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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생전예수재, 국가 무형유산으로 지정…전통 의례 계승 박차 - 생전예수재 보존회 보유단체로 인정…서울 사찰 연합 기반 - 영산재 이병우 전승 교육사, 19년 공로로 명예보유자 지정 - 19세기 윤달 세시풍속, 역사·학술·대표성 입증
  • 기사등록 2025-07-15 10: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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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종합/최대열기자] 국가유산청은 살아 있는 자가 사후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불교 의례인 「봉은사 생전예수재」를 국가 무형유산으로 신규 지정하고, 이를 전승해온 (사)생전예수재 보존회를 보유단체로 인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아울러 「영산재」 전승 교육사 이병우 씨는 명예 보유자로 지정됐다.


살아 있는 자가 사후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봉은사 생전예수재 현장. [사진-봉은사]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15일 「봉은사 생전예수재」를 국가 무형유산으로 지정하고, 이를 전승해온 (사) 생전예수재 보존회(대표 김종민, 원명)를 보유단체로 인정했다. 「봉은사 생전예수재」는 살아 있는 이가 사후 극락왕생과 업장 소멸을 기원하며 봉행하는 불교 의례로, 조선 후기 『동국세시기』에 윤달 풍습의 하나로 기록되는 등 역사성과 대표성을 인정받았다.


생전예수재(生前預修齋)는 ‘살아 있는 동안 미리 제를 올린다’는 의미를 지닌 불교 의식으로, 불보살과 선망 부모, 조상에게 공양과 염불을 올리며 자신의 해탈과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수행의 일환이다. 고려 시대 이전부터 전래한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윤달에는 현실과 저승의 경계가 허물어진 시기라 여겨져 예수재를 지내는 풍습이 활발했다. 


『동국세시기』(1849년 편찬)에는 “윤달에는 생전예수재를 지내는 이가 많다”라고 기록돼 있다. 이 의식은 개인의 공덕 수행을 넘어 가족과 공동체가 함께 참여해 신앙과 공덕을 나누는 행위로 발전하며 전통사회에서 중요한 불교 의례로 자리매김했다.


이병우 명예보유자

이번에 보유단체로 인정된 (사)생전예수재 보존회는 봉은사를 포함한 서울 소재 5개 사찰이 연합해 2017년 6월 발족한 단체다. 이들은 생전예수재의 원형을 보존하고 정기적인 의례 봉행,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전통 의례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해당 단체가 재의 연행 능력과 전승 기반, 공동체적 운영 의지 등을 두루 갖췄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함께 명예 보유자로 지정된 이병우(경암, 서울 서대문구) 씨는 국가 무형유산 「영산재」의 전승 교육사로 2005년부터 활동해왔다. 19년간 전승자 양성과 의례 확산에 헌신해온 그는 최근 건강상의 어려움으로 전승 활동이 어려워졌으며, 국가유산청은 그간의 공로를 예우해 명예 보유자로 인정했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국가 무형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보유단체와 전승자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전통문화가 단절되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국민이 생활 속에서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봉은사 생전예수재」의 국가 무형유산 지정은 단절 위기에 놓인 불교 의례의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고, 현대적 계승의 가능성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전통문화의 뿌리를 지키는 노력이 제도적 인정과 함께 지속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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