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 기자] 12일 열린 세종시의회 제102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날 발생한 긴급현안질문을 “절차 무시한 의회 운영”이라며 규탄 성명을 발표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즉각 반발하며 본회의장은 한때 고성이 오가는 긴장 상황에 빠졌다.
국민의힘 세종시의회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에서 홍나영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절차와 원칙을 무시한 의회 운영을 규탄하며, 시민을 위한 건설적 의정활동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하면서 전날 발생한 긴급현안질문 파행에 대한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제102회 정례회 첫날 발생한 일련의 사태는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한 의회 운영의 민낯을 드러냈다”고 비판하며, 김현미 의원이 긴급현안질문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회의규칙 제82조 2항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은 “긴급현안질문은 제적의원 5분의 1 이상 찬성과 운영위원회 협의가 필수 절차지만 이번 질의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생략했다”며 “의장은 이를 묵인한 채 본회의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장에게 송부된 자료는 공식 문서가 아닌 비공식 참고자료였고, 사전 통보가 없이 답변을 요구한 것은 부당하다”며 “시장 측의 절차적 하자 지적은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강조했다.
12일 열린 제102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모습.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성명에는 김현미 의원을 겨냥한 강한 비판도 담겼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의원은 공무원에게 고압적 태도를 보였고 퇴근 후 쪽지 전달 등 조례 위반 행위를 반복했다”며 “의원으로서 품위를 지키고 자중하라”고 말했다. 성명 낭독이 끝나자 본회의장에서는 민주당 김현미 의원이 “의원이 시장을 옹호하나?”라며 강하게 항의했고, 의장석에서는 임채성 의장이 “정숙하십시오”라고 제지하며 긴장을 가라앉히려 했다.
임채성 의장은 회의 말미 발언을 통해 “시정질문은 시민을 대신해 시장에게 묻는 자리이며, 시장의 답변은 시민께 드리는 답변과 같다”고 강조하며 집행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이번 긴급현안질문은 법적 절차에 따라 의결을 거쳐 진행된 것이며, 시장의 불출석으로 불가피하게 발생한 사태”라며 “의회를 경시하는 집행부 행태를 지적하는 것은 의장의 당연한 소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불참을 둘러싼 반복되는 갈등에 대해 “시정질문은 지방자치의 기본이자 시장의 책무인데, 행사성 일정을 이유로 답변 자리에 지속적으로 불참하는 것은 시민에 대한 책임 행정을 저버리는 일”이라며 “의회와 집행부 모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시민을 우선하는 성숙한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의장은 전날에도 긴급현안질문 불출석 문제와 관련해 별도의 의장 성명을 발표하며 “의회는 이미 지난해 연간 일정을 시청에 통보했고 모든 절차를 완료했다”며 “시장의 불출석은 의회의 권한을 훼손하고 지방자치의 근본을 흔드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절차 논란을 넘어 의회와 집행부 간 신뢰 붕괴로 확전하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국민의힘은 “정치적 공세보다 협치가 우선”이라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시장 불출석이 문제의 본질이며 시민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맞섰다. 재정 위기라는 중대한 현안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격화되면서, 시민들이 기대하던 정책 논의 대신 정치적 파행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긴급현안질문 파행을 둘러싼 여진은 의회와 집행부 간 협력 기반을 뒤흔들며 향후 정례회 운영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재정 위기라는 핵심 현안이 정쟁 속에 묻히고, 시민 앞에서 정치적 대립만 부각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의회에 대한 신뢰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야 모두가 시민을 위한 정책 논의라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성숙한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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