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경찰청은 제일기획과 함께 12월 18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8주간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과 수사를 위해 범인 목소리를 제보받는 대국민 캠페인 ‘VOICE WANTED’를 전국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한다.

경찰청(경찰청장 직무대행 유재성)은 보이스피싱 범죄의 구조적 특성을 고려할 때 국민 제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 아래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단기간에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특성이 있어, 수사기관 단독 대응만으로는 범죄 확산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범인들이 사용하는 전화는 해외 중계망이나 대포폰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 단계에서 범죄를 인지하고 차단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체감한 ‘의심 목소리’ 정보가 중요한 단서가 된다.
국민 제보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일상 속에서 가장 먼저 노출되는 대상이 시민이기 때문이다. 실제 피해 발생 이전에도 유사한 전화나 음성 패턴을 경험하는 사례가 적지 않지만, 그동안은 이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할 창구가 제한적이었다. 경찰청은 국민이 직접 범인 목소리를 제보하는 구조를 통해, 피해 이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 중심의 범죄 대응 체계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국민 제보가 활성화되고 성문 데이터가 축적될 경우, 보이스피싱 사전 예방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복 사용되는 범인 음성의 억양, 말투, 발화 속도, 특정 표현 등을 데이터화하면 유사 범죄 유형을 조기에 식별할 수 있고, 금융기관이나 통신사와 연계해 의심 통화에 대한 경보 체계 구축도 가능해진다. 이는 향후 인공지능 기반 음성 분석 기술과 결합해 보이스피싱 전화의 실시간 탐지와 차단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
경찰청은 이번 캠페인으로 확보된 보이스피싱범 성문 데이터를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에 제공해 장기적인 연구와 분석에 활용할 계획이다. 축적된 데이터는 개별 범죄자 특정뿐만 아니라, 동일 조직이 사용하는 음성 패턴 분석을 통해 범죄 조직망을 드러내고 여죄를 추적하는 데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도 시행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미 통합대응단 출범 이후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 금액이 모두 감소하는 성과가 확인된 상황에서, 이번 캠페인은 예방 단계까지 대응 범위를 넓히는 역할을 한다. 특히 포스터와 QR 코드를 활용한 직관적인 참여 방식은 국민 접근성을 높여 단기간 내 인지도 확산과 제보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보이스피싱은 한 기관만의 노력으로는 근절이 어렵다”며 “국민 제보를 통해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범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힘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이번 ‘VOICE WANTED’ 캠페인이 일회성 홍보를 넘어, 국민 참여형 범죄 예방 모델로 자리 잡아 보이스피싱 대응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국민 제보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보자 보호에 대한 제도적 보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이스피싱 범죄 특성상 제보자가 실제 통화 당사자인 경우가 많아, 수사 과정에서 반복적인 연락이나 추가 진술 요구, 개인정보 제공 등이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이러한 과정이 개인의 사생활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경우, 국민 참여형 캠페인의 취지와 달리 제보 자체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범죄 피해로 이어지지 않은 ‘의심 단계’의 목소리 제보까지 적극 유도하기 위해서는, 제보자의 신원 노출 최소화와 수사 협조 범위의 명확한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 또는 비식별화된 음성 데이터 제공을 원칙으로 하고, 추가 수사 협조는 제보자의 명확한 동의가 있을 때만 진행하는 방식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경우 캠페인의 실효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이 안심하고 제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성문 데이터 축적 속도도 빨라지고, 이는 곧 보이스피싱 수법의 조기 탐지와 사전 차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홍보 효과를 넘어, 제보자 보호와 데이터 활용 원칙이 함께 정립될 때 ‘VOICE WANTED’는 지속 가능한 범죄 예방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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