정에는 일정한 절차에 따라 종전 감정평가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요구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 있어 재평가 요건 충족 여부와 평가 적정성에 대한 검증 요구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호려울마을9단지는 2014년 세종시 3-2생활권 M5블록에 ‘한양수자인’ 10년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된 단지다. 당시 입주자모집공고에는 765세대 공급으로 명시돼 있다. 비대위는 비교 사례로 대평동 해들마을5단지의 분양전환 감정평가 결과도 제시했다. 비대위가 공개한 4개 사례에서 두 감정평가법인의 평가액 차이는 약 0.5~3.2% 수준이다.
비대위는 “일반적으로 감평사간 금액 차이는 3% 내외”라며 호려울마을9단지에서 공개 사례 모두 약 9.3%의 차이를 보인 이유와 평가 산정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비대위가 언급한 ‘3% 내외’는 법령에서 정한 감정평가 편차 허용기준이 아니다. 해들마을5단지와 호려울마을9단지 역시 감정평가 시점과 위치, 주택 특성 등이 달라 두 단지의 평가액 차이만으로 어느 감정평가가 적정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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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는 기준시점뿐 아니라 해당 주택의 동·층·향, 거래·비교사례 선정, 가격시점 수정과 개별요인 등 여러 요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번 논란의 핵심은 두 단지의 평가액 자체를 단순 비교하는 데 있지 않다. 같은 주택을 평가한 두 법인의 결과가 비대위 공개 4개 사례에서 모두 약 9.3%의 유사한 격차를 보인 이유와 각각 어떤 평가요인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냈는지가 검증 대상이다.
이에 대해 세종시는 두 감정평가법인의 평가 기준시점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업시행자가 추천한 감정평가법인과 임차인 측이 추천한 감정평가법인이 각각 감정평가를 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실제 법인 선정 및 의뢰가 어떤 행정절차를 거쳐 이뤄졌는지는 관련 공문 등을 통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시는 재평가 문제에 대해서도 법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비대위 공개 사례의 최고·최저 평가액 비율은 약 109.3%로 법정 재평가 기준인 110%를 넘지 않는다. 시 관계자는 재평가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감정평가액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감정평가는 기준시점과 당시 주변 거래사례 등 시장 상황을 반영하기 때문에 평가 시점 등이 달라질 경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
또 시 관계자는 이번 감정평가액이 현재 주변 유사 공동주택의 실제 거래가격과 비교하면 수천만원가량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비교 대상 단지와 개별 거래의 면적·층·향 및 감정평가 기준시점 등이 동일하지 않은 만큼 현재 실거래가격만으로 이번 감정평가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번 분양전환 대상은 시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약 33세대다. 이 수치는 세종시 관계자의 통화 답변에 따른 것으로, 최종 분양전환 대상 세대수는 관련 행정자료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비대위는 평가액 차이와 함께 감정평가법인 선정 과정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세종시청 앞에 설치한 현수막에는 특정 사업자와 감정평가법인을 지목하며 ‘유착 의혹’을 규명하고 감찰·수사해야 한다는 요구도 담겼다.
그러나 이 같은 ‘유착 의혹’은 현재 비대위가 제기한 주장으로, 관계기관의 조사나 수사를 통해 위법·부당한 관계가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두 감정평가 결과가 약 9.3% 차이를 보였다는 사실만으로 평가의 위법성이나 사업자와 평가법인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를 단정할 수도 없다.
비대위는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와 세종시 등에 감정평가법인 선정과 분양전환 문제를 제기하고 민원과 면담을 이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안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결국 두 감정평가법인이 각각 어떤 거래·비교사례를 선정했고 가격시점 수정과 개별요인 등을 어떻게 반영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개된 4개 사례에서 최고·최저 평가액 비율이 모두 109.3% 안팎으로 나타난 이유에 대한 해당 평가법인들의 설명도 요구된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평가액 차이는 분양전환을 앞둔 임차인들의 주택 취득 부담과 직결될 수 있는 민감한 문제다. 법정 재평가 기준을 넘지 않았다는 사실과 감정평가의 적정성에 대한 입주민들의 검증 요구는 별개의 문제인 만큼, 사업자와 감정평가법인이 산정 근거를 충분히 설명하고 관계기관이 관련 절차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논란 해소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