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50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된 K-드론 배송 체계를 올해 전국 166개 지역으로 대폭 확대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섬과 갯벌, 도심 공원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드론을 투입해 생필품·응급 물품 배송뿐 아니라 안전 모니터링, 특산물 유통, 의료물자 운송까지 지원하는 한국형 드론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생필품·응급 물품 배송뿐 아니라 안전 모니터링, 특산물 유통, 의료물자 운송까지 지원하는 한국형 드론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K-드론 배송은 드론비행로, 배송거점, 실시간 상황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토교통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구축·운영되는 체계적 드론 배송 플랫폼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전국 14개 지자체 50개 지역(섬 32, 공원 17, 항만 1)에서 시행되어 총 2,993회, 10,635km의 비행거리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해는 사업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참여 지자체가 23곳으로 증가했으며, 운영 지역은 섬 44개, 공원 및 관광지 122개 등 총 166곳으로 늘어났다. 배송 품목은 생필품과 식음료, 특산품, 반려 용품, 캠핑 물품, 폐의약품 등으로 다양화되었으며, 각 지역 특성에 맞춘 운영이 이루어진다.
특히 섬 지역과 해안 지역의 생활 안전과 재난 대응을 위한 드론 공공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여수시 상화도·하화도·제도 등지에서는 드론 배송에 이어 해양경찰과 연계한 드론 해안순찰을 병행하고 있으며, 울주군 진하해수욕장에서도 하반기부터 드론을 활용한 안전 모니터링이 시작될 예정이다.
보령시 고대도·장고도·삽시도 등 9개 도서 지역에서는 폐의약품을 수거해 원산도 보건소로 드론으로 운반하는 공공보건 서비스가 시행된다. 인천광역시는 덕적도 인근 해안에서 해양쓰레기를 드론으로 수거하고 있으며, 무의도·영흥도 등 갯벌 지역에서는 해루질 사고 예방용 드론 모니터링 시스템이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올해 상반기 동안 4명의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했다.
드론은 단방향 배송을 넘어 섬특산물을 육지로 되돌려 보내는 역 배송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제주도 가파도에서는 해녀들이 당일 채취한 성게 알을 7월 중순까지 하루 10명 한정으로 제주 본섬까지 드론으로 배송하고 있으며, 비양도에서는 새조개·한치·코끼리 조개 등이 금릉 선착장으로 운송된다. 하루 최대 5kg 한도 내에서 운영되는 이 서비스는 신선도 유지와 섬 주민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도심 및 공원 지역에서는 드론이 생활 물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성남시는 7~8월 동안 탄천공원 물놀이장, 애견놀이터, 맨발 황톳길 등에서 드론 배송을 운영하고 있으며, 9월부터는 중앙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울주군은 해발 900m 간월재(억새군락지)를 포함해 작천정 별빛 야영장, 솔개 공원 등 총 15개 지점에서 드론으로 음식 및 마트 제품을 배송하고 있다.
공주시는 산림 휴양마을, 사계절 썰매장, 곰나루 어린이수영장 등 17개소에서 드론 배송을 시행 중이며, 포천시는 산정호수, 한탄강, 비둘기낭캠핑장 등 캠핑객 밀집 지역에 드론을 활용해 특산품과 캠핑 물품을 실어나르고 있다.
또한, 도심 내 의료물자 운송 실증도 본격화된다. 대전광역시는 국군대전병원과 대한적십자사 대전혈액원 간 15km 이상 장거리 구간에서 혈액 검사대상물을 드론으로 이송하는 실증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군(軍) 긴급의료 체계에 K-드론 배송 체계를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올해 신규로 드론 배송을 도입하는 지자체는 충남 보령시, 전남 고흥군, 경북 상주시, 경기 안양시·이천시·시흥시, 강원 원주시, 전북 김제시, 경북 영주시, 대전광역시 등 총 10곳이다. 각 지역에서는 식음료, 택배, 의료용품 등 지역 맞춤형 물품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된다.
국토교통부 주종완 항공정책실장은 “섬과 갯벌 등 사람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 드론이 생명선을 대신하는 시대가 본격화됐다”라며 “특히 해루질 사고 예방용 드론 모니터링 서비스는 타 지자체로의 확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드론 배송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비행 전 위험평가와 기체 상태 체크를 의무화하고,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연계한 안전점검도 체계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드론 배송은 단순한 배송을 넘어 공공안전, 응급의료,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으며, 전국적인 확산을 통해 드론 물류 기반 인프라 구축에도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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