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이향순] 1979년 연구자 주거시설로 건립됐다가 2012년 안전 문제로 폐쇄된 이후 14년째 방치되고 있는 대전 유성구 도룡동 출연(연) 공동관리아파트 부지의 활용 논의가 다시 본격화됐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3일 국회 토론회를 열고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과 기술사업화, 창업을 연계하는 혁신거점 조성 방안을 제시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연(연) 공동관리아파트 노후 부지 활용 방안' 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대전 유성구 도룡동 공동관리아파트(왼쪽)와 토론회 모습. 1979년 건립된 공동관리아파트는 2012년 퇴거 이후 14년째 유휴시설로 남아 있으며, 국가전략기술 R&D 혁신거점(SBM)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사진=NST·네이버 지도 로드뷰 캡처]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이사장 김영식)는 3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출연(연) 공동관리아파트 노후 부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주제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조승래·장철민·박용갑·황정아 의원과 대전시가 공동 주최하고 NST가 주관했다. 장기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대덕연구개발특구 공동관리아파트 부지의 미래 활용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동관리아파트는 대전광역시 유성구 도룡동 431번지 일원에 위치한 부지로, 면적은 약 2만6천㎡(약 7,950평)이다. 1979년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과 해외 과학자의 정주 여건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됐으며, 아파트 10개 동 174세대와 부속시설을 갖췄다. 그러나 시설 노후화로 안전진단 D등급을 받은 뒤 2012년 입주민이 모두 퇴거했고 현재까지 유휴부지로 남아 있다.
대덕특구는 정부출연연구기관과 KAIST 등 국내 대표 연구기관이 집적된 국가 연구개발의 핵심 거점이다. 하지만 특구 중심부에 위치한 공동관리아파트 부지는 장기간 방치되면서 안전 우려와 도시 미관 저해, 연구공간 활용 측면에서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동안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는 여러 차례 진행됐지만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공동 소유기관 간 협의와 개발 방식, 재원 마련, 운영 주체 설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NST는 국가사업 반영 등을 추진하며 사업 구체화를 모색해 왔으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다시 공론화에 나섰다.
현재 부지는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7개 기관이 공동 소유하고 있다.
이날 주제 발표에서는 부지를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과 연구성과 확산을 위한 사이언스 비즈니스 메카(SBM·Science Business Mecca) 로 조성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SBM은 연구개발부터 기술이전, 기술사업화, 창업, 투자 연계까지 지원하는 과학기술 혁신 플랫폼으로, 공동연구시설과 AI 기반 연구지원 시스템, 기업 협력공간, 창업지원시설, 청년 및 해외 우수 연구자를 위한 정주 기능을 함께 갖춘 복합 혁신거점을 목표로 한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김명수 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정부와 연구기관, 대전시, 언론계 관계자들이 사업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김봉기 한국기계연구원 부원장은 "공동관리아파트는 수십 년간 개발 필요성이 제기돼 온 대덕특구의 오랜 숙제"라며 "SBM이 과학 AI 통합 플랫폼과 지역 발전을 연계한 혁신거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존 시설과의 역할 분담, 이용자 수요를 반영한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와 재원 모델을 초기부터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락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행정원은 "출연연의 연구공간 부족과 연구자 창업·정주 수요를 고려해 공동연구 공간과 창업지원시설, 청년 및 해외 우수 연구자를 위한 주거시설을 함께 조성해야 한다"며 "토지 용도 변경과 운영·소유 구조를 선제적으로 정리하고 대전시도 사업비와 운영비 분담, 행정절차 추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충현 대전시 과학협력과장은 "공동관리아파트 부지는 장기간 방치돼 안전 우려와 민원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개발이 시급하다"며 "대전시는 민선 9기 공약사업으로 추진 중인 만큼 용도지역 변경과 기반시설 조성 등 지방정부의 역할을 책임 있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조종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기관혁신정책과장은 "공동관리아파트 부지는 개별 출연연의 연구공간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기관 간 공동연구와 기술사업화를 촉진하는 국가 플랫폼으로 설계돼야 한다"며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과거 지연 요인을 해소하고 사업 당위성과 재원 계획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기 디지털타임스 ICT과학부장은 "중앙정부와 대전시, 국회가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NST도 전담조직과 전문인력을 확보해 사업의 연속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대덕특구의 강점을 살린 과학기술 창업 거점으로 특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황정아 의원은 "세계적으로 AI와 첨단과학기술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R&D 핵심 거점의 공간을 더 이상 방치할 여유가 없다"며 "공동관리아파트 부지를 국가전략기술 R&D 혁신거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우 NST 경영지원본부장은 "공동관리아파트 부지는 오랜 유휴 자산에서 국가전략기술 R&D의 새로운 거점으로 거듭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관계기관 및 7개 소유기관과 협력해 사업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NST는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기본 구상을 구체화하고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실제 사업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국비 확보와 용도지역 변경, 소유기관 간 협의, 운영체계 마련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14년 동안 멈춰 있던 공동관리아파트 부지가 단순한 유휴부지 재개발을 넘어 대한민국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과 기술사업화, 창업 생태계를 이끄는 혁신거점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향순 기자 lhs2486150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