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국방부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가 8일 방첩사령부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안보수사·방첩정보·보안감사 기능을 각각 분산하는 권고안을 공식 발표하면서, 논란의 핵심이었던 동향조사 기능은 전면 폐지 수순에 들어가고 연내 방첩사 해체가 본격 추진된다.
49년 방첩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이미지임을 밝힙니다. [제작-대전인터넷신문]
국방부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는 이날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의 활동결과를 통해 국군방첩사령부 개편 방향을 공개했다. 발표는 특별자문위원회 전체 위원장이자 분과위원회 위원장인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이 맡았다. 홍 위원장은 “분과위는 국군방첩사령부 개편과 관련해 국민적 시각에서 심도 있는 개혁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현 방첩체계 전반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미래지향적 대안을 논의했다”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인 만큼 전체 분과위원회 중 가장 먼저 활동결과를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분과위원회가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한 핵심은 방첩사령부의 ‘발전적 해체’와 기능의 전면적 재배치다. 권고안에 따르면 안보수사 기능은 국방부조사본부로 이관된다. 해외 선진국 사례에서도 방첩정보기관이 수사권을 갖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점을 근거로, 정보와 수사 권한이 한 조직에 집중된 구조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방첩정보 기능은 가칭 ‘국방안보정보원’을 신설해 맡긴다. 이 기관은 방첩·방산·대테러 관련 정보활동과 방산·사이버보안 임무를 수행하며, 문민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기관장은 군무원 등 민간 인력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한다. 조직 규모도 기능 이관과 폐지를 반영해 적정 수준으로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보안감사 기능은 가칭 ‘중앙보안감사단’으로 분리된다. 중앙보안감사와 신원조사, 장성급 인사검증 지원을 맡되, 군단급 이하 일반보안감사는 각 군으로 이관한다. 장성급 인사검증 지원은 중앙보안감사단이 기초자료 수집만 수행하고, 국방부 감사관실의 지휘·통제를 받도록 해 권한 남용 소지를 차단한다. 이와 함께 안보수사·방첩정보·보안감사 기관 간 협업을 제도화하기 위해 ‘안보수사협의체’를 구성해 업무 공유와 연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권고안에서 가장 상징적인 대목은 인사첩보, 세평수집, 동향조사 등 과거부터 문제로 지적돼 온 기능의 전면 폐지다. 위원회는 이들 기능이 정치적 중립성 논란과 인권 침해 우려의 근원이 돼 왔으며, 민주적 통제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방첩사가 수행해 온 동향조사는 기무사 시절부터 민간 사찰 논란과 맞물려 사회적 갈등을 키워온 대표적 영역으로, 이번 개편을 통해 제도적으로 정리하겠다는 의미다.
기능 분산과 함께 통제 장치 강화도 권고안의 한 축이다. 내부 통제로 국방부 내 국장급 기구인 가칭 ‘정보보안정책관’을 신설해 국방안보정보원과 중앙보안감사단, 국방정보본부의 업무를 지휘·통제하고 군의 정보·보안 정책을 총괄하도록 했다. 신설 기관들의 감찰 책임자는 군무원 또는 외부 인력으로 보임해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한다. 외부 통제로는 국방안보정보원의 활동기본지침을 제정해 국회에 보고하고 정기적인 업무보고를 의무화하며,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준법감찰위원회를 설치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도록 했다.
국방부는 이번 권고안을 토대로 세부 조직편성안을 마련해 법·제도 정비와 부대계획 수립을 병행하고, 2026년 내 완료를 목표로 방첩사령부 개편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기능 분산을 통해 방첩사의 과도한 권한 집중 구조를 해소하고 각 기관의 전문성을 살린 효율적 안보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해체 과정에서도 안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계적 이관과 인력 재배치를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해체 논의가 급물살을 탄 배경에는 방첩사를 둘러싼 오랜 권한 남용 논란과 함께 최근의 정치적 파장이 겹쳐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비상계엄 국면과 관련해 방첩사가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정황이 제기되며, 군 정보기관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다시 거론하고 있다. 다만 이 사안은 현재 수사와 조사로 사실관계가 가려질 사안으로, 개입 여부는 공식 결과로 확정될 문제라는 점에서 단정은 경계돼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국방부 역시 “방첩사 해체는 특정 사건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 권한 집중과 민주적 통제 미흡이라는 장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편”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방첩사가 정치 개입과 민간 사찰 논란의 중심에 반복적으로 서며 국민적 신뢰를 상실해 왔다는 점은 이번 결정의 직접적 동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는 논의 과정에서 “현 체계로는 국민 신뢰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공유했고, 부분 개편이 아닌 해체와 기능 재설계라는 강도 높은 처방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첩사 해체는 한 조직의 폐지에 그치지 않고 군 정보·보안·수사 체계를 ‘분리와 통제, 전문화’로 재설계하는 국가적 전환점이 되고 있다. 동향조사 전면 폐지와 문민통제·외부감시 장치 도입이 선언에 머물지 않고 제도와 관행으로 정착될 수 있을지, 그리고 개편 과정에서 안보 공백을 최소화할 실행력이 뒷받침될지가 향후 개혁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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