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행정안전부가 25일 국무회의에서 올해 12월까지 ‘온AI’를 47개 중앙부처에 확대하는 내용의 ‘세계 최고의 AI 민주정부 실현 전략’을 보고하면서 중앙부처가 밀집한 정부세종청사의 행정업무도 AI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가 25일 국무회의에서 ‘세계 최고의 AI 민주정부 실현 전략’을 보고한 가운데 황규철 인공지능정부실장이 주요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 업무관리시스템 ‘온AI’를 올해 12월까지 47개 중앙부처에 확대하는 등 행정 전반의 AI 전환을 추진한다. [그래픽·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 AI 제작]
행정안전부는 이날 국민주권의 가치를 AI 시대 정부 운영에 구현하기 위해 ‘국민에게 친절한 정부’, ‘국민과 함께하는 정부’, ‘국민의 유능한 정부’를 3대 추진 방향으로 제시했다.
세종에서 주목할 부분은 중앙부처의 일하는 방식 자체를 AI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지능형 업무관리시스템 ‘온AI’를 활용해 법령 검토와 보고서 초안 작성 등 행정업무 전반을 지원하고 올해 12월까지 47개 중앙부처에 도입·확산할 계획이다.
정부세종청사는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중앙행정기관을 이전하면서 조성됐으며 현재 교육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다수의 중앙행정기관이 입주해 있다. 행정안전부도 세종청사 중앙동에 입주해 있다.
이에 따라 온AI의 47개 중앙부처 확산은 정부세종청사 공직사회의 업무 방식에도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법령과 정책자료 검토, 보고서 초안 작성 등 공무원이 반복적으로 수행해 온 업무 일부를 AI가 지원하고 공무원은 정책 판단과 대국민 서비스 등 핵심 업무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공무원이 현장에서 필요한 AI 서비스를 직접 개발할 수 있도록 ‘AI정부실험실’도 운영한다. 현장 담당자가 AI 코딩 도구와 개방 데이터, 공공 API를 활용해 시제품을 개발·검증하고 우수 서비스는 다른 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확산하는 방식이다.
황규철 행정안전부 인공지능정부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AI를 활용한 개발 방식의 장점으로 예산뿐 아니라 서비스 개발기간 단축 가능성을 강조했다.
황 실장은 기존 정보시스템 구축 과정에 대해 “예산 확보하는 데 1년, 개발하는 데 1년, 그다음에 보완해서 서비스하는 데까지 하면 보통 2~3년 정도 시간이 소요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정부실험실 사례와 관련해서는 해커톤에서 이틀 만에 초기 시제품을 구현한 뒤 추가 보완을 거쳐 대국민 서비스 단계까지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AI 전환에 따른 구체적인 예산 절감 효과는 아직 산출되지 않았다. 황 실장도 “수치상으로는 분석은 아직 못 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기대하는 비용·시간 절감 효과가 실제 행정 현장에서 어느 정도 나타날지는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공무원의 업무뿐 아니라 국민이 이용하는 행정서비스도 AI 중심으로 재편된다. 정부는 복지·세금·안전·농업·식약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5대 분야에 AI 대민 상담체계를 구축해 24시간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부24와 국민비서, 혜택알리미도 연계한다. 정부는 이를 하나의 창구에서 개인별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AI국민비서’로 고도화해 국민이 필요한 지원제도를 일일이 찾아야 하는 불편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브리핑에서 임신·출산을 사례로 들었다. 현재는 이용자가 지방자치단체별 교통비 지원이나 양육수당 등 자신에게 해당하는 혜택을 찾아 신청해야 하지만 향후 정보 공동이용과 서비스 연계가 이뤄지면 자격조건을 확인해 해당 국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의 정책 참여에도 AI가 활용된다. 정부는 AI 기반 정책제안 플랫폼 ‘모두의 광장’을 구축해 국민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다양한 의견을 AI로 폭넓게 검토해 정책 결정으로 연결하는 소통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재난안전 분야에서는 ‘국민안전24’를 통해 22개 다국어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이 처한 재난 상황을 AI로 분석해 위험정보를 보다 선제적으로 안내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정부는 공공서비스를 표준화·모듈화해 민간 플랫폼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방침이다. 정부 웹사이트와 앱도 법령과 정책사례 등 공공정보를 AI가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형태로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AI 행정을 담당할 공직자의 역량 강화도 추진한다. 모든 공무원을 대상으로 AI 기초교육을 실시하고 현장의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AI 챔피언’을 양성하는 한편, AI 전문인재 2만 명을 단계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업과 국민의 활용 수요가 높은 핵심·고가치 데이터는 ‘공공데이터 Top 100’으로 선정해 조기 개방하고 중앙부처·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가 데이터를 공유하는 ‘범정부 데이터 파이프라인’도 구축한다.
AI 활용 확대가 행정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정확성과 개인정보 보호, 보안, AI 판단에 대한 책임성 확보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정부도 인간 중심, 투명성과 신뢰, 보안과 안전, 프라이버시 보호 등을 기본 가치로 하는 ‘공공 AI 윤리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가핵심시스템과 대국민 필수 시스템의 재해복구 기준도 마련하고 실전훈련을 강화해 AI 기반 공공서비스가 장애나 재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이번 전략은 AI를 일부 민원서비스에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공무원의 업무와 국민 상담, 복지서비스 안내, 재난 대응, 정책 참여까지 행정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중앙행정기관이 집적된 정부세종청사는 범정부 AI 전환이 실제 공직사회의 생산성과 국민 편의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를 가늠할 주요 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 시스템 도입 자체보다 행정의 정확성과 속도, 국민의 서비스 체감도를 얼마나 개선하느냐가 향후 정책 성과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