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이 발간한 『세종교육백서』는 지난 12년간 세종교육을 상징하는 정책 가운데 하나로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을 제시했다. 학교 간 경계를 허물고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시작된 이 제도는 고교학점제의 토대가 됐으며, 앞으로 강미애 교육감 체제에서도 어떻게 계승·발전될지 주목받고 있다.

세종교육의 지난 12년을 돌아볼 때 가장 상징적인 정책 가운데 하나는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이다. 세종시교육청이 최근 발간한 『세종교육백서』는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을 "학교와 학교, 학교와 대학,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한 교육혁신 모델"로 평가했다.
세종시는 출범 초기부터 학교 수는 빠르게 늘어났지만 학교별 교육과정은 제한적이었다. 학생들이 희망하는 과목이 있어도 신청 인원이 적으면 개설이 어려웠고 학교별 교육 여건 차이도 존재했다.
이에 교육청은 2017년부터 학교 울타리를 넘어 여러 학교 학생들이 함께 과목을 수강하는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을 도입했다.
학생 수요는 있지만 단위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과목을 공동 운영하고 학교는 시설과 평가를 담당하며 교육청은 강좌 운영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백서에 따르면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 수강생은 2017년 2,667명에서 2024년 9,047명으로 증가했다. 세종지역 전체 중·고등학생 약 2만9,570명 규모를 고려하면 학생 상당수가 공동교육과정을 경험한 셈이다.
개설 강좌 역시 초기 80여 개 수준에서 현재 350여 개 이상으로 확대됐다. 교육계는 이를 고교학점제 안착의 기반이 된 정책으로 평가한다.
교육부가 고교학점제를 전국적으로 도입하기 전부터 세종은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학생 선택 중심 교육과정을 실험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 백서에는 예술계열 진학을 희망했던 한 학생이 재학 학교에서 관련 과목을 개설하지 못하자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수업을 이수하고 진로를 설계한 사례가 소개됐다.
또 다른 학생은 소규모 학교에 재학하면서도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심화 과목을 수강해 대학 진학 준비에 도움을 받았다.
교육청은 이 같은 사례를 학생 개인의 적성과 진로에 따른 실질적 교육기회 확대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공동교육과정은 학교 밖으로도 확장됐다. 대학과 연계한 전공탐색 과정, 지역사회 기관을 활용한 진로교육,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등이 단계적으로 구축됐다.
특히 바리스타·드론·항공정비·미용 등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한 캠공Ⅴ 과정은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성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백서는 공동교육과정 확대 과정에서 드러난 현실적 한계도 함께 기록했다.
학교별 시험 일정과 축제, 수학여행 일정이 달라 공동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학사일정 조정이 쉽지 않았고, 소인수 선택과목을 담당할 교사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 수요가 적은 과목을 자체 개설하기보다 공동교육과정에 의존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교사들의 업무 부담 역시 과제로 지적됐다. 고교학점제 확대와 함께 시간표 편성, 생활기록부 작성, 다과목 지도, 공동교육과정 운영이 겹치면서 현장 피로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종시교육청은 계약제 교원 인력풀 운영과 온세종학교 개교 등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2025년 개교한 세종캠퍼스고와 같은 해 9월 문을 연 온세종학교는 공동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 운영의 새로운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관심은 이제 제5기 세종교육이 이 정책을 어떻게 계승할지에 모아진다.
강미애 교육감 당선인은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평준화는 우선 유지할 것"이라며 "야간 자율학습과 방과후 교육을 강화해 학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또 "평준화 체제는 유지하되 학력 강화를 해야 한다"며 자율형 공립고 추가 유치 계획도 공개했다. 이는 최교진 교육감 재임 시절 구축된 평준화·선택형 교육과정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학업 성취도와 진학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무게중심을 이동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교육계에서는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 역시 폐지보다는 유지·발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앞으로는 단순한 과목 수 확대보다 학력 신장과 진학 성과, 수업의 질적 수준 향상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세종교육백서』는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을 "학교는 작아도 교육은 넓게 만든 정책"이라고 평가한다. 지난 12년 동안 세종교육이 구축한 대표 교육혁신 모델이 제5기 세종교육에서도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은 세종교육이 추진해 온 학생 선택 중심 교육의 상징이자 고교학점제의 실질적 기반이었다. 앞으로 강미애 교육감 체제에서 평준화 유지와 학력 강화라는 새로운 정책 방향 속에서도 학생 선택권 확대와 교육과정 다양화라는 가치가 어떻게 계승될지, 그리고 공동교육과정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가 제5기 세종교육의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