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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시행 첫날…하청노조 407곳 원청 교섭 요구, 사용자성 판단 쟁점 - 221개 원청 대상 8만여 명 참여…금속·건설·서비스 등 산업 전반 확산 - 정부 “원청이 임금·근로조건 실질 결정한 경우에만 교섭 대상 가능” - 노동위 교섭단위 분리 31건 신청…원청 책임 범위 놓고 노사 논쟁 전망
  • 기사등록 2026-03-11 18: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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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개정 노동조합법(일명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인 10일 전국 407개 하청 노동조합(약 8만1천명)이 221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정부는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임금이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한 경우에만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부터 하청노조 407곳이 원청교섭을 요구하면서 혼란이 가증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해 일부는 민주노총에서 나머지는 ai이미지로 생성한 자료임. [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고용노동부는 10일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첫날 현장 상황을 집계한 결과, 전국 221개 원청 사업장을 대상으로 407개 하청 노조·지부·지회가 단체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교섭 요구에 참여한 조합원 규모는 약 8만1600명이다.


노동단체별로 보면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민주노총은 218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357개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했으며 조합원 규모는 약 6만7200명으로 집계됐다. 금속노조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한국지엠 등 16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36개 하청 지부·지회가 교섭을 요구했고 조합원은 약 9700명이다.


건설산업연맹은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90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약 1만7000명 규모의 교섭 요구를 제기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대학 청소노동자와 콜센터 노동자 등을 중심으로 교섭을 요구했고 서비스연맹은 백화점·면세점, 택배(CJ대한통운 등), 우정사업본부 등 서비스 분야에서 교섭 요구가 진행됐다.


한국노총도 일부 교섭 요구에 참여했다. 한국노총은 포스코, 쿠팡CLS, 서울교통공사, 한국철도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9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42개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했으며 조합원 규모는 약 9200명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상급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하청 노조도 일부 교섭 요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실제 교섭 절차에 들어간 사업장도 일부 나타났다. 노동부에 따르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개시한 곳은 한화오션, 포스코, 쿠팡CLS, 부산교통공사, 화성시 등 5곳으로 확인됐다.


또 같은 날 하청 노조 등은 노동위원회에 총 31건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제출했다. 교섭단위 분리는 원청과 하청 간 교섭 범위를 별도로 설정하는 절차로, 노동위원회는 먼저 원청의 사용자성을 판단한 뒤 현장의 구체적 상황을 고려해 분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번 개정 노동조합법의 핵심은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을 상대로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이 법은 노동계에서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며 원청 책임 확대 여부를 두고 정치권과 산업계 사이에서 오랜 논쟁을 이어온 사안이다.


다만 모든 교섭 요구가 실제 교섭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임금 문제와 관련해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임금 수준 등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하거나 결정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금은 원칙적으로 계약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서 결정되는 사항이지만, 원청이 노무도급 계약 등을 통해 임금 수준을 사실상 결정했다는 근거가 있을 경우에는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새롭게 제시된 기준이 아니라 지난 2월 24일 발표된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과 동일한 내용이라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해석지침은 “임금은 계약 당사자인 계약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서 결정되는 것이 원칙이며 계약 외 사용자가 임금을 실질적으로 결정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원청의 관리 행위가 어느 수준까지 사용자성으로 인정될지에 대한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원청이 작업 일정이나 공정 관리, 안전 기준 등을 제시하는 것은 일반적인 도급 관리로 볼 수 있어 사용자성 판단 기준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와 기존 판례의 입장이다.


다만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임금 수준을 직접 설계하거나 인사·배치·근태 관리에 실질적으로 개입하는 경우에는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원청이 특정 노동자의 징계나 교체를 직접 지시하고 하청업체가 이를 사실상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근로조건에 대한 실질적 지배로 판단될 수 있다.


대법원 역시 사용자성 판단 기준으로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했는지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제시해 왔다. 따라서 단순한 작업 지시나 공정 관리만으로는 사용자성이 인정되기 어렵지만 임금·인사·근로조건 전반을 사실상 원청이 결정하는 구조라면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조선, 자동차, 건설, 물류 등 사내하청 비중이 높은 산업에서는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범위에 따라 노사관계 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청 책임 범위가 확대될 경우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이 강화되는 반면 산업계에서는 기업 부담 증가와 노사 갈등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개정 법 시행 초기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섭 요구 현황을 주기적으로 공개하고 지방노동관서 전담팀을 통해 교섭 진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사용자성 판단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경우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를 통해 신속한 유권 해석을 제공할 방침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계는 대화가 제도화된 만큼 연대라는 가치 아래 질서 있는 교섭이 진행될 수 있도록 산하 조직을 지도해 달라”며 “경영계도 원·하청 상생이 궁극적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함께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첫날부터 전국 산업 현장에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이어지면서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범위와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 확대 여부가 향후 노사관계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판단에 따라 원청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 인정될지 산업계와 노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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