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강미애 세종시교육감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 시도교육감들과 함께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정면 반대하며 현행 내국세 20.79% 연동방식 유지와 교육현장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강미애 세종시교육감을 비롯한 시도교육감들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반대하며 현행 내국세 연동방식 유지와 교육주체가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시도교육감협의회 제공]
정부가 1972년 도입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방식을 개편하기로 하면서 교육계의 반발이 공동행동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향후 내국세가 증가하면 현행 제도에서는 교부금도 함께 늘지만 새 산식에서는 같은 비율로 자동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개편 시점과 재원 배분을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6개 시도교육감의 뜻을 모은 ‘지방교육재정 개편 절대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강미애 세종시교육감도 정부의 개편 추진에 반대하며 시도교육감들과 공동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의 핵심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자동연동 폐지다. 현행 제도에서는 내국세의 20.79% 등이 교부금 재원으로 연동되기 때문에 내국세가 증가하면 초·중등교육에 배분되는 교부금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다만 내국세 연동제와 현재의 20.79% 교부율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내국세 연동구조는 1972년 도입됐지만 교부율은 이후 여러 차례 조정됐으며, 현재의 20.79%는 2020년부터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현행 방식을 폐지하고 전년도 교부금을 기준으로 최근 3개년 연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해 다음 연도 교부금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학령인구 감소가 교부금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도 아니다. 정부는 인건비 등 경직성 지출을 고려해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만 산식에 반영하고, 새 산식으로 계산한 교부금 총액이 전년도보다 줄어들지 않도록 법적 보장장치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논리는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세수가 증가한다는 이유만으로 초·중등교육 교부금이 자동 확대되는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경제성장과 물가, 학생 수 변화를 함께 반영해 교육재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교육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내국세 연동 자체가 사라지면서 발생할 중장기적인 재정 변화다. 현행 20.79% 연동방식을 유지하면 내국세가 증가할 때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자동으로 늘어난다. 연동방식을 폐지하면 앞으로 세수가 크게 증가하더라도 초·중등교육 교부금이 같은 비율로 자동 증가하지 않는다.
특히 이번 개편은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과 맞물려 있다. 정부는 추가세수를 제외한 내국세 20.79%로 계산한 금액과 새 산식에 따른 교부금 사이의 차액을 미래대응기금 내 ‘교육·인재계정’ 재원으로 보장해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생애 전 주기 교육과 미래인재 양성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이번 개편을 단순히 ‘교육예산 삭감’으로만 규정하기는 어렵다. 정부 입장에서는 초·중등교육에 자동 배분되던 재원의 증가분 일부를 다른 교육·인재 분야까지 포함해 재배분하는 교육재정 구조개편의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교육계 입장에서는 내국세가 증가할 때 초·중등교육이 현행 제도에서 확보할 수 있었던 재원 증가분이 제한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결국 국가 세수가 증가할 때 그 증가분을 초·중등교육에 현행 방식대로 자동 배분할 것인지, 영유아·고등·평생교육과 미래인재 양성 등으로 배분 범위를 넓힐 것인지가 이번 논쟁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교육감협의회는 학생 수 감소가 교육재정 수요의 같은 폭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학교 운영과 시설 관리, 교직원 인건비 등 기본적인 재정수요가 지속되는 데다 AI·디지털교육, 학생 맞춤형 교육, 마음건강, 돌봄·안전 등 새로운 교육수요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교부금 총액과 학생 1인당 교부금 증가를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린다. 협의회는 학생 수가 감소하면 교부금 총액이 크게 늘지 않아도 학생 1인당 금액은 산술적으로 증가할 수 있고, 물가와 인건비 등이 상승하면 학교 현장의 실질적인 재정 여력은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미애 세종시교육감은 이번 개편이 안정적인 교육재정 기반을 흔들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교육감은 “개편안 핵심 중 하나가 내국세 연동률 20.79% 폐지”라며 “그동안 내국세 연동률 20.79%를 유지한 이유는 교육재정의 안정은 물론 국가가 보장해 온 의무교육과 무상교육을 지킬 수 있는 근간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의 내국세 연동률을 폐지할 경우, 교육의 보편성이 크게 훼손되고 예측 불가능한 교육 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위험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육감은 개편 내용뿐 아니라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교육현장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무엇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육 현장을 직접 책임지는 시·도교육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럽다”며 “교육의 근간을 걱정할 만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공론의 장을 제대로 만들지 않고, 소통이 아니라 불통의 행정을 보여준 것은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교부금 개편 과정에서 교육 현장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시·도교육감의 실질적인 참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감협의회도 이번 개편이 단순한 교부금 산정방식 변경이 아니라 지방교육재정의 근간을 바꾸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현행 내국세 연동률 20.79%를 유지하고 시도교육감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를 구성해 교부금 산정방식과 지방교육재정의 적정 규모·안정성, 미래교육 수요 등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라고 요구했다.
교육감들의 반발은 성명 발표에 그치지 않았다. 협의회는 첫 공동행동으로 25일 예정됐던 시도교육청 예산과장 회의를 보이콧했다. 정부가 개편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지 않을 경우 교원·학부모·교육시민사회 등과 연대를 확대하고 16개 시도교육청이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세종교육 역시 이번 제도 변화의 영향을 받게 된다. 다만 현 단계에서는 새 산식을 적용했을 때 세종시교육청의 구체적인 재정 증감 규모가 제시되지 않은 만큼 ‘세종교육 재정이 줄어든다’고 단정하기보다 현행 방식과 개편안에 따른 재정 차이를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세종은 학교 운영과 교육시설 유지·확충뿐 아니라 AI·디지털교육, 학생 맞춤형 교육과 돌봄 등 지속적인 교육재정 수요가 있는 만큼 새 산식이 실제 세종교육 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향후 지역 차원에서도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대목이다.
강 교육감은 “정부는 50년 넘게 유지해 온 교육재정 구조의 의미를 다시 한번 숙고하기를 바란다”며 “교육 자치를 훼손하는 개편 과정을 바로잡는 동시에, 시·도교육감과 교육계의 광범위한 참여로 이뤄지는 사회적 숙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앞으로 교육재정 개편과 관련해 시·도교육감님과 함께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의 쟁점은 교육재정의 절대액 감소 여부에만 있지 않다. 정부가 새 산식에서도 교부금 총액이 전년보다 줄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를 곧바로 ‘교육예산 삭감’으로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내국세가 증가할 때 초·중등교육으로 자동 배분되던 재원의 증가분을 앞으로도 현행 방식대로 보장할 것인지, 이를 영유아·고등·평생교육과 미래인재 양성 등으로 재배분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정부와 교육계가 이 재정 배분 원칙을 놓고 공식적인 협의 구조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교부금 개편 논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