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세종특별자치시가 세종보 인근 국가하천을 무단 점유한 환경단체를 4일 경찰에 고발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 철거 논쟁, 정부 부처 이전 문제, 시민단체 활동이 교차하며 지역 정치지형에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15일 세종보 가동을 주장하는 최민호 시장과 이를 반대하는 환경단체간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세종시가 환경단체의 농성 천막 자진철거를 초구하고 있는 모습 [대전인터넷신문]
세종보 가동을 반대한 시민단체가 기자회견하는 모습.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세종시는 세종보 철거를 요구하며 농성 중인 환경단체에 대해 9월부터 10월까지 원상복구명령 사전통지, 의견청취 절차, 최종 철거명령을 진행했으나 이행되지 않아 세종남부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시는 현장 방문과 자진철거 요청도 병행했으나 단체가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번 조치가 특정 시민단체를 겨냥한 대응이 아니라 공공시설 보호와 행정질서 유지를 위한 법적 절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하천 불법점유 행위에 대해 적법한 법 절차에 따라 조치한 것”이라며 “공공이익 침해 및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번 고발에 따라 세종남부경찰서는 고발장 검토 후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은 단체의 점용 방식과 기간, 행정명령 불이행 여부, 고의성, 공공성 침해 여부 등을 확인하고 관련자 조사, 현장 점검, 행정문서 확보 등을 진행할 전망이다. 법조계는 “점용 사실과 행정명령 불응이 확인될 경우 수사 착수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형사처벌 여부는 자진철거 여부, 공익 주장, 정치·사회적 파장 등을 함께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천법상 무단 점용 시 최대 2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이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사안은 환경운동 성격과 공공시설 관리 문제가 충돌한 사례로, 행정적 해결 노력과 사회적 협의 절차가 병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환경단체는 강력히 반발하며 현장에서 직접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단체는 “세종보 철거는 생태계 회복과 수질 개선을 위한 시민 요구”라며 “정당한 환경활동을 범죄시하는 조치”라고 반박했다. 또한 “행정 처분 이전에 환경정책적 대화를 시가 먼저 열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국정감사에서도 첨예하게 다뤄진 바 있다. 지난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이광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세종보는 경관 조성과 오리배 같은 친수시설 운영을 위한 시설이었고, 농업용수 확보 목적이 아니라는 점은 정부 자료와 환경과학원 분석으로 이미 확인됐다”며 철거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유지관리비만 연간 최소 16억 원, 순손실이 약 4억 8천만 원에 달한다”며 “경제성·환경성·안전성 모두에서 철거가 타당하다는 결론이 이미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민호 시장은 “세종보는 단순한 친수시설이 아니라 농업용수 이용과 수질 관리에 영향을 주는 구조물”이라며 “보 가동이 중단되면 농가들이 지하수 관정을 사용해야 하는 등 불편이 발생한다”고 반박했다. 최 시장은 “세종시 구간 물 관리 권한은 지방정부에 있어야 하며 세종보는 보존·가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대청댐·미호강으로 수계 관리가 가능하며 본류 금강 구간에서는 가뭄이 없었다”며 농업용수 필요성에 대한 반박도 이어갔다. 또 “환경단체가 500일 넘게 농성 중인데 시장이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며 “정권 바뀔 때마다 정책이 뒤집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부산 사하구갑)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세종보 정책이 뒤집혀 세종시가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방정부의 직접 관리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정치의 극단적 양극화와 진영 논리가 국민과 지방정부 모두를 피로하게 만들고 있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존 정책이 부정되고 반대 방향으로 가는 바람에 지방정부가 가장 큰 희생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국가 발전의 핵심인데, 세종보 문제는 그 실패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세종보의 설치 배경을 언급하며 “세종보는 4대강 사업의 일부가 아니라, 노무현 정부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계획에서 비롯된 행정도시 기반시설”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단지 4대강 예산 항목에 포함시켰을 뿐, 본질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세종보를 중단했고, 윤석열 정부는 정상화를 추진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뒤집히는 ‘갈지자 행정’으로 세종시민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오리배 친수시설 보냐, 농업용수 기반 시설이냐’라는 본질적 쟁점과 더불어 재정·환경·정책 일관성 문제가 한꺼번에 맞물리며, 이번 고발 조치 이후 세종보 향방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도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5일 오후 세종보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며, 환경단체는 이 자리에서 요구사항을 직접 전달할 방침이다. 다만 선거권을 가진 시민단체와 정면 충돌은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분석 속에서, 장 대표가 현장에서 민심 청취 중심 접근을 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방문은 해양수산부 이전 문제와 연결된 세종 민심 흐름 속에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최민호 세종시장은 장 대표에게 해수부 이전 반대에 대한 당 차원의 지지를 요청했지만, 장 대표는 이후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해수부와 산하기관의 부산 이전을 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겠다”고 발언해 세종 지역 실망감이 커진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세종보 방문이 민심 회복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세종보 관리 문제와 함께 국가균형발전 의제, 공공기관 이전, 환경단체 관계 설정이 향후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한 지역 정치인은 “법집행, 환경가치, 수도 균형발전, 선거 민심이 동시에 얽힌 사안”이라며 “여당 대표의 메시지와 시민사회 반응에 따라 파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법 절차에 따른 조치를 이어가는 한편, 향후 현장 상황 변화에 따라 후속 행정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다. 환경단체가 자진 철거 여부를 결정하고, 경찰 수사와 여당 지도부 현장 대응이 맞물리며 사태의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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