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국토교통부가 4일 분양가의 25%만 먼저 부담하고 입주하는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 도입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대전인터넷신문이 정부 제시 조건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5억 1,000만 원짜리 주택을 20년에 걸쳐 모두 취득할 경우 분양가 외에 임대료만 약 1억 1,376만 원을 추가 부담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LH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 도입 방안을 설명한 이미지. [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 AI 제작]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13일 발표한 '도심 공급 신속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분양주택 일부에 지분적립형과 이익공유형Ⅱ를 도입하는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정책은 초기 자산이 부족하지만 향후 소득 증가와 주택 구입 여력 개선이 예상되는 청년층 등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지분적립형은 최초 입주 시까지 분양가의 25%에 해당하는 지분만 취득하고, 이후 4년마다 15%씩 다섯 차례에 걸쳐 나머지 75%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입주 후 20년이 지나면 주택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
국토부가 제시한 수도권 평균 공공분양가격 5억 1,000만 원(전용면적 55㎡ 기준)을 적용하면 최초 지분 취득비용은 1억 2,750만 원이다. 정부는 이를 약 1억 2,800만 원으로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초기 자금만으로 주택을 완전히 소유하는 것은 아니다. 나머지 75%의 지분을 취득하려면 3억 8,250만 원의 기본 매입비용이 추가로 필요하다. 4년마다 매입해야 하는 지분 15%의 기본 가격은 7,650만 원이다. 실제 취득가격은 최초 분양가에 기간이자를 더한 금액에 취득 지분율을 곱해 산정하므로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지분 취득은 회차별로 의무화되지만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경우 최대 1년간 유예할 수 있다. 따라서 입주자는 최초 자금뿐 아니라 장기간 추가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소득과 저축 여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아직 취득하지 않은 지분에 대해서는 사업자에게 별도의 임대료를 납부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주변 전세 시세가 4억 원인 주택을 가정할 경우 최초 미취득 지분 75%에 대한 임대료를 보증금 전액 납부 방식으로는 2억 7,000만 원, 월세 전액 납부 방식으로는 월 79만 원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대전인터넷신문은 이 같은 정부 발표를 토대로 20년간 발생하는 임대료를 자체 계산했다. 계산에는 분양가 5억 1,000만 원, 주변 전세 시세 4억 원, 최초 월 임대료 79만 원을 적용했다. 주변 전세 시세와 임대료 산정기준이 20년간 변하지 않고, 입주자가 4년마다 예정대로 지분 15%를 추가 취득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또한 보증금 없이 임대료 전액을 월세로 납부하고, 미취득 지분이 감소하는 비율만큼 월 임대료도 줄어드는 것으로 설정했다. 임대료 재산정에 따른 변동과 지분 취득 유예, 기간이자, 대출이자 등은 반영하지 않았다.
이러한 조건에서 최초 지분 25%를 확보한 입주자는 미취득 지분 75%에 대해 월 79만 원을 납부한다. 최초 4년간 임대료는 3,792만 원이다. 4년 후 지분을 40%까지 취득하면 미취득 지분은 60%로 감소한다. 이에 따라 월 임대료는 최초 79만 원에 미취득 지분 비율인 60분의 75가 아닌 75분의 60을 곱한 63만 2,000원으로 계산된다. 같은 방식으로 지분을 55%까지 확보한 8년 차 이후에는 월 47만 4,000원, 70%를 취득한 12년 차 이후에는 월 31만 6,000원, 85%를 확보한 16년 차 이후에는 월 15만 8,000원으로 줄어든다. 4년 단위 임대료를 합산하면 최초 4년간 3,792만 원, 이후 각각 3,033만 6,000원, 2,275만 2,000원, 1,516만 8,000원, 758만 4,000원이다.
이를 모두 더한 20년간 임대료는 약 1억 1,376만 원이다. 최초 분양가격 5억 1,000만 원까지 합산하면 누적 부담액은 약 6억 2,376만 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 금액은 실제 입주자가 납부할 확정 비용이 아니라 전세 시세가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에 따른 단순 계산 결과다. 국토부가 제시한 최초 월 임대료 79만 원 역시 특정 공급단지의 확정 임대료가 아닌 예시다.
실제 지분적립형 주택의 임대료는 주변 전세 시세를 기준으로 산정되며, 2년간 5% 이내의 증액 제한과 4년 단위 주변 전세 시세 재산정 방식 등이 적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주변 전세가격이 상승하면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더라도 임대료 감소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전세가격이 하락하면 부담이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번 누적 부담액에는 추가 지분 취득가격에 반영되는 기간이자와 취득세, 대출이자, 관리비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실제 비용은 입주 시점과 향후 금리, 전세가격, 자금조달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정부는 같은 주택을 일반적으로 임차할 경우 전세보증금 1억 3,000만 원에 월세 약 124만 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비교했다. 이는 2026년 8월 경기도 아파트 전월세전환율 5.5%를 적용한 가정이다. 정부 제시 조건에서는 지분적립형의 최초 월 임대료가 일반 임차보다 약 45만 원 낮다. 그러나 지분적립형은 4년마다 추가 지분을 매입해야 하므로 월세 차이만으로 경제적 유불리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지분적립형은 주택가격 자체를 할인하는 제도라기보다 초기 주택 구입비용을 장기간 분산하는 방식이다. 반면 지분을 단계적으로 확보하면서 주거 안정성과 자산 형성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국토부는 초기 지분 취득비용에 대한 대출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 수준의 대출이 도입되면 정부 제시 사례의 초기 자기자금은 약 7,700만 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해당 대출은 아직 검토 단계로 금리와 상환조건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 대출이 도입되더라도 원리금 상환 부담이 추가되는 만큼 실제 월별 주거비는 달라질 수 있다.
지분적립형은 10년간 전매가 제한되고 5년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된다. 주택을 처분할 때에는 전매제한과 사업자의 우선매수권 등 관련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국토부가 함께 추진하는 이익공유형Ⅱ는 분양가의 70%를 주택도시기금에서 저리로 의무 융자하는 방식이다. 대출 한도는 최대 5억 원으로, 분양가 5억 1,000만 원을 기준으로 초기 자기자금은 약 1억 5,300만 원이다.
대출금리는 실행 시점의 디딤돌대출 기본금리보다 1%포인트 낮게 설정하고 최대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다만 약정 당시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상품의 최저 금리보다 낮출 수는 없다.
이익공유형Ⅱ는 주택을 매각하거나 대출을 상환할 때 집값 상승에 따른 차익을 대출 평균잔액 비율에 따라 기금과 수분양자가 공유하는 구조다. 기존 나눔형이 공공환매를 통해서만 주택을 처분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일반 시장에서 매각할 수 있으며, 주택을 팔지 않고 대출을 상환해 이익 정산 의무를 종료할 수도 있다. 다만 이익공유형Ⅱ는 아직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공공주택 특별법령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첫 공급은 오는 12월 경기 고양창릉 S-2블록에서 시작된다. 전체 1,057세대 가운데 284세대가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연내 발표할 LH의 2027년도 분양계획에 부담가능한 공공분양주택 공급단지를 포함하고 이후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권의 구체적인 공급단지는 현재까지 발표되지 않았다. 지역 실수요자는 향후 LH 분양계획과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공급 여부와 청약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부담가능한 공공분양주택이 그동안 내 집을 마련하고 싶어도 분양가가 부담되었던 분들께 실효적인 내 집 마련 지원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토교통부는 앞으로도 실수요자의 주거안정을 위해 부담가능한 주거 선택지를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책은 목돈 마련이 어려운 실수요자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넓혀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추는 것과 장기적인 주거비 부담을 줄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결국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의 실효성은 초기 취득비용뿐 아니라 20년간 추가 지분을 안정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지, 임대료와 기간이자 부담이 가계소득 수준에서 감당 가능한지에 달려 있다. 정부 역시 실제 공급단지별 장기 부담액과 비용 산정기준을 충분히 공개해 실수요자가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