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정부가 설 연휴를 앞둔 2월 13일 고속도로 휴게소 바가지 요금과 서비스 불만 해소를 위해 운영 실태 점검에 나선 가운데, 편의점 할인 부재와 고가 커피 중심 구조, 장기 독점 운영으로 인한 이용객 불편이 구조적 문제로 드러났다.
고속도로 휴게소 내 고가 커피 메뉴와 편의점 제한된 할인 행사 등으로 체감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독점적 운영 구조에 따른 이용객 불편이 지적되고 있는 장면을 AI로 생성한 이미지 [대전인터넷신문]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고속도로 휴계소의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고속도로 휴게소는 장거리 이동 중 반드시 들러야 하는 필수 공간이지만,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비싸고 선택권이 없다”는 불만이 반복돼 왔다. 실제로 휴게소 내 편의점에서는 도심 매장에서 일반화된 ‘1+1’, ‘2+1’ 행사나 할인 상품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동일 제품 가격이 외부보다 높게 책정된 사례도 적지 않다.
이용객들은 특히 음료와 간식류에서 체감 물가 부담이 크다고 지적한다. 일부 휴게소에서는 커피 한 잔 가격이 5천~6천 원대에 형성돼 있지만, 저가 브랜드나 합리적인 가격대의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휴게소 특성상 경쟁 매장이 부족해 사실상 고가 브랜드 위주로 구성된 점이 이용자의 선택권을 좁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현장 점검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커피 매장을 둘러본 뒤 “휴게소 안에는 국민들이 부담 없이 이용 가능한 저가 커피 매장을 왜 찾아볼 수 없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며 가격 구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편의점 운영 방식 역시 외부 상권과의 격차가 뚜렷하다. 김 장관은 “휴게소 밖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1 할인 상품을 휴게소에서는 찾기 힘든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고, 휴게소 서비스 수준이 외부 상권의 경쟁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가격 부담과 서비스 격차의 배경에는 장기 독점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재정고속도로 휴게소 211곳 중 194곳이 민간 임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53곳은 공개경쟁 없이 동일 업체가 20년 이상 운영 중이다. 이 중 11곳은 40년 가까이 동일 사업자가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경쟁이 제한된 환경에서는 가격 인하나 서비스 개선 유인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휴게소 이용객들이 “비싸도 선택지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이용한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도 이 같은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가격 상승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다단계 수수료 구조가 꼽힌다. 휴게소 입점 매장들은 평균 33%, 최대 51%에 달하는 수수료를 운영업체에 납부하고 있으며, 이 비용이 음식과 상품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다. 높은 임대·수수료 부담이 결국 이용객에게 전가되는 셈이다.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가 일부 휴게소를 장기간 운영하는 구조 역시 공정성 논란을 낳고 있다. 해당 단체는 자회사를 통해 7개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40년 가까이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김 장관은 “공공시설 운영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휴게소 운영구조 개편 TF를 구성하고 제도 전반을 점검 중이다. 주요 개선 방향으로는 ▲장기 독점 해소를 위한 공개경쟁 확대 ▲임대·수수료 구조 합리화 ▲가격 정보 공개 강화 ▲저가 메뉴와 합리적 가격대 매장 확대 ▲편의점 할인·프로모션 도입 유도 등이 검토되고 있다.
김 장관은 “휴게소는 국민들이 가격과 서비스 수준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공간”이라며 “휴게소가 ‘비싸고 만족스럽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이용하는 곳’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과 편의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구조 개편이 실제 경쟁 확대와 가격 인하로 이어질 경우, 명절과 휴가철마다 반복돼 온 ‘휴게소 바가지 논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결국 휴게소가 독점 공간이 아닌 생활 편의 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경쟁과 투명성을 높이는 구조 개선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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