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정부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축으로 한 '대한민국 3대 메가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하고 삼성전자와 SK그룹이 대규모 국내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재명 대통령,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날 정부와 삼성·SK는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한 국가 AI 산업전략과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사진=KTV 국민방송 캡처]
충청권은 AI 반도체 첨단 패키징과 후공정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고, 세종시는 국가 AI 정책과 산학연 협력의 중심도시로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충청권 산업지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정부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AI 시대 국가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KTV 국민방송 캡처]
이재명 대통령은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가 대한민국 대도약을 위한 삼각축"이라며 "정부와 민간 역량을 총결집해 한국형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초격차 산업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또 청와대 내 전담조직을 설치해 3대 메가프로젝트를 직접 관리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도권 반도체 생산능력을 5년 내 두 배로 확대하고 생산거점을 전국으로 분산하는 전략을 발표했다. 수도권은 생산기지, 호남권은 신규 메모리 생산거점, 충청권은 첨단 패키징 거점, 동남·대경권은 소재·부품·장비와 차세대 반도체 혁신거점으로 육성해 전국 단위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AI 휴머노이드 로봇을 중심으로 한 피지컬 AI 산업도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 제조업 AI 전환과 전문기업 30개 이상 육성, 공공분야 선도 구매 등을 통해 현재 1% 수준인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 점유율을 장기적으로 2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토교통부는 산업단지를 생산시설 중심 공간에서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주거와 문화가 결합된 '기업 주도형 첨단도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맞춤형 주택과 산학연 혁신공간, 교통·물류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고 계획·보상·설계를 동시에 추진하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기업 투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민간기업들도 대규모 국내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기흥·화성·평택·용인에 이어 새로운 생산거점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광주를 신규 메모리 생산거점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으며, AI 핵심 메모리인 HBM의 첨단 패키징 공정은 천안과 온양을 중심으로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로봇과 피지컬 AI는 경북 구미, 전고체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BESS)는 울산, 첨단 패키지기판은 부산, 바이오는 인천 송도에 각각 집중 투자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데이터센터를 '지능을 생산하는 AI 팩토리'라고 규정하며 전국에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SK는 2035년까지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약 1천조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메모리 공급 확대를 위해 용인 D램 생산시설과 청주 낸드 생산시설 투자를 앞당기는 한편 서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은 지역 가운데 하나는 충청권이다. 정부는 충청권을 국가 첨단 패키징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고, 삼성은 천안·온양 HBM 패키징 투자, SK는 청주 생산시설 확대 계획을 공개했다. AI 반도체 시대에는 메모리 생산뿐 아니라 첨단 패키징 기술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어 충청권의 전략적 위상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충청권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이미 구축된 산업 기반이 있다. 천안·아산에는 반도체 제조와 후공정 기업들이 집적돼 있고, 청주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에는 KAIST와 ETRI를 비롯한 국가 연구기관이 모여 있다. 생산과 연구개발, 장비·소재기업이 집적된 산업 생태계가 AI 반도체 시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직접적인 생산시설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세종시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세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등 주요 중앙행정기관이 위치한 행정수도이며, 행복청이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와 공동캠퍼스,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기업 주도형 첨단도시와 산학연 혁신생태계 조성 전략은 이러한 기존 사업과 연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공동캠퍼스에는 여러 대학이 입주해 공동 교육과 연구를 추진하고 있어 정부가 강조한 산학연 협력과 AI 인재 양성 기반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기에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천안·아산·청주 반도체 산업벨트를 연결하는 중심축 역할도 기대된다.
또 AI 산업은 반도체뿐 아니라 규제 개선, 데이터 활용, 전력망 구축, 연구개발 지원, 기업 육성 등 여러 부처의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만큼, 향후 세종이 국가 AI 정책 조정과 부처 간 협업을 지원하는 기능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번 발표에는 세종을 직접적인 투자 대상이나 생산거점으로 명시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향후 후속 국가계획에서 공공 AI 실증사업, 연구개발 기능, 정책지원기관 등이 어떻게 반영될지가 세종의 실질적인 역할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민보고회는 개별 기업의 투자계획 발표를 넘어 향후 20~30년 대한민국 산업지도를 권역별 AI 산업생태계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국가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충청권은 AI 반도체 첨단 패키징과 후공정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기반을 확보했고, 세종은 행정수도로서 AI 정책과 산학연 협력, 규제 혁신을 연결하는 역할을 얼마나 구체화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과제로 남게 됐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