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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대구 지하철 참사 까맣게 잊은 코레일… 화재시험 성적서 없는 의자 장착하고 2년간 운행… 코레일 직원과 업체 간 유착관계 의심 - 국토부 “해랑 열차 의자 납품한 A사, KTX-산천 카펫 화재성적서, 지하철 미끄럼방지 성적서 위조 의혹으로도 고발돼
  • 기사등록 2021-10-13 07: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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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코레일이 운영하는 해랑 열차 의자가 화재 안전성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불량의자로 지금까지 약 2년간 운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당시 화염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지하철에 장착된 의자에서 발생한 연기로 인한 질식사가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만약 해랑 열차에 화재가 발생했다면 제2의 대구 지하철 참사를 발생 시킬 뻔한 것이다.


침대, 식당, 샤워실을 갖추고 숙박이 가능한 열차 '해랑'에 장착된 의자가 시험성적서 없이 납품된 체 버젓이 2년간 운행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열차사진-코레일 홈페이지 캡쳐]


국토교통부가 지난 9월 한 달간 모든 열차에 대한 전수조사를 완료하고 이상 없음을 발표했음에도 해랑 열차의 의자 커버지의‘연기밀도’ 기준이 코레일이 철도 차량기술기준의 합격 기준에 미달한 것이 드러나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국토부의 9월 전수조사에서는 문제의 해랑 열차는 전수조사에서 빠지면서 국토부의 열차 전수조사는 신뢰성을 잃은 허울뿐인 조사임이 밝혀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시 갑)은 12일 대전 코레일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화재 안전성능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의자로 지금까지 약 2년간 운행한 점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을 상대로 전 열차에 대한 재조사와 강력한 방지 대책, 입찰과정과 시험서 검수 방안 개선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실제로 소병훈 의원실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시험성적서를 분석한 결과, 의자 완충재의 연기밀도가 기준치에 미충족한 것으로 발견됐다. A 업체가 코레일과 납품계약을 맺은 2018년 당시 코레일의 ‘철도 차량기술기준’에 따르면, 연기밀도는 125 이하여야 합격 기준에 도달한다. 하지만, 해랑 열차의 시험성적서는 의자 완충재가 1.5분 간 불에 노출됐을 때는 평균 175, 불에 노출되지 않았을 때는 평균 132 이하로 모두 연기밀도가 125 이상으로 모두 기준에 미충족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연기밀도가 기준치보다 높으면 연기에 의해 호흡곤란 및 질식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화재를 인지한 승객들이 피난하고자 할 때, 연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아 피난처를 못 찾아 사망하게 되거나, 피난처를 찾았더라도 피난처에 사람들이 몰린 것을 모르기 때문에 피난 성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결국 연기와 유독가스에 노출돼 사망 위험이 상승한다. 특히, 지하·지상 터널 등 밀폐된 공간에서 차량 운용을 하는 철도는 화재 연기가 다른 장소보다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 유럽 등 각국에서는 철도 연기밀도에 대해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소병훈 의원은 “지금 해랑 열차가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A 업체가 납품한 해량 열차의 의자를 다 뜯어내고 전 열차의 화재위험 성적서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라며,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에서도 화염(불)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지하철 의자에서 나온 연기로 인해 질식사한 피해자가 더 많았기 때문에 열차 내장재는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며, 국토부가 책임지고 모든 열차의 화재위험 성적서에 대한 재 전수조 사를 실시할 것을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국토교통부 강희업 철도국장은“전 열차에 대한 재조사를 검토하겠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코레일은 소병훈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화재 안전성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해랑 열차의 의자 커버지가 납품된 것은 담당자의 단순 착오로 판단된다”라며, “의자를 납품한 A 업체가 화재시험을 시험기관에 의뢰하여 성적서를 제출하기로 했으나, 시험일정 지연, 연내 시행 완료 등을 고려해 품질보증각서를 제출하고 조건부 승인 후 작업을 시행했다.”라며, “아직 코레일 담당 직원과 A 업체의 공모 여부는 파악하지 못했다. 향후 내부 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고발 조치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A 업체는 지난 8월, 국토교통부 내부 조사 결과 KTX-산천 카펫의 화재위험성적서 위조, 지하철 바닥재 미끄럼 방지성적서 위조 정황이 발견돼 수사 기관에 고발된 상태다.


소병훈 의원은“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철도가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기본적인 안전조차 코레일이 챙기지 않는다는 것은 직무유기를 넘어서 국민의 생명을 빼앗는 행동에 가깝다”라며, “코레일과 의자 커버를 납품한 A 업체와의 공모 여부, 시험성적서 검수 과정 등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내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소병훈 의원은“화재위험성적서 등 성적서를 위조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업체의 공공입찰 자격을 영구박탈 하는 개정안을 입법 준비 중이다.”라며, “현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제 27조 1항 에 따라, 부정당업자는 2년 이내의 범위에서 입찰자격이 정지되는데, 특히, 생명, 안전과 관련해 위조된 성적서를 제출한 부정당업자는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2년 자격정지가 아니라 입찰자격 영구박탈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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