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세종특별자치시 선수단이 제107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메달 10개를 획득하며 종합 13위를 기록했지만, 상당수 전력이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등 대학 선수에 의존하고 초·중·고 동계스포츠 육성 정책이 사실상 부재한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세종시체육회의 동계스포츠 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본 이미지는 세종시 동계체육 육성정책의 구조적 문제를 표현하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세종특별자치시 선수단(단장 오영철)은 지난 2월 25일부터 28일까지 강원특별자치도와 경상북도 일원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 참가해 금메달 5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 등 총 10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13위(173점)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결과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인구 규모가 가장 작은 세종시가 거둔 성적으로 일정 부분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세종시체육회가 과거 대회 당시 배포한 보도자료와 비교하면 메달 획득 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세종시체육회가 2024년 제105회 전국동계체육대회 당시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 선수단은 당시 이번 대회보다 더 많은 메달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107회 대회에서는 총 10개의 메달에 그치면서 성적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이 때문에 지역 체육계 일각에서는 단순한 성과 홍보에 그칠 것이 아니라 동계 종목의 장기적인 육성 정책과 훈련 인프라, 유소년 선수 발굴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시체육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세종시 체육의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에서 세종 선수단은 빙상 종목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피겨스케이팅 종목에서는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를 획득했고,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서도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추가하며 안정적인 성적을 이어갔다.
또 인라인스케이팅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5남매 선수’ 가운데 바른초등학교 5학년 천재혁 선수가 2000m 종목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주목을 받았다.
스키 종목에서도 성과가 이어졌다. 소담고등학교 2학년 김태훈 선수와 글벗중학교 1학년 김지수 선수 남매가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각각 금메달을 획득했다.
아이스하키에서도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팀이 세종 대표로 출전해 결승에서 서울 광운대학교를 큰 점수 차로 제압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세종터틀스 12세 이하팀 역시 경북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선전했고, 강팀 대구선발팀과의 경기에서는 아쉽게 패해 8강 진출에 만족했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영철 세종시체육회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강한 세종 체육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열악한 인프라 속에서도 끊임없는 연습과 도전을 이어온 선수단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종목 육성에 더욱 힘쓰고 선수단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성과를 두고 지역 체육계 안팎에서는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메달 성과 상당 부분이 대학 선수단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아이스하키 금메달은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팀 전력에 기반한 것으로 사실상 대학 팀 성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피겨스케이팅 역시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소속 선수들이 졸업하거나 연고를 옮길 경우 세종시 전력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즉 특정 대학 전력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장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훈련 환경 역시 종목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빙상 종목은 세종에 상설 국제규격 빙상장이 없지만 세종과 대전 빙상장을 활용한 훈련이 가능하다. 반면 스키와 스노보드 등 설상 종목은 지역 내 훈련시설이 전무해 강원권 전지훈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원 체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세종시체육회가 지급하는 훈련비는 하계 종목 70만 원, 동계 종목 32만 원 수준이다. 그러나 지역 빙상장을 이용하는 선수와 강원 지역으로 전지훈련을 가야 하는 선수에게 동일 금액이 지급되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설상 종목 선수들의 경우 교통비와 숙박비, 훈련장 사용료 등 상당 부분을 개인 부담으로 충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유소년 육성 기반이다. 현재 세종에서는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체계적인 동계스포츠 육성 정책이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대부분의 시·도는 특정 종목을 전략 종목으로 지정해 학교 운동부와 연계한 육성 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세종에서는 이러한 장기 전략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종 동계스포츠는 학교 체육 기반이 아닌 일부 개인 선수와 대학 전력에 의존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체육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대학 전력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선수 졸업이나 팀 이동이 발생할 경우 성적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초·중·고 단계에서 선수 발굴과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동계체육 경쟁력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세종시체육회가 단기적인 대회 성과 홍보에 집중하기보다 유소년 선수 육성과 장기 로드맵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세종시는 메달 10개를 획득하며 일정한 성과를 거뒀지만, 대학 전력 의존과 유소년 육성 부재, 훈련 인프라 부족 등 구조적 문제 역시 동시에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 성과 홍보에 머무르지 않고 학교 체육 기반 확충과 장기적인 동계스포츠 육성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본지는 세종시 동계스포츠 정책의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세종시체육회를 상대로 ▲동계 종목 선수 지원 기준 ▲훈련비 지급 및 집행 내역 ▲종목별 전지훈련 지원 현황 ▲초·중·고 동계스포츠 육성 정책 ▲동계 종목 장기 육성 계획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자료가 공개되는 대로 세종시 동계체육 정책의 실질적인 지원 구조와 예산 집행의 형평성, 유소년 육성 정책의 부재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하는 후속 기획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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