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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세 노인 성당 기부 3억 원 반환 소송 제기…의사능력 두고 공방 - 치매 진단 전후 거액 기부 놓고 가족 측 문제 제기 - 교구 “자발적 기부” 주장…법적 책임 부인 - 법원 판단에 따라 기부금 처리 향방 결정될 전망
  • 기사등록 2025-12-16 07: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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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88세 노인이 성당에 기부한 3억 원을 둘러싸고 기부 당시 의사능력에 문제가 있었다는 가족 측 주장과 자발적 결정이었다는 교구 측 입장이 맞서며 법적 다툼으로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88세 노인이 성당에 기부한 3억 원을 둘러싸고 반환을 요구하는 가족과 성당측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된 사진임. [제작-대전인터넷신문]

뉴스랭키 공지란을 통해 회원사에 제보 형태로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김모 씨(88)는 2024년 7월 25일 대구의 한 성당 주임신부와 ‘주일학교 발전과 운영 보조’를 위한 기부 협약서를 작성하고, 교구 법인 계좌로 3억 원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별다른 수입이 없는 고령자인 김 씨에게 생활비와 병원비 부담이 발생하자 가족들이 해당 기부 사실을 인지하게 됐고, 김 씨가 치매 진단을 받은 상태에서 이뤄진 기부라는 점을 문제 삼아 교구에 기부금 반환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교구 측은 “기부자는 스스로 판단해 결정을 내렸고, 기부금은 이미 주일학교 운영에 사용돼 반환이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 가족은 “3억 원은 아버지가 평생 모은 거의 전 재산에 해당한다”며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이뤄진 거액 기부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당시 교구 측에서 가족 동의 여부를 확인하려 한 정황이 있었다”며, 내부적으로도 고령자의 판단 능력에 대한 의문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가족들은 2025년 12월 10일 현재 대구지방법원에 기부금 3억 원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기부 당시 김 씨가 계약의 의미와 결과를 인식할 수 있는 정상적인 의사능력을 갖추고 있었는지 여부다.


교구 측은 이에 대해 “원고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구 설명에 따르면 김 씨는 당초 5억 원 기부를 희망했으나, 주임신부가 생활비를 남겨둘 것을 권유해 정식 절차를 거친 뒤 최종적으로 3억 원 기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씨가 직접 교구 법인 계좌로 3억 원을 이체했고, 기부 완료 후 김 씨가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가 진행됐으며, 해당 기부금은 약정대로 주일학교 운영에 사용됐다는 입장이다.


또 교구 측은 김 씨가 의사무능력자였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으며, 성년자가 스스로 결정한 기부에 대해 가족의 동의는 법적으로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 씨는 협약서 작성 약 한 달 전 ‘인지능력 저하’ 판정을 받았고,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진단서가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같은 해 9월 실시된 검사에서는 MMSE 6점, GDS 6단계로 ‘중기 치매 단계’에 해당한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기도 소재 한 노인병원 전문의는 “경도인지장애는 일부 일상생활이 가능할 수 있으나, MMSE 6점과 GDS 6단계는 안전과 일상생활 유지를 위해 보호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수준”이라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소송대리인은 “협약 당시 김 씨는 중증도의 인지장애 상태에 있었고, 행위의 의미나 결과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정신적 능력이 부족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은 사정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교구 측이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계약을 진행했다면, 해당 기부는 법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기부금은 부당이득에 해당해 반환돼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다만 민법 제554조 등에 따르면 실제로 이행된 증여는 계약으로 성립돼 강한 법적 효력을 갖고, 증여 해제 역시 엄격하게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기부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지거나 계약의 전제가 된 사실관계가 중대하게 변경된 경우에는 부당이득 반환이나 증여 해제 법리가 적용될 여지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번 사안은 고령자의 거액 기부를 둘러싼 의사능력 판단과 종교단체의 확인 책임 범위를 가늠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원이 김 씨의 건강 상태와 기부 당시 판단 능력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기부금 반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향후 판결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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