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8월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한 584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8월 중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수입은 518.9억 달러로 4.0% 줄면서, 무역수지는 65.1억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8월 우리나라 수출이 역대 8월 중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자동차·선박 등 주력 품목이 호조세를 이어간 것이 주요 요인이다. 특히 반도체는 서버용 수요와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27.1% 증가한 151억 달러로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다. 자동차도 전기차·하이브리드차 호조에 힘입어 55억 달러로 역대 8월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은 국제 유가 하락과 공급 과잉으로 각각 18.7%, 4.7% 감소했다. 대신 농수산식품(9.6억 달러, +3.2%), 화장품(8.7억 달러, +5.1%), 전기기기(12.9억 달러, +5.6%) 등은 역대 8월 중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수출 다변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역별로는 아세안(108.9억 달러, +11.9%), CIS(11.2억 달러, +9.2%), 중동(14.0억 달러, +1.0%)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 효과로 110억 달러를 유지했으나 전년 대비 2.9% 감소했고, 대미국 수출은 자동차·기계류 부진으로 12.0% 줄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와 자동차가 수출을 견인했으나,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국 경기 둔화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한다”며 “중소·중견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단기 경영지원, 시장 다변화, 산업 경쟁력 강화 등 3대 대책을 9월 초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지역도 국가적 흐름에 발맞춰 수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의·부강·조치원 산업단지 내 자동차 부품·전자부품 기업들은 아세안과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부강면의 한 자동차 부품 업체는 하이브리드차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5% 이상 수출액을 확대했다.
그러나 대미·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일부 중소기업은 관세와 내수 둔화 여파로 계약량이 줄고 있다. 전동면의 전자부품 기업 관계자는 “미국 관세 강화 이후 발주량이 줄어 내수와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단기적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토로했다.
조성 중인 세종 국가스마트산단은 2차전지 소재, 반도체 장비, 친환경 모빌리티 부품 기업 중심으로 입주를 준비 중이다. 이는 기존 자동차·전자부품 중심 산업 구조를 보완하며 미래 수출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국가산단을 통해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이 연구개발·해외 인증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연계한 지원 체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의 목소리: 물류·인증·마케팅 지원 필요
세종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세종은 대기업보다는 중소 협력업체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글로벌 정책 변화에 더 민감하다”며 “물류비 절감, 현지 인증, 해외 마케팅 등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시는 수출 바우처 사업,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 등을 확대하고 있으나, 인력 부족과 환율 리스크 등 구조적 어려움은 여전하다. 현장의 요구를 세밀하게 반영하는 행정적 지원이 절실하다.
8월 수출은 한국 경제의 회복력을 보여줬지만, 반도체·자동차 의존도가 높다는 구조적 한계도 드러냈다. 세종시 역시 일부 기업은 아세안·유럽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대미·대중국 수출 비중이 큰 기업은 관세와 경기 둔화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
세종 국가산단 조성과 정부의 수출지원정책은 이러한 도전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다. 그러나 현장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세종이 미래형 수출 거점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경영지원과 함께 장기적 체질 개선 전략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