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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10년…제재자 95% ‘금품수수’, 부패신고 보상 상한 폐지 - 10년간 위반신고 1만7,455건·제재 2,983명…2025년 신고 역대 최저 - 29일부터 공공재정 회복액 30% 기준 보상…기존 30억 원 상한 없애 - 뷔페 평균 6만2천 원인데 직무관련 축의금 5만 원…달라진 물가와 현실
  • 기사등록 2026-09-28 1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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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대전/최대열기자] 청탁금지법이 28일 시행 10년을 맞은 가운데 지난 10년간 법 위반으로 제재받은 사람의 약 95%가 금품수수 위반으로 나타났고, 29일부터는 부패신고 등의 보상금 30억 원 상한도 폐지된다. 법이 청탁·접대 관행을 바꾸는 제도적 기반으로 자리 잡은 만큼 금품수수 적발의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달라진 물가와 사회관행을 어떻게 제도에 반영할지가 다음 10년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 10년, 달라진 현실과 다음 과제.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위반 신고는 2018년 4,386건에서 2025년 1,280건으로 감소했지만, 10년간 제재자의 약 95%는 금품수수 위반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AI 제작]


국민권익위원회가 28일 발표한 공공기관 청탁금지법 운영실태 점검 결과에 따르면 2016년 9월 28일 법 시행 이후 2025년 말까지 헌법기관과 중앙행정기관, 지방정부, 공직유관단체, 각급 학교·학교법인 등 약 2만4,000개 기관에 접수된 위반 신고는 모두 1만7,455건이다.


유형별로는 부정청탁 신고가 9,346건으로 전체의 약 54%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금품수수 7,558건으로 약 43%, 외부강의 초과사례금 수수 551건으로 약 3% 순이었다. 연도별 신고는 2018년 4,386건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으며 2025년에는 1,280건으로 법 시행 이후 가장 적었다. 2018년과 비교하면 약 70.8% 감소한 규모다.


권익위는 지난 10년간 신고 건수와 제재 인원이 감소한 추세를 청탁금지법의 규범력이 강화된 결과로 풀이했다. 다만 신고 감소가 신고되지 않거나 적발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한 전체 위반행위의 동일한 감소를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신고·적발·제재 통계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 제재 단계에서는 금품수수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10년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제재받은 사람은 모두 2,983명으로 이 가운데 금품수수로 제재받은 사람은 2,828명, 전체의 약 94.8%에 달했다.


2025년 제재 인원은 340명으로 2024년 446명보다 106명, 약 23.8% 감소했다. 신고와 제재 인원이 장기적으로 줄어든 것과 별개로 실제 제재자의 대부분이 금품수수에 집중됐다는 점은 금품수수 근절이 여전히 법 집행의 핵심 과제임을 보여준다.


김기선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은 “지난 10년 동안 신고 건수와 제재 인원이 감소한 추세는 청탁금지법 규범력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되지만 금품수수가 신고 건수와 제재 인원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향후 금품수수 관행에 대한 반부패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도 집행 과정의 허점도 확인됐다. 권익위는 현지점검 등을 통해 2025년 위반행위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 통보를 누락한 부적절 사례 7건을 확인해 해당 기관에 시정조치를 요구했으며 이행 여부도 관리할 예정이다. 법 시행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권익위의 시행 10년 대국민 인식도 조사에서 설문 참여자의 약 87%가 법 시행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향후 제도 운영 개선 과제로는 약 61%가 ‘위반행위 적발 및 처벌 강화’를 꼽았다. 법 시행 효과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위반행위에는 보다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가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분야별 공정성 체감에도 차이가 있었다. 법 시행으로 직무수행이 공정해지고 있다는 긍정적 응답은 행정 분야 약 75%, 교육 분야 약 73%였지만 언론 분야는 약 57%에 그쳤다. 법 적용 대상에 언론사 임직원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언론 분야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 체감도를 높이는 문제 역시 남은 과제다. 이처럼 위반행위 적발과 처벌 강화 요구가 높은 가운데 부패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한 보상체계도 청탁금지법 시행 10년 다음 날인 29일부터 크게 달라진다.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부패방지권익위법 시행령과 공익신고자 보호법 시행령, 공공재정환수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따라 앞으로 신고자 보상금은 보상대상가액 규모와 관계없이 30%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보상대상가액은 신고로 직접적인 공공기관 수입의 회복·증대 또는 비용 절감이 발생하거나 그에 관한 법률관계가 확정된 금액이다. 기존에는 보상대상가액에 따라 4~30%의 차등 지급률이 적용됐다.


특히 부패신고와 공공재정환수법 위반 신고 등에 적용되던 30억 원의 보상금 지급상한이 폐지된다. 단순 계산하면 신고를 통해 공공기관이 100억 원을 회복할 경우 30억 원, 200억 원이면 60억 원, 1,000억 원이면 300억 원이 보상금 산정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지급액은 신고 내용의 정확성, 증거자료의 신빙성, 신고자의 기여도 등에 따라 감액될 수 있다. 이번 변화는 부패방지권익위법의 보상기준을 준용하는 청탁금지법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신고에도 적용된다.


공익신고는 기존에도 보상금 지급상한이 없었다. 따라서 이번 개정을 모든 공익신고의 30억 원 상한이 새롭게 폐지된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개정된 지급기준은 29일 이후 보상금 지급을 신청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은 “부패행위, 공익침해행위 등에 대한 신고는 부패를 적발하고 공공의 이익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번 시행령 개정이 신고자의 기여에 상응하는 보상으로 이어져 적극적인 신고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고와 적발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시행 10년 동안 달라진 경제·사회적 환경을 현행 가액 기준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도 검토할 시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결혼식 축의금이다. 한국소비자원의 2026년 결혼서비스 가격 조사에서 식사 형태별 평균가격은 뷔페식 6만2천 원, 한상차림 5만5천 원, 코스식 11만9천 원으로 나타났다. 2025년 12월 조사에서도 전국 예식장 1인당 식대 중간가격은 5만8천 원이었지만 서울 강남지역은 9만 원에 달했다. 반면 청탁금지법상 직무관련성이 있는 공직자 등에게 사교·의례·부조 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현금 축의금·조의금의 가액 범위는 현재 5만 원이다. 화환·조화는 10만 원까지 가능하다. 여기서 ‘공직자는 누구에게든 축의금을 5만 원까지만 낼 수 있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청탁금지법에서는 당사자의 신분뿐 아니라 직무관련성 여부가 중요한 판단 요소다. 예컨대 시장이나 국장 등 지방자치단체 간부가 해당 기관을 취재하는 출입기자의 결혼식에 개인적으로 축의금을 내는 경우다. 시장·국장과 해당 기관 출입기자 사이에는 취재·브리핑·자료제공 등 업무상 접촉이 지속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청탁금지법상 직무관련성 여부는 직무 내용과 당사자 관계, 제공 경위·시기, 사적 친분 등을 종합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직무관련성이 인정된다면 사교·의례·부조 목적으로 허용되는 현금 축의금은 5만 원까지다. 따라서 직무관련성이 인정되는 출입기자에게 시장이나 국장이 현금 축의금 10만 원을 제공하는 경우 단순히 ‘결혼식 축의금’이라는 이유만으로 허용된다고 볼 수 없다. 반대로 기자가 취재 대상인 시장이나 국장 등 공직자에게 축의금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직무관련성을 따져야 한다. 반면 직무관련성이 없는 오랜 친구나 일반 지인 관계라면 경조사비 5만 원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감사·평가·인허가·계약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가액 기준 이내라고 해서 언제나 허용되는 것도 아니다.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사교·의례·부조 목적 자체가 인정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결혼식 식대와 축의금도 직접 연동되지 않는다. 실제 권익위에는 ‘결혼식 식대가 9만 원인데 공직에 있는 혼주에게 축의금은 최대 5만 원인가’라는 취지의 질의가 제기됐지만 권익위는 직무관련성이 인정되는 경우 축의금 가액 범위는 5만 원이며 결혼식 식대는 축의금 상한과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식대가 10만 원이니 축의금도 10만 원까지 허용해야 한다’거나 ‘10만 원 상당의 결혼식 식사를 제공받으면 곧바로 법 위반’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청탁금지법이 경조사비를 제한하는 목적은 예식장 식대를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고액의 경조사비가 직무관련 금품 제공의 통로로 이용되는 것을 막는 데 있다.


그럼에도 시행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현행 가액 기준의 적정성을 다시 살펴볼 필요성은 있다. 법 시행 당시와 비교해 물가와 외식비, 결혼서비스 가격과 경조사 문화가 달라졌고 일부 기준은 이미 사회·경제적 여건을 반영해 조정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음식물 가액 범위는 법 시행 당시 3만 원에서 현재 5만 원으로 조정됐다. 반면 현금 축의금·조의금은 현재 5만 원이다. 두 기준의 성격은 다르지만 변화한 경제 현실과 제도 수용성을 고려해 가액 기준의 적정성을 주기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렇다고 물가 상승을 이유로 축의금 등 허용금액을 일률적으로 높이는 것이 해법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특히 시장·국장과 출입기자처럼 업무상 지속적인 접촉이 이뤄지는 관계에서는 일반적인 지인 사이의 경조사보다 공정성 논란에 민감할 수 있다.


따라서 시행 10년 이후의 제도 개선은 단순한 ‘상한 인상’보다 직무관련성과 이해충돌 위험에 따라 기준을 보다 정교하게 만드는 방향도 검토할 수 있다. 물가·경조사 비용과 실제 위반 통계를 일정 주기로 평가해 가액 기준의 유지·조정 여부를 검토하되, 인허가·계약·입찰·감사·평가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시장·국장과 출입기자 사이의 경조사비처럼 일상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사례에 대해서는 권익위가 직무관련성 판단 요소와 허용·금지 사례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금액만 제시하기보다 ‘어떤 관계에서 왜 허용되거나 제한되는지’를 명확히 해야 법을 몰라 위반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사회적 관계가 위축되는 문제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고액 금품수수와 공공재정 부정처럼 공익 침해 가능성이 큰 영역에서는 신고와 적발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29일부터 시행되는 신고자 보상금 30억 원 상한 폐지와 보상대상가액 30% 기준 적용은 이러한 방향의 변화로 볼 수 있다.


결국 시행 10년을 맞은 청탁금지법의 다음 단계는 모든 규제를 일률적으로 강화하거나 완화하는 데 있지 않다. 일상적인 사교·의례 영역에서는 변화한 물가와 사회관행을 객관적으로 살피되, 직무관련성이 높은 관계와 고액 금품수수·공공재정 부정에는 보다 엄격한 기준과 신고·보상체계를 적용하는 정교한 접근이 요구된다.


지난 10년이 청탁금지법을 우리 사회에 정착시키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얼마까지 허용할 것인가’를 넘어 ‘누구와 어떤 관계에서 무엇을 제한할 것인가’를 보다 명확히 하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한 현실에 맞는 합리적인 기준과 반부패라는 법의 원칙을 함께 지켜내는 것이 청탁금지법의 다음 10년을 좌우할 과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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