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세종교사노동조합이 2026 세종시교육감 후보 정책질의 답변서를 공개하며 “교사가 직접 보고 판단한다”고 밝힌 것을 두고, 교원정책 중심 질의와 맞물려 교육 현장의 정치적 중립성과 직능단체 영향력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세종교사노동조합이 공개한 세종시교육감 후보 정책질의 답변 자료와 보도자료 일부를 재구성한 이미지. 노조 측은 ‘교사가 직접 비교·판단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고 밝혔으며, 이를 두고 교육단체의 선거 영향력과 교육 중립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세종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예지)은 최근 세종시교육감 후보 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책 질의 답변서를 카드뉴스 형태로 공개했다. 공개 자료에는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 교육활동 보호, 교원 처우 개선, 수업과 행정업무 분리, 노조 활동 보장, 교원 정원 확대 등 교원 정책 전반에 대한 후보별 찬반 입장이 담겼다.
세종교사노조는 이번 공개에 대해 “교사들이 후보별 정책 방향과 실행 의지를 직접 비교·검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특정 후보 지지나 반대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정책 중심 선거 문화를 위한 참고자료 성격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공개 자료를 보면 질의 항목 상당수가 교원 권익과 근무환경 개선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교육계 안팎의 다양한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질의에는 ‘교원노조 추천 몫 보장’, ‘교육정책 사전 협의제 명문화’, ‘근무시간 면제 확대’, ‘교사 직접 참여 공식 협의체 구성’,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교육 관련 단체가 정책 검증을 진행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교사가 직접 보고 판단한다”는 표현이 사용될 경우 자칫 조직된 교원 집단의 정치적 영향력 행사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 없이 주민 직선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정치적 중립성과 공공성이 상대적으로 강조되는 영역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직능단체가 후보 정책을 비교·정리해 공개할 경우 일반 유권자들에게는 특정 후보에 대한 선호 구도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공개 자료에서는 강미애 후보가 다수 항목에서 ‘유보’ 입장을 밝힌 반면 안광식·원성수·임전수 후보는 상당수 항목에서 ‘찬성’ 의견을 표시한 것으로 정리됐다. 다만 제공 자료를 보면 강 후보 역시 일부 항목에는 찬성 의견을 냈으며, 모든 정책에 반대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원성수 후보 또한 일부 항목에서는 유보 입장을 제시하는 등 후보별 세부 차이도 존재했다. 이에 따라 단순 찬반 구도로 해석하거나 특정 후보가 교원 정책에 전면 반대하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실제 공개 자료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논란의 핵심은 정책 질의 자체보다 공개 방식과 표현 수위에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교육 관련 단체가 교육감 후보들에게 정책 질의를 하는 것은 일반적인 활동 범주에 포함될 수 있지만, 표현 방식에 따라 교원 집단의 조직적 판단이나 영향력 행사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교원단체의 정책 검증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교육감 선거 자체가 학교 현장과 교육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선거인 만큼 실제 학교 현장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요구와 의견이 정책 검증 과정에 반영되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공직선거법상 특정 후보 지지·반대나 투표 권유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위법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교원의 공공성을 고려할 때 보다 신중한 표현과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했다는 지적 역시 이어지고 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원 권익 보호는 중요한 과제지만 교육감 선거는 학생·학부모·교원·시민 전체의 교육 방향을 결정하는 선거”라며 “정책 질의 역시 교원 현안뿐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 지역사회 관점까지 균형 있게 담아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정책 질의 공개를 넘어 교육감 선거에서 교원단체와 직능조직이 어디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또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직능 대표성 사이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를 다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