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과학기술출연기관장협의회(과출협)는 8월 26일 입장문을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연구과제중심제도(PBS) 단계적 폐지 방침을 환영했다. PBS 제도의 도입 배경과 부작용을 지적하며, 이번 조치가 출연연이 국가 전략 연구와 대형 성과 창출에 집중할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과 학계, 과학기술계 전반에서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연구과제중심제도(PBS) 단계적 폐지 방침을 두고 과학기술출연기관장협의회가 환영하고 나섰다.
PBS(Project-Based System, 연구과제중심제도)는 1996년 도입됐다. 당시 정부는 출연연의 재정 자립과 연구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연구자들이 정부와 민간 과제를 직접 수주해 운영비와 인건비를 충당하도록 했다. 이는 연구 자율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로 출발했으나,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출연연 연구자들은 안정적 인건비를 확보하기 위해 과제 수주 경쟁에 몰두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기관 고유 임무보다 단기성과 위주의 과제에 치중하게 됐다. 그 결과 ▲대형·장기 연구수행의 어려움 ▲연구자 행정 부담 가중 ▲기관 연구 집중도 저하 ▲청년 연구자 고용 불안정 등의 문제가 누적됐다. 일부 연구자들은 “연구보다 과제 제안서 작성과 행정 대응에 더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과출협은 “PBS 제도가 본래 취지와 달리 연구 몰입을 저해하고, 국가 전략기술 연구를 가로막았다”라며 “단계적 폐지는 출연연이 다시 국가 난제 해결과 사회적 기여에 집중할 수 있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의 기술주도성장 전략이 성공하려면 PBS 폐지를 출발점으로 기관임무특화 R&D 안정적 지원, 운영 자율성 보장, AI 연구 확대, 과학기술인 처우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PBS 폐지는 과제 수주 중심의 왜곡된 구조를 바로잡고, 청년 연구자 고용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계 역시 “행정 부담에서 벗어나 장기·대형 프로젝트 수행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과학기술계 내부에서도 환영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출연연 연구원은 “인건비 안정성이 확보되면 과제 경쟁의 압박에서 벗어나 연구 몰입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우수 인재의 유출을 막고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이번 조치는 의미가 크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장기적 연구비 지원으로 연구기관이 국가 전략 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도 정부의 안정적 예산을 바탕으로 기관 고유 임무 중심 연구를 이어간다. 전문가들은 “PBS 폐지는 한국도 글로벌 선진국형 연구 지원 체계로 전환할 기회”라고 조언한다.
PBS 폐지의 중장기 효과는 크다. ▲연구자 행정 부담 경감과 연구 몰입도 향상 ▲대형 국책과제 추진 강화 ▲청년 연구자 고용 안정 ▲기관 자율성 확대가 기대된다. 나아가 안정적 운영비 지원 구조가 정착되면 한국 연구개발 체계가 단기성과 중심에서 장기 전략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는 AI·반도체·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PBS 폐지 이후 정부가 단순히 제도를 없애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 재원 지원과 연구 자율성 보장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국가 차원의 장기 연구 로드맵을 마련하고 출연연·대학·기업이 협력할 수 있는 제도적 플랫폼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과출협은 “출연연이 앞으로도 국가 난제 해결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PBS 폐지를 계기로 연구자가 온전히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이어지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