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행정수도 세종의 법적 지위를 명문화하기 위한 행정수도특별법의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국회토론회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정치권에서 법안 심사 시점과 여야 합의 필요성, 향후 처리 시나리오까지 구체적으로 제시되면서 하반기 정기국회 입법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조상호 세종시장과 강준현·김종민·황운하 국회의원,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왼쪽부터)이 22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제정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특별법 연내 제정과 여야 합의 필요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주요 참석자들의 발언 장면을 합성한 것이다. [사진·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국가 균형성장의 도약,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제정 토론회’는 이날 오후 2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강준현·김종민·황운하 국회의원과 세종특별자치시, 행정수도특별법 제정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 주최로 열렸다. 세종연구원 국가균형발전지원센터가 주관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특별법 제정의 당위성을 재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회 심사 시점과 여야 합의, 향후 입법 절차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특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운하 의원이 이르면 9월 말 법안 심사가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추석 연휴 이후 국회 논의가 실제 재개될지가 관심을 모았다.
22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제정 국회토론회 참석자들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세종시]
조상호 세종시장은 “오늘 이 자리에 함께 모인 이유는 이제 24년의 기다림을 끝낼 때가 됐기 때문”이라며 특별법 연내 제정을 강조했다. 조 시장은 이날 오전 국무총리를 만나 행정수도특별법 문제를 포함해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과 방향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조 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구상을 언급하며 “이 일이 역사적 대의가 있는 일이라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씀을 항상 마음에 담고 있다”며 “오늘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의 열망을 모아 연내에 행정수도특별법을 제정하고 전국 어디서나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준현 국회의원은 특별법을 세종만을 위한 지역 법안이 아닌 수도권 집중과 국가 불균형 문제를 풀기 위한 국가 차원의 입법으로 규정했다. 강 의원은 “이게 세종시 조례가 아니다. 국가 제정법”이라며 “왜 행정수도가 완성돼야 하고 왜 행정수도특별법이 통과돼야 하는지 수도권 시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행정기관 이전과 국회세종의사당, 대통령 세종집무실 등 그동안의 제도적 변화를 언급하며 “이제 하나 남은 게 법적 지위를 부여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헌법적 쟁점과 관련해서도 “이제 헌재 가면 위헌 판결 나올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강 의원의 판단으로, 2004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행정수도의 법적 지위와 수도 이전을 둘러싼 헌법적 쟁점은 특별법 입법 과정에서 계속 논의되고 있다.
김종민 국회의원은 수도권 1극 체제를 완화하려면 국가기관이 먼저 움직여야 기업과 대학 등 민간 부문의 지방 이전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행정수도 이전을 국가균형발전을 출발시키는 ‘신호탄’에 비유하면서 “마지막 하나의 안건이 남아 있다. 국회에서 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도 반대는 안 할 것 같은데 소극적일 수가 있다”며 “이번에는 꼭 여야 합의로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자”고 강조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과거 행정중심복합도시 관련 입법 과정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졌던 점을 언급하며 초당적인 법안 처리를 주문했다. 최 최고위원은 “여야가 경쟁할 때도 있고 때로 정파적으로 극한 갈등을 빚기도 하지만 이 행정수도 완성에 있어서만은 같이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내에서 그리고 국회에서 노력하겠다. 연내에 여야 합의로 처리되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구체적인 입법 시간표를 제시한 것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운하 의원이었다.황 의원은 “아직은 안 잡혔는데 빠르면 추석 연휴 지나고 9월 말에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법안 심사 일정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이어 “9월에 빨리 이것이 처리가 된다면 정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10월 1일 본회의 때 통과될 수도 있다”며 “그게 여의치 않을 경우 10월은 국정감사 때문에 넘어가야 되고 11월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황 의원이 언급한 9월 말 심사와 10월 본회의 처리는 확정된 국회 의사일정이 아니라 여야 협의와 상임위 심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는 경우를 전제로 한 전망이다. 황 의원은 여야 협의가 장기간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속처리안건 지정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 역시 실제 지정이 결정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입법 지연 시 검토할 수 있는 대응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세종의 행정수도 완성을 충청권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바라봤다. 허 시장은 “이웃 형제로서 세종시가 더 성장하고 또 대한민국의 행정수도로서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대전시가 그리고 대전시장이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협력 의사를 밝혔다.
조승래 국회의원은 행정수도 논의를 세종이라는 행정구역을 넘어 대전·청주·천안·아산 등을 연결하는 ‘행정수도권’ 개념으로 확장할 것을 제안했다. 조 의원은 “행정수도의 완성을 세종시의 문제만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행정수도권의 완성으로 봤으면 좋겠다”며 “세종을 중심으로 세종·대전·청주·천안·아산 등 대도시권이 모이면 행정수도권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각 도시가 모든 자족 기능을 개별적으로 확보하려 하기보다 주변 도시와 기능을 나누고 연계해 함께 성장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안신일 세종시의회 의장은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절실한 마음으로 우리 국회의원 한 분 한 분 그리고 대한민국 시민들에게 이 마음을 전하도록 하겠다”며 “세종시의회에서도 연내 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정치권과 지방정부, 시민사회가 특별법 연내 제정을 위한 공감대를 재확인했다는 점과 함께 실제 국회 처리 시점이 공개적으로 거론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재 국회에는 강준현·김종민·김태년·황운하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과 복기왕·엄태영 의원이 공동 대표발의한 법안 등 행정수도 관련 특별법안 5건이 계류돼 있다.
따라서 정치권이 이날 한목소리로 강조한 ‘연내 제정’이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국토교통위원회의 법안 심사와 여야 협의 등 남은 국회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특히 토론회 현장에서 9월 말 법안 심사 가능성과 이후 처리 시나리오까지 제시된 만큼, 추석 연휴 이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실제 법안 심사 일정을 확정할지와 여야가 합의점을 찾을지가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제정 여부를 가를 첫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