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국토교통부는 1월 10일 서산~영덕고속도로 남상주IC 인근에서 발생한 연쇄 다중추돌 사고(사망 5명, 부상 10명, 차량 20대 피해)와 관련해 긴급감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도로공사의 제설 미실시와 초기 대응 지연 등 다수의 관리 부실을 확인하고 기관경고와 관련자 문책을 요구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1월 20일 발생한 서산~영덕 고속도로 연쇄추돌 현장. [사진-국토부 제공]
이번 사고는 1월 10일 오전 6시 10분부터 7시 2분 사이 인근 구간에서 세 차례 발생했다. 1차 사고는 영덕방향에서 화물차 전복으로 시작됐고, 이후 청주방향에서 추가 추돌 사고가 잇따르면서 인명 피해가 확대됐다. 국토부 감사 기준 피해 규모는 사망 5명, 부상 10명이며 화물차 등 차량 20대가 파손됐다.
국토부 감사 결과 사고 구간을 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 보은지사는 결빙 위험이 예보된 상황에서도 제설제 예비살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전 강우로 노면이 젖어 있었고 기온 하강이 예상돼 살얼음 발생 가능성이 높았지만, 기상 판단 착오로 사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난 대응 체계도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정 수준 이상의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재난대책본부를 구성해야 하지만, 세 번째 사고 이후에야 가동됐다. 이 과정에서 지휘부가 관할 구간 내 미제설 구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추가 제설작업이 지연된 점도 지적됐다.
운전자 안전조치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사고 당일 기상청이 어는비 우려를 알렸음에도 차량 속도를 최대 50%까지 감속하도록 안내하는 가변형 속도제한표지(VSL)가 표출되지 않았다. 또한 제설차 접근이 지연되는 상황에 대비해 설치된 자동 염수분사장치가 있었지만, 가동 여부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본사 차원의 관리 문제도 드러났다. 도로공사는 노면온도와 결빙 여부 등 실시간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도로기상관측망을 구축하고 있었지만, 상황실 근무자 교육이 부족해 해당 정보가 제설 판단에 충분히 활용되지 못했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국토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토대로 한국도로공사에 기관경고 조치를 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며, 제설업무를 부적정하게 수행한 관련자에 대한 문책도 요구했다. 아울러 감사 결과를 수사기관에 제공해 사고 원인과 과실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참고하도록 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고속도로 제설과 안전관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확인된 위법·부당 사례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사망자가 발생한 대형 사고에도 조직 차원의 조치가 기관경고에 그친 점을 두고 처분 수위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고가 사전 제설과 초기 대응 등 기본적인 관리 단계에서의 미흡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온 만큼, 향후 수사 결과와 재발방지 대책의 실효성이 책임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안은 겨울철 결빙 대응 실패가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기상정보 활용과 현장 대응 체계 전반에 대한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와 함께 제도 개선과 현장 관리 강화가 뒤따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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